프랑스 철학자 랑시에르 ''민주주의와 인권'' 강연

12월 2일-5일 서울대,홍익대, 중앙대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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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프랑스 철학자 자크 랑시에르(Jacques Rancière, 1940년생)가 한국을 방문한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HK문명연구사업단이 주최하는 공개강연과 심포지엄에 참가하는 것을 비롯해 홍익대, 중앙대에서의 강연 등을 통해 일주일 동안 한국의 학자들과 독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자크 랑시에르는 1960년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던 『자본 읽기』의 공동저자로서 그 이름을 널리 알렸다. 이 책이 1990년대에 한국어로 번역되면서, 랑시에르는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크게 각광받기 시작했다. 1970년에 접어들면서 그는 자신의 스승이었던 알튀세르를 엘리트주의자라고 비판하면서 독자적인 사유의 길을 걷는다.

이 기간 동안 랑시에르는 잠시 잊혀졌으나,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자신의 정치사상을 체계적으로 서술하고 있는『불화』(Mésentente) 등을 출간하면서 다시 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이후 그는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1990),『역사의 이름들』(1992),『감성의 분할』(2000) 등 정치철학, 미학, 역사학 등의 다양한 분야에 걸쳐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시각을 담고 있는 일련의 저작들을 출간했다.

그의 저작들은 세계 각국에서 번역되어 읽히고 있으며, 그의 사상은 동시대의 대표적인 철학자들인 데리다, 푸코, 들뢰즈, 바디우, 아감벤, 하버마스, 리요타르 등과 대비되는 중요한 흐름의 하나로서 함께 논의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올해 이미『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감성의 분할』,『민주주의에 대한 증오』가 번역 출간되었고, 그의 주저인『불화』,『무지한 스승』등 6-7개의 저작들은 번역 중에 있거나 곧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랑시에르의 이번 한국 방문은 그의 저작들의 본격적인 한국 상륙에 맞추어, 한국 독자들이 그의 사상을 직접 육성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귀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 랑시에르 방한 일정

12월 2일: 15:00-17:00 서울대학교 신양인문학술정보관 국제회의실 302호
주제: "민주주의와 인권"

12월 3일: 15:00-17:00 홍익대학교 Lecture Hall E 103
주제: "감성적 전복"

12월 4일 : 15:00-17:00 중앙대학교 국제회의실
주제: "현대 세계의 정치적 주체화의 형태들"


12월 5일 : 16:00-18:00 서울대학교 신양인문학술정보관 302호
주제: "테러가 뜻하는 것"

◈ 자크 랑시에르: <민주주의와 인권> 요약문


랑시에르의 정치사상은 민주주의에 대한 그의 독특한 이해로 요약된다. 그에 따르면, 민주주의는 여러 정치체제들 가운데 하나가 아니다. 예를 들면, 가장 일반적인 방식으로 이해되고 있는 민주주의, 즉 모든 결정이 다양한 의견들과 이해들이 토론과 타협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믿음에 기초해 있는 자유주의적 민주주의는, 랑시에르의 민주주의 개념과는 정면으로 대립하는 것이다.

랑시에르는 민주주의를 ''''과잉''''으로 정의한다. 즉 민주주의는 사회 구성체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지위에 걸맞는 몫을 받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이 거기에서 갖고 있지 않은 자격과 몫을 요구하는 어떤 과잉 개념으로 특징 지워 진다. 이렇게 이해된 민주주의는 따라서 그에게는 정치 자체와 다르지 않다. 즉 민주주의적 과잉이 바로 정치이다.

랑시에르가 오늘날 좌우 진영에 널리 퍼져있는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에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왜냐하면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은 곧 정치 자체에 대한 비판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은 랑시에르가 지적하고 있듯이, 민주주의라는 말의 탄생 시기부터 지속적으로 존재해 왔다.

그러나 그 비판은 전체주의 체제들의 붕괴 이후, 그리고 세계경제질서에 적응하기 위해 국가체제의 재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지금 더욱 강렬한 모습을 띠고 나타나고 있다. 그 비난의 요체는 민주주의는 고삐 풀린 개인들의 무제한적 욕망, 즉 소비적 개인의 지배이며, 따라서 사회적 질서의 해체를 낳는다는 데 있다.

그러나 현재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는 ''''민주주의에 대한 증오''''의 실질적인 비밀은 그것이 진정한 정치의 원리인 민주주의적 과잉을 봉합하려 한다는 데에 있다. 만약에 우리 사회가 병들어 있다면 그것은 민주주의적인 소비적 개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부의 경제적 질서에 기초해 정치의 질서를 조직하려는 과두제(oligarchy)에 의해서라고 랑시에르는 진단한다.

민주주의를 특정한 정치체제가 아니라 정치 자체로 이해하는 랑시에르의 관점은 현대 정치의 중요한 논쟁점을 형성하고 있는 인권의 문제에 대해 새로운 빛을 던져준다. 랑시에르는 근대적 정치 이념으로 제시된 인권은 한갓 이상에 불과할 뿐이라는 비판, 인권은 시민권과 동일시됨으로써 특정한 국민공동체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의 인권을 배제했다는 비판, 따라서 진정한 정치는 이렇게 시민이 되지 못하고 단지 인간일 뿐인 인간, 아감벤이 말하는 발가벗은 인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새로운 인권의 정치를 제시한다.

그는 현대의 주요 정치철학자들이 말하는 이렇게 완전히 배제된 자를 위한 정치, 즉 타자의 정치는 결국은 아무 것도 가지고 있지 못한 자들을 위해 부유한 자들이 먹을 것과 의복을 보내주는 인도주의 정치로 나아갈 뿐이라고 비판한다. 인권의 정치는 권리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허용되지 않은 권리들을 요구하는 것이다.

랑시에르는 묻는다. 아무 권리도 갖고 있지 않다면 어떻게 그들은 스스로 정치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대중은 권리들과 능력들을 가지고 있다. 모든 인간들은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어떻게 보면 당연하지만, 항상 잊혀지고 있는 사실을 재긍정하고 재해석함으로써, 랑시에르는 정치가 불신되는 시대에 정치의 필연성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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