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CCTV는 환자에게 득일까 독일까?"

※ 두 변호사의 입장은 방송 편의를 위해 임의로 정한 것이며 개인적 신념과는 관계 없음을 알립니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수진(변호사), 백성문(변호사)

뉴스쇼 화요일의 코너입니다. 라디오 재판정. 우리 사회에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나 인물을 저희가 스튜디오 재판정에 올려놓으면 여러분들 양측의 변론을 들으시면서 배심원 자격으로 평결을 내려주시는 코너죠. 오늘도 두 분의 변호인 모셨습니다. 백성문 변호사님, 어서 오십시오.

◆ 백성문> 안녕하세요. 백성문 변호사입니다.

◇ 김현정> 조수진 변호사님도 어서 오십시오.

◆ 조수진> 안녕하세요. 조수진입니다.

◇ 김현정> 오늘의 재판정 주제부터 외치겠습니다. 수술실에 CCTV 설치, 과연 득이냐 독이냐. 이겁니다. 일단 현행법은 뭐예요?

◆ 백성문> 지금은 CCTV 설치가 의무화돼 있지 않죠.

◇ 김현정> 그렇죠. 설치하고 싶으면 하는 거고 안 하면 안 하는 거고. 우리 사무실에 CCTV 달든 말든 상관없듯이 그런 거예요. 무슨 일이 계기가 돼서 이 얘기가 다시 불거진 겁니까?

◆ 백성문> 일단 2016년에 안면 윤곽 수술을 받던 중에 수술실에서 과다 출혈로 사망하셨던 고 권대희 씨 사건이 있었는데요. 이 당시에 보면 수술 집도하던 의사는 자리를 비우고 있었고 과다 출혈이 발생했는데 간호조무사만 혼자 남아서 지혈을 했는데 끔찍하게도 너무 출혈이 많아서 대걸레질까지 해야 됐던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권대희 씨는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안타깝게도 49일 만에 사망을 했고요. 그런데 이런 정황이 수술실 CCTV가 없었다면 드러나지 못했겠죠.

◇ 김현정> 그 수술실은 있었군요.

◆ 백성문> 맞습니다. 그래서 이 청년의 이름을 따서 이른바 권대희법이라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법이 발의가 된 상태입니다. CCTV 설치 의무화법이 발의가 되면서 과연 이 CCTV를 설치하는 게 맞느냐 아니냐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술실 CCTV 설치 법제화 요구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현행법은 분명한데 법을 개정해야 되느냐 말아야 되느냐. 이거 가지고 오늘 논의를 해 보는 건데요. 제가 득이냐 독이냐라고 던진 건 다 환자 입장에서 얘기를 하는 거예요. 환자 입장에서 그게 득일 수도 있고 또 독일 수도 있다는 지금 주장도 나와서 두 분 제가 나눠드렸는데 어느 분이 득이라고. 조 변호사님.

◆ 조수진> 저는 CCTV 설치를 해야 된다라는 입장입니다.

◇ 김현정> 백 변호사님은 독이 될 수도 있다.

◆ 백성문> 저는 CCTV가 독이 될 수 있다라는 입장입니다.

◇ 김현정> 여러분 잘 들으시고 의견 보내주십시오. 50원의 단문, 100원의 장문 유료 문자 #1212, 카톡, 레인보우, 유튜브까지 열어놓고 있겠습니다. 보내주세요. 우선 조 변호사님.

◆ 조수진> 찬성 입장을 먼저 말씀드리면 지금 국회에 발의돼 있는 법안 내용을 보면 득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뭐냐 하면 CCTV를 수술실 안에 설치를 하는데 환자가 동의할 때만 촬영을 하고요. 그리고 모든 CCTV를 다 공개해서 영상을 보고 이런 것이 아니라 나중에 사고가 발생해서 환자의 신청이 있으면 그 영상을 공개한다라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성실하게 수술하시는 의료진에게는 아무런 어떠한 해나 저해하실 것이 없는 내용이고요.

◇ 김현정> 촬영은 다 하되 환자가 동의할 때 촬영하고 보여드리는 것도 환자가 원할 때 보여드리는 거다.

◆ 조수진>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사고가 났을 때 증거를 남기자는 거죠. 블랙박스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러한 사안은 국민의 알권리 또 본인 신체에 대해서 보호받을 권리가 우선한다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 김현정> 백 변호사님?

◆ 백성문> 일단 전 세계적으로 수술실 CCTV를 의무화해야 된다라는 논란들은 여러 국가에서도 있었지만 시행한 나라가 없습니다.

◇ 김현정> 없어요?

◆ 백성문> 그거 왜 그럴까요?

