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인증' 에볼라 백신 첫 탄생…"예방·치료 가능"

미국 머크사 '에르베보' 사전적격성평가 인증

세계보건기구(WHO)는 미국 제약 대기업 머크사의 에볼라 백신인 '에르베보'(Ervebo)를 처음으로 사전적격성평가(PQ·Pre-Qualification)를 통해 인증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PQ에서 인증을 받으면 해당 백신이 품질과 안전성, 효능에 대한 WHO의 기준을 충족했다는 뜻으로 유엔 기구들이 WHO의 권고에 따라 질병 위험 국가에 공급할 수 있다.

에볼라 백신 개발이 시작된 지 20여년 만에 WHO가 품질을 인정한 제품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HO는 성명에서 에르베보가 에볼라 바이러스로부터 사람을 보호하는 데 효능을 보였으며, WHO의 전문가전략자문그룹(SAGE)이 에볼라 대응 도구로 사용하는 데 추천했다고 전했다.

그간 머크사의 백신은 WHO의 정식 인증을 받지는 못했지만 임상 시험에서 효과를 보이면서 WHO 권고로 사용됐다. WHO는 머크사의 백신 외에 현재 존슨앤드존슨의 백신에 대해 정식 인증을 하지 않았지만 비전염 지역에서의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WHO는 "이번 인증은 WHO가 실시한 백신 PQ 절차 가운데 가장 빨랐다"라며 안전한 에볼라 백신이 피해 지역에 시급히 공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1일 유럽의약품청(EMA)의 권고에 따라 에르베보의 조건부 마케팅을 허가했다.

미국 식품의약처(FDA)는 올해 9월 에르베보에 대한 면허 심사 신청을 받고 우선 심사 대상으로 지정했다. 결론은 내년 3월 안으로 나올 예정이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번 역사적 인증으로 사람들이 생명을 구하는 백신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라며 "인증받은 백신과 실험적인 치료법으로 에볼라는 이제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에볼라는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전염병으로, 고열, 설사, 구토, 복통과 함께 치명적인 내출혈을 동반하며 감염 뒤 1주일 내 치사율이 50∼90%나 된다.

민주콩고에서는 지난해 8월 초 우간다, 르완다와 접한 국경 지역인 북키부(North Kivu)에서 에볼라가 발병한 뒤 동부 지역에서 퍼졌다.

이에 따라 민주콩고에서만 3천290명이 에볼라에 감염됐고 이 가운데 2천190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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