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文 정부 전반기 50점? 하지만 총선은 이길 듯"

文 임기 반환점, 정치 분야 50점?
광장 정치에 의존하려는 경향, 잘못
야당과의 관계 등한시 아닌 적대시
소주성 망가지면서 정책 동력 잃어
집권 후반기 소통 강화로 가야 유익
文, 경제 전문성 있는 총리 찾아야
권력 나눠야 대통령 권위 더 올라
지금 구도면 민주당 총선 승리할 듯
한국당 혐오감 씻기 쉽지 않아 보여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20~19:55)
■ 방송일 : 2019년 11월 12일 (화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 정관용> 시사자키에서는 이번 한 주간 임기 반환점을 돈 문재인 정부의 정책 평가해 보고 후반기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각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정책 조언 들어보는 시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늘 두 번째 시간으로 정치분야를 살펴보겠는데요. 과거 신한국당 그쪽 인사이십니다마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에는 문재인 후보 지지연설도 하시고 후보캠프에 국민통합추진위원장도 맡으셨던 분이죠.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오늘 오래간만에 스튜디오에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윤여준> 안녕하세요.

◇ 정관용>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던 대선 즈음에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습니까?

◆ 윤여준> 없었습니다.

◇ 정관용> 그럼 2012년이 마지막이었어요?

◆ 윤여준> 네.

◇ 정관용> 왜 계속 안 모셨대요?

◆ 윤여준> (웃음) 무엇 때문에 저를 모십니까?

◇ 정관용> 그런데 어쨌든 2012년에는 함께하셨던 건 맞고. 그런데 그때는 떨어지셨고. 그 후로는 관계가 없었고. 지난 2년 반 어떻게 보셨어요? 점수를 매기시면 몇 점 주시렵니까?

◆ 윤여준> 참 저는 솔직히 낙제점을 드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낙제점으로 말하면 50점이냐 40점이냐는 차이가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 정관용> 낙제다, 정치분야는 낙제다? 이유는?

◆ 윤여준> 우선 뭐니뭐니 해도 민주정치 원리를 지키지 않았다는 거죠, 2년 반 동안. 무슨 뜻이냐 하면 원래 민주주의라는 것이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의 갈등을 제도 안으로 끌어들여서 여기서 이제 뭡니까? 통합도 하고 의견을 종합하는 거잖아요. 그러는 과정이 민주정치 과정인 건데. 이 과정을 충실하게 발휘해 나가기보다는 국민이 직접민주주의를 원한다는 그런 명분 때문에 그랬는지는 몰라도 자꾸 광장의 정치에 의존하려는 그런 경향성을 보인 거. 저는 이것이 굉장히 잘못된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이게 왜 그러냐 하면 이게 반복이 되면 국민들이 민주헌정 질서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멀어져서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지 않습니까?

◇ 정관용> 가장 대표적인 게 국회에 대한 신뢰 이런 거죠? 그런데 광장의 정치에 의존하는 경향성을 보였다라고 하셨는데 어디서 그런 걸 발견할 수 있어요? 최근에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직접민주주의다 광장의 민주주의다라는 표현을 쓰기는 썼습니다마는 지난 2년 반의 정권 운영을 하면서 그렇게 광장에 시민들이 모이기를 은근히 기대했던 건 아닌 거 아닌가요.

◆ 윤여준> 문재인 정부 출범하고 한 두 달 후 7월달이죠. 2017년 7월달에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라는 게 발표가 됐습니다. 그 앞의 총론 부분을 보면 국민주권 얘기가 나와요. 나라의 주인은 주권자인 국민이니까 국민의 의사를 물어봐서 한다. 그러니까 대의제도를 명시적으로 부정하는 건 아니나 대의제도에 충실하게 따라가겠다는 생각이 없어 보이는 의지를 계속 표현하는 게 나옵니다. 그래서 이게 뭔가, 이 사람들이 직접민주주의 쪽을 자꾸 염두에 두고 있는 거 아닌가 그랬는데 그로부터 한 달 후 문재인 대통령 취임하고 약 석 달 후 8월달이죠. 그때 국민인수위인가 하는 조직이 있었는데. 거기서 문 대통령이 연설을 하는데 대통령이 직접 그랬어요. 국민은 직접민주주의를 원한다. 그래서 늘 속에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는데 다만 현실적으로 자신들이 그걸 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지는 않았어요. 만들고 싶어했는지까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 정관용> 말씀 들어보니까 그러고 나서 공론화위원회 같은 거. 원전 신고리를 할 거냐 말 거냐. 그다음에 대학입시제도에 대한 공론화위원회 그 과정. 이런 것들이 좀 있기는 있었고요. 그다음에 조국 사태 때 광장의 촛불민심에 대해서 그건 직접민주적 장치다 그렇게 하고 또 정권 출범하면서부터 우리는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다 그런 연속성은 있기는 있네요.