◇ 김현정> 선진국이라고 하는 그런 나라들 다 없어요?

◆ 백성문> 없어요. 그런데 왜 굳이 우리나라만 해야 될까. 이런 생각이 좀 드는데 왜냐하면 보세요. 일단 산부인과 수술실이라고 한번 가정을 해볼게요. 그곳에서는 굉장히 어찌 보면 굉장히 외부적으로 영상이 유출됐을 때는 어마어마한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수 있는 소지가 있는 영상들이겠죠. 물론 말씀하셨던 것처럼 영상 찍은 곳에서 잘 보관하고 그것도 동의받아서만 찍고 그리고 원할 때만 보여주고 하는 것까지 좋은데 그거 해킹되면 어떡해요? 일단 그런 문제도 있어요. 지금 제가 보통 이 얘기를 할 때 제일 많이 하는 건 의사들 수술할 때 그러면 과도한 스트레스, 의사 인격권 침해 얘기를 많이 하지만 그거보다 더 걱정되는 건 영상 유출입니다, 사실.

◇ 김현정> 환자 입장에서 볼 때 그걸 걱정해야 된다.


◆ 백성문> 이런 부분들이 어찌 보면 항상 CCTV 의무화 법안에서 좀 간과돼 있어요.

◇ 김현정> 그럼 선진국에서도 그런 문제 때문에 지금 못 하고 있는 거예요?

◆ 백성문> 그런 것들도 이유 중에 하나고 그리고 의사들이 수술할 때 소위 말해서 의료 사고에 휘말릴 것 같으면 적극적으로 제대로 수술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방어적으로 수술할 수밖에 없어요.

◇ 김현정> 소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 백성문> 이건 너무 급한 상황이니까 좀 다소 공격적으로 수술을 진행을 해야 하는데.

◇ 김현정> 지금 응급 상황이에요. 이러다가 죽을지도 모르는 이런 상황에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 백성문> 수술했다가 의료 사고에 휘말리면 어떻게 해요?

◇ 김현정> 그러면 아예 환자를 안 받을 수도 있다?

◆ 백성문> 그러면 안 하죠. 그러니까 이게 CCTV를 설치를 하게 되면 할 수 있는 수술도 꺼리게 되는 수술이 굉장히 많아져요. 특히 생명을 다투는 사건들은 만약에 이게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라면 그건 CCTV 다 보겠죠.

◇ 김현정> 조 변호사님.

◆ 조수진> 지금 말씀하신 것은 사실은 의료법에 의해서 방지가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정당한 이유 없이 수술이나 진료행위 거부하지 못하게 돼 있거든요. 그래서 의사분들이 의료법을 지킨다면 CCTV가 있는 상황이라고 해서 진료 행위를 거부하거나 이러지는 않을 걸로 생각이 되고요. 하도 어이 없는 의료 사고가 많기 때문에 사실 도입하자는 거거든요. 성형외과에서 성형 시술을 하시면서 환자 앞에서 전신 마취가 돼 있는 상황에서 생일파티를 한 일도 있었고 성희롱적인 일을 한 적도 있었고요.

최근에 보면 2016년부터 올해까지 관악구에 있는 한 정형외과에서는 의료 기기 납품업체 직원들이 3년 동안이나 40여 건의 수술을 한 일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게 지금까지 재판 중이라는 이유로 그 병원이 어떤 영업 정지나 행정 처분을 안 받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사실은 이런 일이 다른 것으로도 방지가 된다면 영업 정지를 한다거나 아니면 형사 처벌로 방지가 된다면 대리 수술이나 아니면 이런 것들에 대해서 CCTV까지는 필요가 없겠죠. 그런데 지금까지도 영업 정지도 안 되고.


그러니까 CCTV라는 게 방지 효과가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사실 이런 논의가 나오는 것이고 원래는 의료인하고 환자 간에 신뢰에 기해서 사실은 의사를 믿고 수술을 받아야겠지만 또 최근에는 경기도 성남시의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 과실로 신생아를 떨어뜨려가지고 두개골 골절이 돼서 사망한 일이 있었는데 무려 3년 동안이나 모든 의사들이 알고도 조직적으로 은폐해 온 일이 최근에 밝혀진 일이 있었어요.

◇ 김현정> 부산 사건하고 또 다른 거군요?

◆ 조수진> 맞습니다. 그래서 의료 사고가 난 경우에 대부분이 공범이에요. 그래서 내부 고발이나 여러 가지를 기대할 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는 CCTV밖에는 기대할 수가 없는 거예요.


◇ 김현정> 그럼 아까 백 변호사님 말씀하신 이런 해킹의 위험. 또 환자 입장에서 불안하신 요소들은 보다 얻는 게 더 크다?

