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국제영화제는 지난 14일 오후 7시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폐막식을 열고 일주일 동안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폐막식 사회를 맡은 김홍준 예술감독은 "영화제 기간 모두 131회차 상영이 진행됐고, 관람객은 모두 2만2779명이 찾아 좌석점유율 83.75%를 기록했다"며 "모두 24회 매진기록을 세웠다"고 성과를 전했다. 영화제에는 국·내외 게스트 1200여 명이 찾았다.
이번 영화제는 문학 작품을 영화화한 문예영화, 국내외 거장과 신예 감독들의 영화를 두루 상영하는 등 풍부한 작품을 제공해 호평을 받았다.
특히 각국을 대표하는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예술감독들이 한자리에 모여 진행된 국제포럼은 성황리에 개최돼 영화제의 '다보스 포럼'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봤다. 지난 9일 열린 '20+80: 21세기 국제영화제의 회고와 전망' 포럼은 '국제영화제를 운영하며 겪었던 문제점과 해결책', '국제영화제가 지속되기 위해 필요한 요인' 등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로 채워졌다.
'문향·예향의 도시' 강릉의 특색을 살린 것도 좋은 평가를 이끌어 냈다. 강릉은 '문학'을 핵심 화두로 내세워 다양한 스페셜 콘서트와 토크·워크숍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관객과 만났다.
이밖에 VR영화들을 체험할 수 있는 'VR라운지'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인터랙티브 VR은 게임처럼 가상세계 콘텐츠와 상호작용하면서 체험하는 방식으로, 관람객들은 "단순히 영화만 보는 것이 아니라 VR를 활용할 수 있어 새로웠다"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즐겁다"는 반응을 보였다.
행사 첫날에 만난 강릉주민 허미혜(여.39)씨는 "영화제가 얼마 남지 않은 시기에 알게 됐는데, 홍보가 너무 안 된 것 같다"며 "지역축제라고 하는데 정작 아이들과 즐길 공간이 별로 없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배우 한예리를 보기 위해 서울에서 왔다는 김강미(여.32)씨는 "강릉에서 영화제를 한다고 들었을 때 살짝 의문이 있었던 것은 사실인데, 좋아하는 배우가 참여한다고 해서 오게 됐다"며 "좋아하는 연예인이 레드카펫을 밟는다고 하면 아마 더 많은 팬들이 몰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평일에 취재진이 찾은 '100X100 씨어터'에는 관람객 1~2명만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으로, 이마저도 잠깐 감상하다 금방 자리를 뜨기 일쑤였다. 관람객들은 "의미는 좋은데 내용이 부실한 것 같다"며 "집중할 만한 콘텐츠는 아닌 것 같다"는 평을 내놨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강릉국제영화제는 개막식 전 레드카펫 행사에 참여한 참석자들의 이름을 잘못 호명하거나 매끄러운 진행을 이어나가지 못하는 등 미숙한 점도 그대로 드러났다.
이같은 아쉬움과 미숙함은 다음 국제영화제 때 개선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성과와 발전 가능성, 과제 등을 남긴 제1회 강릉국제영화제는 내년을 기약하며, 밥 딜런의 음악 다큐멘터리 '돌아보지 마라' 작품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