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4시 40분쯤 서울시 제15시험지구 제1시험장인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정문 앞은 무리 지어 나오는 수험생들과 이들을 마중 나온 학부모들로 뒤섞여 북적였다. 수험생들은 교문을 나서자 수능이 끝났다는 것을 실감하는 듯 환호를 지르거나 손뼉을 마주쳤다.
친구들과 어떤 과목이 어려웠는지 얘기를 나누던 용산고 정건(18)군은 "지구과학이 제일 어려웠고, 나머지는 쉽게 나와서 속이 후련하다"며 "친구들과 당장 놀고 싶다"고 말했다. 동성고 우모(18)군도 "너무 좋다. 내일부터 게임 다 깔고 놀 생각하니까 기분이 좋고 해방된 기분"이라고 수능이 끝난 느낌을 표현했다.
1년을 더 공부한 재수생들은 후련하다면서도 아쉬운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재수생 홍의성(19)씨는 "지금 기분은 후련하다. 끝난 게 다행이다"면서도 "시험을 잘 못 본 것 같아서 아쉽다"고 말했다. 최희도(19)씨 역시 "작년에는 시험을 못 봐 눈물이 났지만 올해는 눈물보다는 허탈감이 느껴진다"면서 "그래도 재수하면서 다른 부분들을 많이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수험생 어머니 김미옥(50)씨는 "힘든 시간 보냈는데 좋은 결과 있으면 좋겠고, 결과가 안 좋더라도 힘냈으면 좋겠다"며 "고생했다"고 아들을 다독였다. 또 다른 수험생 아버지 김경훈(52)씨 역시 "초등학교 때부터 해 온 것을 다 쏟아부었을 테니 후회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수고했다"고 말했다.
이날 수능은 전국 86개 시험지구 1185개 고사장에서 약 54만 8000여명이 응시한 가운데 치러졌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은 수험생 편의를 위해 이날 순찰차 400여대를 배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수험생 관련한 112신고는 411건 접수됐고, 고사장까지 태워 준 사례는 98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