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원정 무승부' 벤투 "좋지 못한 경기력…개선점 찾겠다"

"현지 훈련하지 않아서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것은 구차한 변명"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레바논 원정에서 무득점 무승부를 거둔 것에 대해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인정했다.

벤투 감독은 14일(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바논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4차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전반전이 후반전보다는 나았다. 중앙 돌파를 통해 상대를 흔들려고 했지만 잘 안됐다.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경기가 치러진 베이루트에서 현지 적응 훈련 없이 실전에 나선 것에 대해선 "잔디 상태를 보니 훈련을 하지 않은 게 더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현지 훈련을 하지 않아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다는 것은 구차한 변명"이라고 강조했다.

벤투 감독은 레바논 취재진이 2경기 연속 무승부로 경질 위기를 맞지 않겠냐는 질문을 하자 "감독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모든 것을 대비하기는 해야 한다. 만약 내가 한국에서 경질당하면 연락드리겠다"라고 받아넘겼다.

다음은 벤투 감독과 일문일답.

▲ 현지 훈련이 없던 것이 영향을 미쳤나.
-- 베이루트에서는 공식 훈련을 하지 않았는데, 오늘 여기 와서 잔디 상태를 보니 훈련을 하지 않은 게 더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현지에서 훈련하지 않아서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다는 것은 구차한 변명이다.

오늘 경기력이 좋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특히 후반전은 생각보다도 더 못했고 원했던 결과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아직 조 1위를 유지하고 있고, 내년에 4경기가 더 남았다. 2020년에 홈에서 3경기, 원정에서 1경기를 한다. 유리한 일정이다. 하지만 그래도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

▲ 오늘 전체 경기력을 평가한다면
-- 전반전이 후반전보다는 나았다. 전반에는 측면에서 공간을 만든 뒤 상대 풀백과 2대1 상황을 만들어 풀어나가려 했다. 근데 후반전에는 밸런스가 무너져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포메이션 전환으로 변화를 꾀했다.

크로스를 시도한 뒤 문전에서 헤딩 떨구기에 이은 세컨드 볼 공략을 노렸는데 실패했다. 오늘은 주로 중앙 돌파를 통해 상대를 흔들려고 했는데 잘 안됐다. 개선이 필요하다.

▲ 2차 예선의 반환점 돌았지만 격차가 거의 없어 팬들이 우려하는데.
-- 팬들이 최근 결과에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 계속 열심히 훈련해서 우리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 게 중요하다. 우리의 좋았던 경기력, 좋았던 결과물을 계속 보여줘야 한다. 축구를 보면서 얻는 즐거움도 선사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은 조 1위다. 2경기 연속 득점을 하지 못했으나 계속 실점 없는 경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오늘처럼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을 때도 상대에게 끝까지 실점하지 않은 것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 2경기 연속 무승부다. 감독으로서 부담되지 않는가
-- 개인적으로 그리스(올림피아코스)에 있을 때 팀을 리그 1위로 이끌다가도 경질을 당한 적이 있다. 다음에 북한이나 레바논과 대결하는 것에 대한 걱정은 없다. 그 경기들은 내년 6월이고, 그에 앞서 3월에 스리랑카. 그리고 투르크메니스탄과 먼저 붙어야 한다. 그런 경기들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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