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업무방해·사기·배임수재·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엠넷 안준영 PD와 김모 책임 프로듀서(CP) 등 2명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안 PD와 김 CP는 지난 5일 구속됐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종로경찰서 유치장을 나서면서 "투표수 조작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만 짧게 남긴 뒤 호송차에 올라탔다.
앞서 경찰 조사에서 안 PD는 시즌4인 '프듀X'뿐만 아니라 지난해 방송된 '프로듀스48'의 투표수 조작 혐의도 인정했다고 전해졌다.
경찰은 또 안 PD가 연예기획사들로부터 접대를 받아온 정황도 확인했다. 접대는 지난해부터 한번에 수백만원씩 40차례 넘게 이뤄졌고, 총액은 1억원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수사는 현재 실무 제작진을 넘어 윗선으로 확대중이다. 경찰은 최근 CJ ENM 부사장이자 엠넷 부분 대표인 신형관씨를 입건하며 투표수 조작에 고위 관계자의 개입이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시청자가 지켜보는 공개 오디션인데다 유료문자 투표까지 받는 대형 프로그램을 실무 제작진 일부의 결정으로 조작하기는 어려웠을 거라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경찰 관계자는 "공정사회를 실현하는 차원에서라도 이번 투표수 조작 의혹은 면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했다.
투표수 조작 의혹은 '프듀X' 마지막 생방송 경연에서 유력한 연습생들이 탈락하고 의외의 인물들이 데뷔조에 포함되면서 불거졌다. 논란이 커지자 엠넷은 지난 7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CBS 노컷뉴스 취재 결과, 경찰은 '프듀X' 데뷔조로 선발된 11명 가운데 일부 연습생의 최종 득표수가 실제로는 탈락군에 속했던 사실을 파악했다. 탈락군에서 데뷔조로 순위가 뒤바뀐 연습생은 2~3명 정도로 전해졌다.
투표수 조작 의혹은 현재 '프로듀스' 전체 시즌을 넘어 엠넷의 또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이돌학교'로까지 번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