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철희 "86세대, 떠나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정치 안하겠다, 박수 받으니..씁쓸
불출마 표한 의원들? 20명 정도 돼
86세대 상징 임종석, 선택 존중해
靑 출신 인사들 출마? 좋지 않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철희(더불어민주당 의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본인이 글로 밝힌 이유는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 이런 거였습니다마는 그외에도 여러 가지 분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86세대의 대표 정치인이다 보니까 최근에 불거지고 있는 이 86세대 퇴진론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됐죠. 그러자 86 그룹에서는 우리를 기득권으로 매도하지 말라, 모욕적이다. 이런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게 일부인지 전체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이런 얘기까지 나오면서 갑론을박이 거세지고 있는데요. 이 86 기득권론을 가장 먼저 화두로 던진 분. 민주당 이철희 의원 오늘 스튜디오에 직접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이철희 의원님.

◆ 이철희>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불출마 선언한 지 벌써 한 달이 넘었네요.

◆ 이철희> 한 달 됐습니다.

◇ 김현정> 선언을 딱 해 놓고 나서 그 한 달은 어땠습니까?

◆ 이철희> 정신없이 보냈죠.

◇ 김현정> 마음이 좀 편안해지셨어요? 괜히 했다 싶은 생각도 드세요, 어떠세요?

◆ 이철희> 그런 생각은 한 번도 안 들었고요. 약간 씁쓸한 것은 정치인이 뭘 하겠다 그러면 박수를 안 쳐주고 안 하겠다 그러니까 박수를 받는. 이 정도로 정치 불신이 심하다라는 걸 새삼 느꼈죠.

◇ 김현정> 그래요. 오히려 안 하겠다고 하니까 와~ 대단하다. 막 칭찬 나오고. 그렇군요. 지금 이철희 의원이 제일 먼저 불출마 선언한 뒤에 표창원 의원. 이용득 의원 어제 또 불출마 선언. 중진 의원들 중에도 고민하는 분들 이름이 실명으로 오가고 있더라고요. 지금 분위기가 어떤 겁니까, 불출마 관련해서는?

◆ 이철희> 지금 상황이 아니더라도 어지간히 했다, 나는 그만 하련다. 이런 사람들이 좀 있었어요.



◇ 김현정> 그래요? 어지간히 했다?

◆ 이철희> 이제는 가족들을 생각하면 이쯤에서 그만하고 가족들과 지내고 싶다. 이런 분들도 있고 그래서 저는 조금씩 나올 것 같아요. 그런데 타이밍이 지금은 정기 국회 중이잖아요. 예산도 아직 처리가 안 됐고 국면에 있기 때문에 정기 국회 끝나고 대개 예비 후보 등록 기간 시점이 12월 17일인가요. 그쯤이거든요. 그때쯤 되면 다 진퇴를 분명하게 얘기할 상황이 오니까 그때 아마 많은 분들이 얘기할 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떠밀려서 그만두는 거 말고 자발적으로 그만두겠다고 하는 분들이 몇 명 정도나 돼 보입니까?

◆ 이철희> 제법 있어요.

◇ 김현정> 20명, 30명?

◆ 이철희> 세 보지는 않았습니다마는 저까지 포함해서 이러저러한 분들 의사를 좀 분명히 하거나 의사가 좀 강하신 분들 따지면 얼추 한 열다섯 분에서 스무 명 가까이 됩니다.

◇ 김현정> 열다섯에서 스무 명. 그 정도면 됐습니까 아니면 멀었습니까?

◆ 이철희> 그게 폭, 양으로 하는 건 아니죠.

◇ 김현정> 그렇긴 합니다.

◆ 이철희> 물갈이는 양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4년마다 있는 총선에 물갈이 많이 했잖아요.

◇ 김현정> 많이 했죠.

◆ 이철희> 어떨 때는 50% 하고 어떨 때는 40% 하고 많이 했는데 정치가 좋아졌다라는 평가를 못 받는 거라면 물갈이 그 자체가 능사는 아닙니다. 저는 물갈이는 해야 된다고 봅니다마는 이제는 과거와 같은 물갈이하지 말고요. 이른바 스펙 공천 이런 거 그만하고 실제 일할 수 있는 사람들, 경력 보지 말고 일할 수 있는 사람들로 좀 바꿔주는 물갈이는 좀 필요한데 더 중요한 건 전 판갈이라고 많이 주장을 하는데.

