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KT체임버홀(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개최된 세바시 강연회는 주제 슬로건을 '그 너머 사람을 봅니다'로 삼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장애가 아닌 사람에 시선을 두자'라는 취지로 서울시와 함께 기획됐다. 이 강연회에는 500여명의 시민이 몰려 강연회장은 발 딛을 틈 없이 가득찼다.
장애인들이 강연자로 서는 특별한 강연회이니 만큼 장애인 관객들을 위한 준비도 철저했다.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강연 내용을 실시간 자막으로 무대 스크린에 올렸다. 세바시는 이 실시간 문자 중계 서비스를 위해 AUD(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와 협업했다.
장애인 관객들을 위한 장치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무대에서는 농인 수어통역자가 강연자의 강연을 실시간으로 수어통역했다. 청인 수어통역자가 강연 내용을 수어로 농인 수어통역자에게 전달하고 이를 다시 수어로 객석에 청각장애인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농인과 청인 '미러링' 수어통역 방식은 세바시 무대에서 처음으로 시도됐다. 세바 관계자는 이러한 시도를 통해 '장애인의 역량과 가능성을 관객들에게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기획했다고 밝혔다.
유석영 대표는 500명 관객의 가장 큰 박수갈채를 받으며 무대에 등장했다. 앞 못보는 사장과 못 듣는 구두 장인이 만나 만든 수제 구두 회사의 실패와 성공의 이야기는 첫 강연에서부터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자아냈다.
김형수 총장은 인권을 주제로 한 '불편한' 이야기를 재치있는 입담으로 풀어냈다. 강연 중 장애인이 객체에서 주체로서 서야한다는 관점에서 최근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장애인 탈시설'을 설명하는 부분도 관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강연회를 기획한 세바시 구범준 대표 PD는 "세바시는 그동안 적지 않은 장애인를 강연 무대에 세워왔다"고 말하며, "이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비장애인들의 시선을 장애보다 사람 그 존재 자체로 옮겨놓기를 기대한다"고 이야기했다.
또 강연회에 참석한 한 관객은 세바시 강연회에서 "평소에 잘 들을 수 없었던 장애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니, 장애인의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깰 수 있었다"며 강연회 참여 소감을 밝혔다.
세바시와 서울시가 함께 진행한 이 날의 특집 강연회 영상은 다음 달 4일부터 한 편씩 세바시 온라인 채널(유튜브, 네이버TV 등)과 CBS TV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