◆ 윤여준> 그러니까 처음부터 제가 문재인 정부 출범한 직후에 어디서 박능인 교수하고 대담을 하는 자리에서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거든요. 광장의 정치에 매력을 느끼면 안 된다. 위험하다 그런 경고를 했고 박 교수님도 아주 옳은 얘기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상대적으로 광장의 정치를 정말 의도했는지까지는 모르겠다고 하셨는데 그 말은 말을 바꿔 말하면 대의정치, 의회정치, 국회, 야당과의 관계를 조금 등한히 하는.

◆ 윤여준> 등한시 한 정도가 아니죠. 적대시했다고까지 할 수 있잖아요.

◇ 정관용> 야당을 적대시했다.

◆ 윤여준> 제가 보기에는 이분들이 처음 정권을 출범하면서 야당을 국정의 동반자로 인정해서 설득을 해서 함께 간다 하는 생각을 안 했다고 보는 거죠. 청산의 대상으로 봤다고 생각을 해요. 그렇기 때문에 조금 과격하게 말하면 적대시를 한다고 할 정도로 그렇게 대한 거 아니냐. 청산의 대상이라고 생각했으면 그야말로 적폐청산의 대상이라고 봤으면 그럴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 정관용> 청와대와 여당이 그렇게 본 걸까요? 야당이 그렇게 행동한 걸까요.

◆ 윤여준> 아니요. 야당이 그렇게 행동한 면도 있겠으나 그렇다 하더라도 청와대나 여당은 그러면 안 되죠.

◇ 정관용> 야당이 그렇게 극단적 저항과 싸움걸기로만 나온다 하더라도.
서울광장에서 열린 범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 (사진=박종민기자)

◆ 윤여준> 처음에는 야당이 그럴 기력도 없었어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에 촛불시위를 맞아가지고 거의 그냥 빈사상태에 빠져 있던 상황 아닙니까?

◇ 정관용> 그런데 그 야당을 어떻게 대하느냐는 결국은 집권층에 달린 문제인데.

◆ 윤여준> 그런데 처음부터 포용할 생각을 안 했다고 보는 거죠. 청산의 대상이니까.

◇ 정관용> 그 결과 즉 민주정치 원리를 무시하고.

◆ 윤여준> 그렇죠. 안 지킨 게 된 거죠.

◇ 정관용> 대의정치 부분을 등한히 하고 야당을 적대시하고 한 결과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윤여준> 그러니까 대의제 정치라는 게 국가를 통치하는 시스템이잖아요. 그런데 이게 원활하게 안 돌아가니까 원활하게 국정을 운영할 수 없죠. 지금 얼마나 많은 법안이 묶여 있습니까? 물론 그게 누구의 책임이든 간에 사실 국정 최고책임자에게 그 책임이 돌아가는 거예요.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문 대통령과 이 정부가 손해 본 거죠. 표현이 우습습니다마는, 손해라는 표현을 쓰는 게 좀 그런데. 그러니까 그 부담을 대통령이 다 떠안게 되는 거예요. 그러고는 국정은 국정대로 운영이 제대로 안 되고 국민 생활은 어려워지고.

◇ 정관용>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도 청와대도 우리는 그 어느 정권보다 노력했다. 당선되자마자 그다음 날 아침 야당 당사를 다 찾아갔었고 청와대로 각 야당의 원내대표들 부르고 또 대표들 모시고 여러 번 했다. 그건 뭡니까?

