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자문기관 가트너(Gartner)는 18일 이런 내용이 포함된 자율주행차 관련 전망치를 발표했다.
가트너는 올해 인간의 감독 없이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하드웨어가 탑재된 차량은 지난해 13만 7129대에서 2023년 74만 5705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9년 자율주행차 총 증가량은 33만 2932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서 총 증가량은 자율주행용 하드웨어가 탑재된 차량 대수의 연 증가량을 의미하는 것으로, 판매된 차량 대수가 아닌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량의 총 대수 증가치다.
이런 성장세는 자율주행 기술 관련 규제를 가장 먼저 도입한 북미와 중화권, 서유럽 등의 국가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가트너는 예상했다.
가트너의 선임 리서치 애널리스트인 조나단 데이븐포트(Jonathan Davenport)는 "현재 전세계에서 운행 중인 차량 중에 연구 개발 단계를 넘어선 고급 자율주행차는 아직 없다"며 "제한적인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차량들이 있으나 여전히 인간의 감독에 의존하고 있지만 그래도 대다수의 차량들이 완전한 자율주행을 지원할 수 있는 카메라, 레이더, 혹은 라이더(lidar) 센서 등의 하드웨어를 탑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율주행 차량들은 무선(over-the-air, 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보다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며 "가트너에서는 이런 차량들을 '자율주행 가능(autonomous-ready)' 차량으로 분류한다"고 부연했다.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량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상업용 자율주행차의 총 증가량은 동급의 소비자용 자율주행차 판매량과 비교할 때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그칠 것으로 가트너는 보고 있다. 소비자 부문에서 인간의 감독 없이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탑재한 차량의 수는 2020년 32만 5682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상업 부문 자율주행차 대수는 1만 590대에 그칠 것으로 가트너는 예상했다.
한편 가트너는 자율주행차 개발을 지원하는 규정 미비가 자율주행차 개발과 이용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조나단 데이븐포트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은 인간의 감독 없이도 자율주행차를 운행하는 것이 합법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자율주행차를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수 년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지만, 자율주행차 이용을 둘러싼 표준화된 규정이 많아질수록 자율주행차의 생산과 출시는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 문제도 자율주행차의 광범위한 도입을 막는 장애물로 꼽혔다. 현재 자율주행차의 인지 알고리즘은 여전히 인간 운전자의 인지 능력에 비해 약간 뒤처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나단 데이븐포트 애널리스트는 "자율주행차의 인지 시스템 개발에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현재 50여 개 기업들이 상용화 수준의 안전성을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을 앞다투어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트너는 2025년이 되어서야 이러한 시스템들이 인간 운전자보다 나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트너의 선임 디렉터 급 애널리스트인 마이클 램지(Michael Ramsey)는 "자율주행차 업계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자율주행차가 도로 주행이 가능할 만큼 안전한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종류의 상황에서 차량이 어떻게 반응할지 확인하는 안전 테스트를 만드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고 자율주행차가 인간 운전자보다 조금 뛰어난 수준으로 운행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자율주행차들은 신뢰를 얻기 위해 사고 발생률이 상당히 낮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