◇ 김현정> 판을 갈아야 된다?

◆ 이철희> 이제 판을 좀 갈아야 됩니다.

◇ 김현정> 그거예요. 오늘 이제 얘기하고 싶은 게 그거인데 판갈이 하자. 이렇게 말씀을 하시고 다니던 와중에 그 86세대라는 판의 대표 주자 같았던 임종석 전 실장이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일단 예상하셨습니까, 못 하셨습니까?

◆ 이철희> 저랑은 얼마 전에 한번 보기로 해서 술을 한잔하기로 했었는데 허리가 조금 안 좋다고 약속을 연기를 했어요. 못 만났습니다마는.

◇ 김현정> 원래는 며칠로 잡아놓으셨던 약속이에요?

◆ 이철희> 지난주였으니까요.

◇ 김현정> 지난주에.

◆ 이철희> 저는 그런 내용일 거라고 짐작을 안 했습니다마는 아름다운 선택을 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아름다운 선택을 했다고 본다?

◆ 이철희> 아름다운 선택이죠.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윤창원기자


◇ 김현정> 아니, 지금 민주당에서는 깜짝 놀랐다, 말려야 된다. 지금이라도 번복하게끔 해야 된다라는 얘기가 나오던데 이철희 의원은 잘했다.

◆ 이철희> 저는 잘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왜 그렇게 보십니까?

◆ 이철희> 아무도 안 잡아주면 그것도 이상합니다마는. 지금 말씀하신 대로 이른바 86세대의 상징이잖아요. 국회의원 두 번 했고요. 당의 사무총장도 했고 청와대 비서실장까지 했으면 아마 86세대 중에 정치적 무게로 치면 가장 무게가 많이 나가는 분일 텐데. 또 본인이 어디든 나가겠다고 하면 당에서 적극적으로 공천할 분인데. 우리 당이 갖고 있는 자원이니까. 그리고 어지간하면 저는 될 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그 시점에서 잠깐만요. 사실은 종로에 나가고 싶어 했고 주소지까지 그래서 옮겼는데 정세균 의원, 현 지역구 의원인 정세균 의원하고 교통 정리가 잘 안 돼서 그래서 서운해서, 서운한 마음도 한켠에 있어서 불출마 선언한 것 아니냐. 비가 와서 그랬다라는 그 얘기. 지인이 전하고 있잖아요. 결국 그 얘기가 그거 아니냐. 이런 말도 나오던데요?

◆ 이철희> 그건 너무 비하하는 거죠. 작은 이해관계 때문에 저는 저렇게 큰 선택을 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종로 아니더라도 갈 수 있는 데는 많잖아요.

◇ 김현정> 그래요.

◆ 이철희> 그렇잖아요. 임종석 전 실장 정도면 어디든 공천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안 비켜줘서 그렇다라고 하는 것은 그건 그분의 선택을 너무 폄훼하는 거라고 저는 보고요.

◇ 김현정> 일단 그건 아니었을 거라고 본다?

◆ 이철희> 네, 그렇죠. 뭐든 할 수 있는 분이 저렇게 큰 결단했다. 내려놓은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출마해서 안 될 사람이 안 하겠다고 하는 것은 별 감동이 없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이철희> 그런데 나가서 될 만하고 또 한때. 지금이야 여론 조사에서 빠져 있습니다마는 대선 주자로서도 거론되던 분이고 하기 때문에 그 정도 비중 있는 분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라고 한 것은 그야말로 큰 결단이고 아름다운 결단이라고 저는 봅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 결단의 배경이 뭐였을까. 조금 전에 제가 말씀드린 그 현실론은 일단 아니었을 거라는 말씀이고 뭐라고 보시는 거예요?

◆ 이철희> 우선 저는 평소에 가지고 있는 생각 중에 하나가요. 정치를 국회의원이 너무 독점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이 좀 있습니다. 왜 국회의원만 정치를 하느냐. 국회의원이 아닌 사람도 정치할 수 있는 거거든요.

◇ 김현정> 물론 이론적으로는 그렇죠.