◆ 윤여준> 그러니까 이제 찾아가고 하는 그런 제스처도 물론 의미가 있는 것이기는 하나 정말로 문 대통령이 야당을 설득하려고 얼마나 진지한 노력을 했느냐? 저는 그건 별로 신뢰하지 않죠.

◇ 정관용> 그래요? 그냥 하는 척만 했다?

◆ 윤여준> 그렇게까지 제가 표현 안 하겠습니다만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진정성을 가지고 노력하지는 않았다고 보는 거죠.

◇ 정관용>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당과 집권 핵심층 입장에서 정권을 딱 쥔 그 상태에서 국회 구성을 보자. 지금 민주당 단독 과반도 안 되고 지금 자유한국당도 물론 과반은 안 됩니다마는 그러나 혼자 과반이 안 되기 때문에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이번 20대 국회 임기 안에서는 야당과 손잡고 해 봤자 별 수 있게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 같다. 그러니 야당을 정말 적폐로 몰고 다음 총선, 2020년 4월 총선에서 완전히 궤멸시킬 정도로 그러려면 국회가 삐그덕거리고 만날 싸우는 모습을 보이는 게 옳겠다, 이런 전략적 판단을.

◆ 윤여준> 그렇다면 그건 민주주의 하겠다는 생각이 없는 거죠. 야당을 궤멸시키고 무슨 민주주의를 합니까? 그렇지 않아요? 야당을 그만큼 적대시한다는 뜻인데. 그게 궤멸의 대상으로 봤다는 거 아닙니까? 그럼 민주주의 생각이 없는 거예요, 그건.

◇ 정관용> 그러니까 총선을 치르고 난 다음에 국회의 구성을 좀 바꿔내고 이른바 의회권력 교체 그런 차원의 전략이라면 어떻게 보세요.

◆ 윤여준> 그럼 그런 전략을 펴면 야당만 미워할 것 같습니까? 여당은 높이 평가하나요? 지금 여야를 한번 보십시오. 무슨 수준의 차이가 납니까? 과거에 지금 여당이 야당이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 야당이 여당이 된 시절이 있었어요. 그때 한국 정치가 얼마나 바뀌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별로 바뀐 일 없어요. 왜 그렇다고 생각하십니까? 정권을 잡았냐 못 잡았냐에 따라서 여야로 갈리기는 하나 본질적으로 같은 세력이라고 보는 거예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 정관용> 하기는 집권 초에 팔십몇 퍼센트 하다가 지금은 대통령에 대한 찬반이 거의 팽팽한 것을 보면 비슷해요.

◆ 윤여준> 촛불시위가 진행될 때 여론조사 하는 것을 보면 국민의 80%가 그걸 지지했잖아요. 그런데 문 대통령이 모든 득표 수는 41% 정도예요. 그러면 촛불을 지지했던 국민 중에 절반만 찍었다는 뜻 아니에요. 그럼 저 같으면 취임을 하고 나서 나머지 40%를 다는 못 하더라도 어쨌든 지지기반을 절반 밖에 못 받았으니 지지기반을 좀 확대하는 노력을 하는 게 보통 방법인데 어떻게 보면 지지기반을 문 대통령은 확대하려는 노력보다는 자꾸 축소지향적인 일을 했다는 거죠.

◇ 정관용> 왜 그랬다고 보세요?

◆ 윤여준> 모르겠어요.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문 대통령하고 길게 얘기해 본 일도 없고 잘 일단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일단 추상적인 얘기를 하자면 제가 어느 좌석에서 그랬는데요. 민주적 가치가 내면화되어 있지 않아서 그렇다.

◇ 정관용> 저도 여러 차례 그런 지적 내지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거든요. 탄핵연대를 만들어내지 않았느냐. 그게 결국은 아무것도 못하다가 선거법 공수처법만이라도 해 보자고 패스트트랙에 올릴 때 복원시킨 게 그게 탄핵연대잖아요. 그렇죠? 그걸 집권 초부터 왜 못 했느냐. 정말 특정인을 거론해서 뭐하지만 청취자분들 이해하기 쉽게 얘기하면 정의당의 심상정 대표 같은 분 노동부 장관. 정동영 민평당 대표 같은 분 통일부 장관. 유승민 전 대표 같은 분 경제부 장관. 이런 식으로 좀 이렇게 해서 거의 연정스타일의 탄핵연대를 개혁입법연대로 왜 못 만들었느냐 이런 질문을 던져본 적이 있거든요.

