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토닥이는 나, 절박한 순간 그저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나, 이제부터 나를 사랑하기로 했다."
18일 인천 부일여자중학교에서 열린 인형극에서 나온 대사다. 인천에서 지역 주민과 학부모, 학교가 협력해 자살 예방과 생명 존중을 주제로 한 인형극이 열렸다.
학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인형극 형식으로 꾸며 전달하는 이 행사를 보기 위해 학생과 지역 주민 등 350여명이 모였다.
이 행사는 평소 인형극에 관심이 많던 부일여중 학부모 20여명이 모여 만든 동아리 '맘스 인형극단'과 이 학교가 의기투합하면서 기획됐다. 학생들을 위해 학교와 학부모, 지역 커뮤니티가 함께 소통하는 행사를 열어보자는 취지였다.
인천시교육청도 이 행사를 마을교육지원단 학부모 학교 참여 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했다. 교사가 아닌 주민과 학부모가, 교실이 아닌 공연장에서 지역 청소년을 위한 '마을연계교육'을 한다는 취지가 시교육청의 철학과 부합했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의 지원이 결정되면서 기획은 현실화됐다.
학부모들은 무한 경쟁 속에서 학교 폭력, 집단 따돌림,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자살을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당당히 이겨내 즐겁고 안전하게 자라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인천에서 이같은 주제로 인형극 공연이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학부모들은 '행복의 소확행, 세잎클로버를 찾아서'를 공연 제목으로 정한 뒤 매달 2∼3차례 모여 대본을 쓰고, 인형탈도 직접 만들었다.
김지혜 맘스인형극단장은 "지금의 소소한 행복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큰 행복을 찾기보다는 소소한 행복이 주는 의미와 가치를 전달하고 싶었다"면서 "공연에 참여하는 학부모들도 공연을 준비하면서 자존감을 높이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공연을 본 학생들도 "정말 재밌고 유익하게 봤다"며 대체로 만족감을 나타냈다.
학부모들과 공연을 기획한 정윤희 부일여중 교장은 “한 아이가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의 한 속담처럼 가정과 학교, 지역주민의 사랑과 관심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이러한 학부모와 지역 주민, 학생이 함께 소통하는 행사를 매년 열 계획”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