◆ 조수진> 그렇죠. 해킹이 된다라는 걸 아마 다들 인식을 하시면서도 제 생각에는 국민들은 CCTV를 찍는 걸 원하실 것 같아요.

◇ 김현정> 백 변호사님.

◆ 백성문> 일단 유령 수술 문제는 그건 수술실에 CCTV 설치할 필요 없고 수술실 입구에 설치해 놓으면 됩니다. 누가 들어가는지 확인이 되니까. 일단은 항상 무언가를 할 때도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수단들을 찾아야 되는데 아까 말씀하셨던 여러 가지 의료 사고들 관련된 얘기해 주셨는데 이게 전국 의사의 몇 프로나 될까요?

◇ 김현정> 어느 정도나 돼요?

◆ 백성문> 얼마 안 돼요, 그렇게 따지면. 대부분의 의사분들은 환자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그런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의사분들을 제가 만나서 이걸 물어보면 굉장히 불쾌해하세요. 모든 의사들을 잠재적 범죄인으로 본다고. 우리는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사람들인데 일단 수술을 할 때 제가 일부러 뭔가 잘못할 수도 있으니까 저거 감시해라는 것에 대한 일단 불쾌감도 굉장히 강하신 것 같고. 그러면 아무래도 수술을 진행할 때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하시더라고요. 이건 현직 의사들이 하는 얘기입니다. 조금 전에 조수진 변호사님 말씀하셨던 여러 가지 사건, 사고들 국민들이 많이 알고 계시고 그런 거 나올 때마다 저희도 굉장히 불쾌하고 힘듭니다마는 그런 부분들은 다른 방식으로. 사실 CCTV가 없어도 좀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입증을 해서 처벌을 하기도 하고 손해 배상을 하기도 하잖아요.

◇ 김현정> 대신 처벌을 강화한다든지 그런 방법.

◆ 백성문> 그런 방법도 있는데 이걸 모든 의사의 수술을 전부 다 물론 동의만 할 때 촬영한다고 합니다마는 촬영을 해서 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 자체가 의사들을 너무 범죄인 취급하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까 의사의 인격권을 너무 지나치게 침해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아까 처음 모두에서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런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전 세계적으로 수술실에 CCTV 설치를 안 하겠어요. 이건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김현정> 안 하는가 생각해 봐야 된다. 여러분, 지금 보내주고 계시죠. 50원의 단문, 100원의 장문 유료 문자 #1212, 카톡, 레인보우까지 열어놓고 있습니다. 한번 생각해 봄직한 문제였고. 저는 그런데 전 세계에서 아무 데도 안 하는 건 처음 알았어요. 마지막 최후 변론 20초씩.

◆ 조수진> 미국의 여러 주에서는 이미 검토를 진지하게 하고 있다고 해요. 그리고 우리나라가 최초 도입 못 할 이유가 없는 것이, 워낙에 터무니없는. 물론 대다수가 성실하게 진료하시지만 소수 의사분들의 터무니없는 행태가 국민의 신체나 이런 생명을 다루는 지경에서 도를 넘었다라고 지금 국민들이 판단하고 계시는 것 같고요. 그래서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신체 보호 차원에서는 도입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생각하시면 조변 보내주시면 되고요.

◆ 백성문> 사실 아마 여론은 거의 CCTV 설치 찬성 쪽일 거예요. 제가 오늘 이 반대쪽 입장을 말씀을 드린 건 왜 반대 쪽에서 반대를 하고 있는지 정또는 청취자 분들도 알고 계셔야 될 것 같아서 저는 그렇게 얘기해봤습니다.

◇ 김현정> 다각도가 우리가 살펴보자라는 의미로 이 재판정의 의미가 있는 겁니다. 반대 입장, 찬성 입장, 법의 이모저모까지. 이렇게 결과는 나왔네요. 예상한 대로.

◆ 백성문> 그럼요.

◇ 김현정> 설치 찬성 76%, 설치 반대 24%로 설치가 그래도 득이 더 많지 않겠느냐 쪽의 손을 들어주셨습니다. 의견 잠깐만 2개만 읽을게요. 3*** 님.' 몇 해 전 비뇨기과에서 수술했는데요. 거기 CCTV가 달려 있었어요. 그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남자임에도 저는 수치스러웠기 때문에 CCTV 설치 반대한다' 이런 분 계시고. 반면에 '무조건 해 주세요. 의료 사고 분쟁이 너무 많으니까요.' 송** 님은 또 이런 문자. 오늘 두 분이 좀 다각도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오늘 고맙습니다.

◆ 백성문> 고맙습니다.

◆ 조수진> 감사합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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