◆ 윤여준> 글쎄요. 저도 그런 의문을 품어봤죠. 그러니까 선의에서 순혈주의자적인 성향이 있어서 그렇다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는데 한번 돌아가보죠. 저는 이렇게 생각을 했어요. 남북관계 급진전을 통한 한반도 평화. 그다음에 소득주도성장. 이 두 개 대표적인 정책입니다. 이건 제가 보기에도 국민 80% 이상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책들이에요. 그래서 촛불혁명이라고 스스로 이렇게 얘기를 했고 자기도 촛불정권이라고 선언했어요. 그런데 촛불혁명을 일으킨 시민들이 탄핵 이후에 다 일상으로 돌아갔어요. 혁명적 에너지가 사라졌어요. 그런데 이 두 가지를 하려면 혁명적 에너지가 있어야 돼요. 다른 국정을 바꿔나가려면. 그러면 에너지를 어디서 얻느냐. 저는 그 2개의 정책에서 얻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보는 거예요.

◇ 정관용> 남북과 소득주도성장으로?

◆ 윤여준> 남북 관계 급진전과 소득주도성장으로 서민의 광범위한 지지를 포함해서 국민 80%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책이라는 확신이 있었겠죠. 그러면 이걸 밀면.

◇ 정관용> 혼자 해도 된다?

◆ 윤여준> 정책을 밀면 결국 전폭적인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것이고 그 에너지를 가지고 뭔가, 뭔가는 제가 내용은 모르겠으나 뭔가 정치, 경제시스템을 바꿔보겠다는 생각을 그런 정치적 이상을 갖고 들어온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는 거죠. 그런데 이게 소득주도성장이 나오자마자 망가졌죠, 정책이. 동력을 많이 잃었어요. 남북관계마저도 잘 나가다가 결국 나중에 북핵문제가 등장하면서부터는 북미관계로 빠지잖아요. 그러니까 여의치 않아서 지금은 그것도 상당히 동력을 잃었고. 지금 와서는 이제 그런 에너지를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 뭘 고칠 수가 없는 거죠, 지금은. 그러나 최후에 등장할 적에는 어떤 자신들의 정치적 이상을 이런 에너지로 바꿔보겠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평화의집앞에서 국군의장대 사열을 마친 후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박종민기자)

◇ 정관용> 알겠습니다. 제가 던져본 질문인 탄핵연대 정도의 세력기반을 가지고 개혁을 하려고 하는 전략이 아니라.

◆ 윤여준> 훨씬 더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하려고 했던 거라고 보이는 거죠.

◇ 정관용> 정책을 하면 세력 기반은 없어도 민주당 혼자서 문재인 대통령 혼자서라도 이걸 해낼 수 있다라고 봤다는 거군요. 그런데 그게 안 먹혔다?

◆ 윤여준> 정책이 망가졌어요.

◇ 정관용> 그리고 아마 말씀하신 남북관계 개선과 소득주도성장 말고 또 하나가 있는 게 아마 적폐청산일 거예요.

◆ 윤여준> 적폐청산도 국민의 지지를 받기는 받았으나 다른 두 가지하고는 성격이 달라서. 적폐청산을 잘못했다는 게 아니라 촛불정권이면 들어와서 제도를 바꾸는 것부터 시작을 했어야 되는데 그쪽은 좀 소홀히 하고 인적청산에 매달린 거잖아요. 그러는 과정에서 검찰이 힘을 많이 키우고 그리고 지금 와서 검찰 힘을 빼려니까 현실적으로 어렵고.

◇ 정관용> 어려워지고. 말씀하신 제도를 바꿔야 된다, 그건 결국 법이다. 법이 변하려면 결국은 국회다, 그런데.

◆ 윤여준> 다 막혀 있잖아요.

