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경계열 등 취업률 순수학문 압도..양극화 뚜렷

경쟁력 떨어지는 학과 대거 퇴출위기

취업률이 높은 대학 상위 20위
대학정보공시 결과 철학과 물리학, 사회학 등 기초학문 졸업생들의 정규직 취업률이 상경계열 등 인기학과에 비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비인기 학과간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면서 앞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학과들이 대거 퇴출위기에 몰리는 등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 정규직 취업률 인기.비인기학과 명암 뚜렷

교육과학기술부가 1일 공개한 교육정보공시를 보면 경영학과와 회계학과 등 상경계열 졸업생들의 정규직 취업률이 순수학문을 전공한 졸업생의 취업률을 압도했다. 올 4월1일 기준으로 학생수 1만 명 이상 2만 명 이하 4년제 대학 정규직 취업률을 보면 동국대 경영학이나 세종대 경영회계학 등 수도권 소재 대학 상경계열 졸업생들은 정규직 취업률이 100%에 달했다.

성균관대 제 2캠퍼스 시스템경영공학과와 한국외대 경영학과도 93%, 88%의 높은 정규직 취업률을 보였다.

지방대에서도 경북 금오공과대와 전북 우석대는 졸업생 전원이 정규직 일자리를 얻어 정규직 취업률 100%를 기록했다.

반면 물리학, 철학, 사회학 등 기초학문 졸업생들의 정규직 취업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양대 물리학과의 경우 물리학 전공학과 가운데 가장 높은 정규직 취업률을 기록했지만 66%에 그쳤다.

인천대와 대진대 등 10여 개 대학을 제외하곤 전국 대부분 대학 물리학과 졸업생 절반 이상이 정규직 직장을 얻지 못했다.

국문학과 역시 울산대와 서강대 등 정규직 취업률 상위 10여 개 대학을 제외하곤, 전국 대부분 대학 졸업생 절반 이상이 정규직 직장을 얻지 못했으며 하위 4개 대학은 정규직 취업률이 아예 0%였다.

대학 취업률은 물론 개별 학과의 취업률까지 전격 공개되면서 취업률이 낮은 학과는 갈수록 학생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대학들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초학문 분야를 없애거나 통합하는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건국대가 전공신청 수요와 취업률이 낮다며 내년 학기부터 히브리중동학과 폐지 방안을 검토하는 등 대학들이 소위 ''비인기학과''에 대한 구조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세대 김호기 사회학과 교수는 "대학평가를 위한 주요 자료로 취업률이 쓰인다는 것부터 진리에 대한 탐구와 실용 지식 함양이라는 대학의 두 가지 목표 가운데 후자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이라며 "공시자료가 단순한 참고자료를 넘어서 대학 내 순수학문을 위축시키는 용도로 쓰일까 우려스렵다"고 말했다.

◈ 상위 20개 대학중 서울소재 대학 6곳 뿐

12월1일부터 대학 취업률과 등록금 현황 등 대학의 주요 정보가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졸업생 2천명 이상인 대학의 경우 중대 안성 캠퍼스가 올 4월1일 기준으로 취업률 86.4%를 나타내 최고를 기록했다.

전주대학교가 84.7%로 뒤를 이었고 경희대 국제캠퍼스 82.7%, 인제대 82.2% 순이었다.

취업률 20위안에 든 대학 중 서울 소재 대학은 경희대(5위), 고려대(6위), 중앙대(10위), 성균관대(11위), 이화여대(12위), 한양대(14위) 등 6개 대학으로 집계됐다.

4년제 대학 졸업생의 정규직 취업률은 50.4%로 전문대학 졸업생의 정규직 취업률 64.6%보다 낮았다.

또 올해 연평균 등록금이 가장 높은 학교는 이화여대로 드러났고 숙명여대와 연세대 순으로 등록금이 많았다.

이대는 880만7천원, 숙대는 868만2천원, 연대는 861만1천원으로 조사됐다.

전문대학은 동아방송예술대학이 747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동서울대학 709만원, 두원공과대학 677만원 순이였다.

신입생 경쟁률은 5.7대 1이었으며 서강대가 21.7대 1로 가장 높았다.

◈ 학교서열화 부작용 우려

학교정보 공개는 학교간 경쟁을 유도해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인다는 취지로 마련됐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대학의 경우 취업률과 등록금 뿐만 아니라 장학금, 재학생과 교원 현황 등 13개 영역 55개 항목이 공개됐다.

특히 대학 학과별 취업률이 공개됨에 따라 앞으로 대학간 서열화는 보다 더 극명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중 · 하위권 대학들은 향후 대학 정보 공개가 불러올 파급효과를 예의 주시하며 크게 긴장하는 분위기다.

초 · 중 · 고등학교는 학생 · 교원 현황, 재정 · 급식 상황, 교육여건 등 15개 영역 39개 항목이 공개됐다.

초 · 중 · 고의 경우 앞으로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결과가 공개될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학업성취도평가는 오는 2011년부터 학교별로 ''보통이상'' ''기초'' ''기초미달'' 3등급으로 분류해 공개된다.

학업성취도 평가가 공개될 경우 학교간 서열화가 가속화할 것이라며 시민단체에서는 반대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우수한 교사와 학생들이 몰려있는 인기학교로 학생들이 쏠리면서 학교간, 지역간 격차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앞으로 국민들의 관심도가 높은 공시사항을 추가 발굴하는 등 교육정보공시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교과부는 학교측이 허위공시를 한 사실이 드러나면 시정명령을 내리고 개선하지 않을 경우 제재조치를 취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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