◆ 이철희> 그렇죠. 우리가 한때 시민 정치라는 표현도 쓰긴 했습니다마는. 아니, 정당에 몸 담고 있는 당원들. 또 그 당원들 중에 대의원을 하거나 어느 정도 자리를 하고 계신 분들도 정치의 주체거든요. 그런데 국회의원들이 모여서 의원 총회 열어가지고 결정하면 만사 그냥 다 끝난 것처럼 생각하는 이 구조가 저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나치게 과도하게 국회의원이 정치를 독점해 온 것에 대한 저는 불만.

◇ 김현정> 당 안에서도, 당 안에서도 의원들 입김이 뭐라 그래야 돼요. 힘이 아주 압도적으로 세다.

◆ 이철희> 과도하다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그러면 임종석 전 실장 같은 분이야 바깥에서 얼마든지 시민들과 호흡하면서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길을 열어볼 수도 있는 거고요. 그 와중에 어떤 통일 운동 같은 것도 해볼 수 있는 거 아닙니까? 그렇게 해서 그것이 국민적으로 어떤 동력이 만들어지면 또 다른 역할이 주어질 수도 있는 거기 때문에 정치의 형태, 길을 좀 다양하게 제시하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저는 보고요.

◇ 김현정> 일단 그걸로 보고, 또 하나는?

◆ 이철희> 또 하나는 우리 당이 젊은 세대에게 문을 열어줘야 된다. 더 적극적으로 386이라고 하는 86세대가 퇴출돼야 된다. 이런 뜻은 아닐 것입니다마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산파의 역할을 우리가 해줘야 되는 것 아니냐, 우리의 마지막 미션이라고 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마지막 미션이라고 하는 것은 새로운 세대가 대거 진입할 수 있는 산파역. 이런 일개의 우리 역할이다라는 정도를 좀 분명하게 던진 것 아닌가 싶어요.

◇ 김현정> 86세대가 산파가 돼서 우리 후계자들에게 자리를 비워주고 우리는 다른 의미의 정치를 할 때가 된 게 아니냐라고 몸으로 보여준 거다.

◆ 이철희> 저는 그렇게 해석합니다.

◇ 김현정> 그렇게 해석하세요.

◆ 이철희> 그래서 아름다운 선택이라고 저는 봅니다.

◇ 김현정> 다들 그렇게 해석하실까요, 86세대들이?

◆ 이철희> 저는 제가 만난 86세대들이 그렇게 집착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집착하지는 않는데.

◇ 김현정> 그런데 당장 어제도 보면 모욕적이다. 이런 언사도 나오고 여러 가지 반응들. 불쾌하다라는 반응들이 꽤 나오던데요.

◆ 이철희> 청산의 대상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한 불쾌감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국회 그 자체에 연연하기 때문에 저런 반응을 보였다고 하면 그야말로 그건 꼰대스러운 건데 진보가 저는 꼰대스러우면 안 된다고 보거든요.

◇ 김현정> 진보가 꼰대스러우면 안 된다?

◆ 이철희> 그렇죠. 그럼 진보가 아니죠, 이미.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내가 물러서야 될 때 물러서는 게 진보다운 것 아닙니까. 그래서 그분들이 그런 뜻으로 했을 거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청산의 대상으로 쫓아내듯이 너 나가라, 할 만큼 했으니까 나가라. 이렇게 내모는 데 불쾌감은 있을 거라고 저는 봅니다. 그래서 저는 청산의 대상으로 거론하고 싶지는 않고요. 이제는 우리가 할 역할이 있다. 그 역할이 저는 크다고 봅니다. 1987년 6월 항쟁을 통해서 민주화를 이뤘고요. 2010년, 2017년 촛불과 탄핵을 거치면서 저는 86세대가 정치적 세대로 보면 다른 어떤 세대 못지않게 성과를 거뒀다. 그러면 이제 마침표를 찍을 때 된 것이고.

◇ 김현정> 벌써 마침표를 찍느냐. 우리 50대밖에 안 됐다.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거든요.

◆ 이철희> 개개인이 역량 있는 사람들은 더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마는 하나의 세대, 그룹으로서는 저는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됐다고 봅니다. 지난 촛불과 탄핵이 저는 86세대가 이제는 물러날 때 됐다, 우리가 할 만큼 했다. 이 정도 일을 했으니 우리는 당당하게 자랑스럽게 물러나도 된다라는 그런 기점이라고 저는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시대로서 역할은 끝내고 그 안에서 크게 역할하실 분들 하게 하면 좋죠, 그거야.

