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범위 또한, 기존 청와대 특별감찰반이 포착한 비위를 넘어 검찰이 자체적으로 파악한 추가 유착 의혹들로 확대됐다. 유 전 부시장의 소환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오는 가운데, 검찰의 칼끝이 '감찰무마 의혹'이 제기된 청와대 윗선까지 향할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지난달 30일과 지난 4일 유 전 부시장이 근무했던 금융위원회 사무실을 비롯해 유착 의혹이 제기된 관련업체 5~6곳을 연달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으로는 벤처투자업체 A사, 인천 소재 전자부품회사 B사 그리고 서울 강남에 위치한 중견건설업체인 대보건설, 신용정보업체 C사, 사모펀드운용사 D사 등이 포함됐다.
이중 A사와 B사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해당 의혹이 처음으로 불거진 청와대 특감반의 '감찰보고서'에 등장하지 않는 곳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해당 사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 뒤 이 업체들과 유 전 부시장 간 '유착' 정황을 추가로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보면 A사는 지난 2015년 자격미달 논란이 있음에도 420억원 규모의 성장사다리 펀드 운용사로 선정됐는데 당시 금융위 간부였던 유 전 부시장이 선정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했고 그 대가로 골프장 무상이용 및 접대를 A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B사와 관련해서는 유 부시장이 해당 회사가 지난 2013년 지방세 특례를 받도록 행정자치부 차관을 알선해 도움을 줬고 대가성으로 골프 접대를 비롯해 그림 등을 선물받았다는 의혹이 있다.
이밖에 검찰 수사를 통해 추가로 드러난 업체들 또한, 유 전 부시장의 도움으로 경영에 각종 혜택을 입고 대가로 향응을 제공하는 방식의 '유착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업체들에 대한 압수수색과 동시에 관계자들을 최근 연달아 소환 조사하면서 '대가성 여부'를 중점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같은 유 전 부시장의 '유착비위'가 구체적으로 확인되는대로 검찰의 수사는 '감찰무마' 의혹이 제기된 당시 청와대 민정라인 윗선으로 뻗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해당 의혹은 지난 2월 청와대 특감반 소속이었던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이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원회 고위 간부로 재직하던 당시 여러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담은 첩보가 접수돼 그해 하반기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받았다.
하지만 유 전 부시장은 별다른 징계조치 없이, 더불어민주당 전문위원을 거쳐 부산시 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에 대해 김 전 수사관은 청와대 민정라인 윗선에서 해당 감찰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이인걸 당시 특감반장을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마찬가지로 김 전 수사관의 폭로로 시작된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민간인 사찰의혹' 등에 대해 검찰이 제대로 수사 성과를 내지 못한데 반해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건은 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
검찰은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관련 김은경 전 환경부장관과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을 지난 4월 기소하면서 '민간인 사찰의혹' 등 다른 청와대 인사들의 고발사건은 무더기로 '무혐의' 처분했다.
하지만 청와대 특감반의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고발건은 무혐의 처분하지 않고 이후 이인걸 전 청와대 특감반장 등을 비롯해 당시 특감반원들을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이 '유재수 유착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조만간 유 전 부시장의 소환조사를 비롯해 청와대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말할 수 없는 사항들이다"며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