◇ 김현정> 지금처럼 많이 남아서 큰 입김을 어떤 정책이라든지 당에 발휘하는 것은 이제는 지양해야 된다는 말씀으로 들리네요.

◆ 이철희> 정치 세대로서의 86세대는 이제는 그만.

◇ 김현정> 이제는 그만.

◆ 이철희> 어지간히 했다.

◇ 김현정> 그러면 이분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 이철희> 마이 묵었다 아이가. 이런 거 아닙니까.

◇ 김현정> 계속 마이 묵겠다고 하면 그럼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 이철희> 그러면 아름다운 퇴장이 안 되겠죠. 떠밀려나겠죠.

◇ 김현정> 그때는.

◆ 이철희> 제가 때를 알고 조금 일찍 떠나주는 게 저는 맞다고 봅니다. 과거 선비들 얘기하면 봉건적이라고 얘기할지 모르겠습니다마는 과거에 벼슬길 나서는 선비들도 조금 늦게 나서고. 나설 때는 조금 늦게 나서고 나갈 때는 조금 빨리 나가라는 게 미덕이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386들은 30대 때 이미 진출한 분들이 나오기 시작했잖아요.

◇ 김현정> 20년 됐더라고요.

◆ 이철희> 그러면 늦게 나온 건 아닙니다. 좀 일찍 나왔잖아요. 그것도 학생 운동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사회적 보상으로 저는 나왔다고 보는데 그러면 나갈 때는 좀 일찍 나가도 되지 않냐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생각하는데 만약에 그분들이 심리적으로 좀 이르다라고 한다면 좀 일찍 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 김현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버티면 떠밀려서 그때는 쫓겨나듯 나갈 수 있다.

◆ 이철희> 버티면 그렇게 되는 거겠죠. 그건 86세대가 아니라 어느 세대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 김현정> 만약 쫓아내지 않고 당에 계속 간다면 그럼 총선은 어려워진다라고 보시는 거예요?

◆ 이철희> 그렇죠. 왜 그러냐면 지금 정치 국회의원 중에 30대, 40대, 20대 너무 없어요. 50대 이상이 너무 많습니다.

◇ 김현정> 많죠.

◆ 이철희> 너무 비중이 큽니다.

◇ 김현정> 그럼 60대, 70대가 먼저 나가야지 50대부터 나가느냐. 이럴 수 있잖아요.

◆ 이철희> 아니, 50대는 하나의 세대를 말하는 거고요. 그 위의 분들은 연령이 그렇다는 거지.

◇ 김현정> 많지는 않으니까.

◆ 이철희> 대규모 집단으로 들어온 건 아니잖아요. 그러면 한 세대로서 86세대가 헌신적인 모습. 이제는 좀 물러나면서 새로운 세대가 들어올 수 있는 산파 역할, 그런 역할을 해 준다 그러면 그 윗세대 중에도 자발적으로 물러나실 분들이 나오겠죠. 그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면 잘 만들어드리면 멋있게 그 역할하실 분이에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86 퇴진론에 대해서 이철희 의원의 입장은 굉장히 확고하시네요.

◆ 이철희> 이제는 갈 때다.

◇ 김현정> 이제는 갈 때다.

◆ 이철희> 이제는 채울 때가 아니라 비울 때다.

◇ 김현정> 주변에 86세대 의원들이 많지 않습니까, 이철희 의원 주변에. 대놓고 이런 말씀하세요?

◆ 이철희> 이제 갓 국회에 들어온 초선이나 재선을 저는 얘기하고 싶지는 않고요. 그 위에 2000년쯤부터 출마하기 시작한 분들은 이제 원내 대표도 되시고 어느 정도 역할들을 하셨잖아요. 그중에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큰 꿈이 있으신 분들, 광역단체장 해보시겠다는 꿈이 있는 분들은 좋다 이거죠.

◇ 김현정> 계속 가고, 그런 분들은.

◆ 이철희> 그러나 한 세대로서의 역할을 마감하는 시점은 이미 왔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 부분에 대한 입장 확실하시고. 그다음 지금 청와대 출신들이 대거 출마한다는 이야기가 있고 된다 안 된다 이야기가 오가는데 50명에서 70명 얘기합니다. 그건 어떻게 보세요?

◆ 이철희> 좋지 않습니다.

◇ 김현정> 좋지 않습니까?

◆ 이철희> 자제해야 된다고 봅니다.

◇ 김현정> 왜요?

◆ 이철희> 대통령 옆에 있었던 분들 그게 수석비서관이든 뭐든 간에 결국 비서 아닙니까. 그렇죠? 비서는 일로서 그 리더가 성공하게 하는 것이 자기 몫이지 그 옆에 잠시 있다가 내 꿈 있으니까 나도 출마하겠습니다. 너도나도 행정관이든 비서관이든 너도나도 출마하는 것은 대단히 저는 잘못된 것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대통령을 욕되게 하는 일이라고 보세요?

◆ 이철희> 욕되게까지는 아닙니다마는 리더 팔아서 자기 정치적 입신을 도모하는 것은 구태죠.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 이철희> 또 숫자가 너무 많습니다.

◇ 김현정> 너무 많고. 또 하나는?

◆ 이철희> 이대로 가면 나중에는 친문 감별사가 나올지도 모르죠.

◇ 김현정> 그렇게까지 보세요.

◆ 이철희> 저는 대단히 안 좋은 현상이라고 봅니다. 지금은 출마할 사람들은 출마해야 됩니다마는 또 일할 사람들은 일해야죠. 소는 누가 키웁니까? 청와대를 다 나오면 일은 누가 합니까?

◇ 김현정> 그 부분도 확실한 입장 갖고 계시네요.

◆ 이철희> 일 좀 해야죠. 국회의원만 되는 게 능사입니까? 제가 해 보니까 별거 아닙디다. 청와대에서 일하는 게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문희상 국회의장(오른쪽)과 정세균 전 국회의장


◇ 김현정> 그러면 중진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금 이름이 아예 실명이 오가니까 그냥 제가 얘기할게요. 정세균 의원 얘기도 나오고. 이분이 지금 6선에 도전하는 셈이 되죠. 정세균 전 의장. 또 문희상 현 의장 같은 경우에 아들 출마설도 나오고 있고. 이런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건 개인 호불호 문제는 아니고 당을 중심으로 생각할 때.

◆ 이철희> 저는 정치에 꼭 필요한 게 경륜이라고 봅니다. 우리가 다선을 무조건 나쁘게 보면 안 됩니다. 그러니까 정치라는 게 초선의 열정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다선의 경륜, 경험 이런 것들이 잘 녹아들어야지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저는 다선에 대한 존중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내가 지금 남아서 할 수 있는 역할과 자리를 비워줘서 할 수 있는 역할. 아까 임종석 전 실장처럼 국회의원이 아니더라도 정치적으로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넓게 좀 생각해 주기를 바라는 게 제 바람이고요. 특정인에 대해서 이래라 저래라 말할 수 있는 건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 김현정> 이런 질문도 지금 들어왔어요. 아까 86세대 판이 바뀌어야 된다고 하면서 또 남을 분들은 남아야 한다 하셨는데 그러면 대략 지금 볼 때 떠날 그룹과 남을 그룹이 어느 정도 비율이 된다고 보시는지.

◆ 이철희> 그거 잘못하면 제가 감별사가 되는 거기 때문에.

◇ 김현정> 대충, 이건 뭐... 나가라고 한다고 다 그분들 안 나가세요. 이철희 의원이 나가라고 한다고.

◆ 이철희> 어쨌든 세대. 그러니까 86은 독특한 세대잖아요. 학생 운동 때 민주화를 이뤄낸 거 아닙니까?

◇ 김현정> 하신 일들이 많죠, 사실.

◆ 이철희> 그래서 87년의 민주화부터 2010년, 2017년에 촛불과 탄핵까지 이 정도 사회적으로 크게 기여하고 성공. 성공이라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사회적 성공한 세대가 별로 없거든요. 그러면 그만큼의 혜택이라 그럴까요. 역할을 하는 건 저는 나쁘지 않다고 보는데 이쯤 했으면 세대로서의 역할은 마감이 됐으니 너도나도 좀 나부터 비워줄게. 이런 자발적인 불출마 운동 같은 게, 흐름 같은 게 만들어져야 되는데.

◇ 김현정> 그러면 남아 있을 사람이 한 10%는 된다고 보세요? 그 정도면 맞다?

◆ 이철희> 10%인지 20%인지 제가 특정할 수는 없고요.

◇ 김현정> 그건 아니고.

◆ 이철희> 남아서 큰 역할하실 분도 있습니다.

◇ 김현정> 또 하나는 임종석 전 실장. 통일 운동을 하다가 다시 어떤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아까 그러셨는데 그 어떤 역할이 뭐냐는 질문도 들어왔습니다. 뭘 생각하시는 건가.

◆ 이철희> 그걸 제가 어떻게 압니까. 그러니까 성공적으로 저는 국회의원 경험도 해 보신 분이고 당의 사무총장도 해봤고 청와대 가서 비서실장으로 큰 역할을 했지 않습니까? 초기 2년 동안에 아주 성공적인 역할을 하신 분이기 때문에 또 밖에 나가서 시민 운동, 사회 운동하시면서 뭔가를 이뤄낸다 그러면 요구가 생겨날 수 있죠. 더 큰 역할 좀 해 봐라. 예를 들면 대통령 나가라는 요구가 생길 수도 있고.

◇ 김현정> 대통령 나가라는 요구, 오히려?

◆ 이철희> 그럼요. 서울시장 해 보라는 요구가 나올 수도 있고. 저는 그건 그때 가서 일이지 저는 그분이 그 계산을 해 놓고 기획된 행보를 하고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 김현정> 보지 않고. 아예 정계 은퇴는 아니라고 보세요? 정계 은퇴라고 지금 나오는 언론도 많던데.

◆ 이철희> 정계 은퇴라 그러면 저부터 말리고 싶습니다. 역할 하셔야죠.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 이철희> 그만한 인재를 길러내는 것도 우리 사회가 쉽지 않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철희 의원. 지금 시간이 별로 없기는 하지만 한 가지만 질문 드릴게요. 국회의원 4년 하셨잖아요. 그전에는 자유롭게 사시다가. 좀 달라지셨어요? 국회의원 되니까 좀 달라집니까, 몸과 마음이?

◆ 이철희> 달라지죠.

◇ 김현정> 어떻게 달라져요?

◆ 이철희> 우선 공인이라는 의식이 확 생기죠. 왜냐하면 국가적 과제에 대한 토론과 법을 만드는 데 참여하는 거니까 하나하나의 행위가 개인의 어떤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공적 행위로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훨씬 짐이 무거워진 거죠. 그런 부담감이 굉장히 크죠.




◇ 김현정> 어깨에 힘도 좀 들어갑니까?

◆ 이철희> 어느 자리든 초반에는 좀 힘이 들어가게 되는데요. 초반에 조금 들어가다가 금방 빠지더라고요.

◇ 김현정> 왜요?

◆ 이철희> 생각보다 이게 힘들기만 하고 누리는 게 별로 없구나. 이렇게 생각하는데 또 일반인들이 봤을 때는 누리는 게 없다고요? 많잖아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 김현정> 해 보니까 생각보다는 별거 아니더라.

◆ 이철희> 역할은 커요. 역할은 큰데 제가 생각했던 것만큼 많은 걸 할 수는 없더라고요. 결정권이 너무 없어서.

◇ 김현정> 그런 의미시군요.

◆ 이철희> 그래서 결국 저도 정치의 단위를 바꿔야 되겠다. 정치라는 게 토론을 통해서 뭔가 합의를 만들어나가는 거지 내가 옳다는 걸 일방적으로 주장해서 되는 게 아니구나라는 걸 국회의원 되고 나서 새삼 깨달았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보내드려야 되는데 또 질문 하나가 들어왔는데 이거 1분만 답 주세요. 한국당, 한국당의 쇄신. 이 물결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 이철희> 쉬워 보이지는 않더라고요. 김세연 의원이 상당히 큰 결정을 해서 크게 문제 제기를 했는데 그걸 받아들이는 걸 보면 전혀 아닌 것 같아요.

◇ 김현정> 전혀... 김세연 의원이 좀비, 민폐, 당 해체 얘기까지 하면서 굉장히 강하게 질렀는데 결국은 그냥 뭐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것 같습니까?

◆ 이철희> 저는 그럴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더 붙여서 하실 말씀 있으세요?

◆ 이철희> 그래서 민주당이 야당 복은 있다. 이렇게 생각하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 이철희> 그런데 야당 복만 믿지 마십시오.

◇ 김현정> 오늘 일단 여기까지 말씀 듣고요. 이 의원님 이제 자주 좀 모실게요. 좀 더 편안한 모습으로 오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 이철희> 고맙습니다.

◇ 김현정> 이철희 의원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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