◇ 정관용> 또 막혔다? 첫 번째 지적하신 민주정치 원리를 등한시한 그 모든 귀결이 이렇게 됐다 그 말이군요.

◆ 윤여준> 그렇죠.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제부터 좀 바뀔 수 있을까요? 후반부에는 잘할 수 있을까요.

◆ 윤여준> 글쎄요. 그런데 대개 임기 반환점을 돌면서는 항상 되돌아보고 앞길을 개척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궁리를 하는 법인데. 이번에 그저께 왜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인가 거기에서 문 대통령이 이미 반환점 돈 시점에서 정리한 본인 스스로 얘기한 걸 들어보니까 이건 그러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는 느낌 받았어요. 어떻게 보면 야당이 자화자찬이라고 했던데. 제가 봐도 저건 자화자찬 아니야?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정관용> 그래도 소통, 탕평 이런 얘기들이 과거보다는 많이 등장하는 거 아닙니까?

◆ 윤여준> 저는 자꾸 소통이라는 게 역대 대통령들도 소통이 아니라 불통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잖아요. 왜 그러냐면 대통령이 국민하고 직접 소통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굉장히 한계가 있어요. 어렵습니다. 그럼 누가 하느냐? 집권여당이 하는 거거든요. 집권여당이 전국적인 조직이 있으니까, 그렇죠? 유권자를 향해서 국민을 향해서 대통령이나 정부의 국정을 설명해서 지지를 획득을 하고 그 과정에서 민심을 들은 것을 모아서 대통령과 정부에 전달하고. 쌍방통행이잖아요. 이게 소통이거든요. 그런데 대통령이, 문 대통령도 예외가 아닌데 등장하자마자 반드시 집권당을 무력화시켜버려요. 힘을 쫙 빼버린다고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그러다 보니까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하고 가장 커다란 소통창구를 대통령 스스로 막아버려요. 그러고 소통한다고 하다가 안 되니까 이제 뭐냐. 그냥 텔레비전에 나와서 국민과의 대화 이런 거 하면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그것이 무슨 큰 국민과 소통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건 아닌 거죠. 기자회견도 잘 안 하고. 아니, 트럼프 대통령 같은 사람도 그렇죠? 정치 오래한 사람이 아니고 부동산 개발업자 아닙니까, 솔직히. 그런데 수시로 백악관에서 기자들 앞에 서잖아요. 사무실에서 뜰에서. 그래서 어쨌건 자기 말을 해요.

◇ 정관용> 그건 미국적 전통이기도 하죠.

◆ 윤여준> 그렇죠, 자기 말을 한다고요. 그게 꼭 미국적 전통이라는 법만 어디 있어요? 문 대통령도 취임사에서 취임할 때 얼마나 많은 약속을 했습니까? 수시로 기자들을 만나겠고 국민하고 소통한다 그랬어요.

◇ 정관용> 퇴근길에는 광화문에서 소주 한잔 한다.

◆ 윤여준> 거기까지는 너무 낭만적이라 감안한다 하더라도 기자들을 만나서 얘기하면 기자들이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을 대신해 들어서 전달하는 거잖아요. 기자를 만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아보면 아, 국민들이 뭘 알고 싶어하는지, 뭘 듣고 싶어하는지 알 수 있는 거거든요. 민심의 척도를 알 수 있는 거예요. 그래서 굉장히 중요한 건데 거의 그게 잘 안 이루어지고.

◇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부터라도.

◆ 윤여준> 바꿔야 돼요.

◇ 정관용> 집권당의 권한을 좀 강화시켜서.

◆ 윤여준> 활성화시켜줘야죠. 힘을 줘야죠.

◇ 정관용> 그렇게 하고 대통령도 직접 기자들과 국민들과 자리를 더 많이 만들고. 또 특히 야당하고도 더 많이. 할 수 있을까요?

◆ 윤여준> 글쎄요. 할까 안 할까는 자신이 없는데요. 이번에 아까 말씀드린 대로 본인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니까 모든 게 다 잘 되고 성과가 있다고 평가했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생각이라면 굳이 뭘 바꿀 생각을 하겠습니까? 저는 그걸 보면서도 이거 좀 대통령의 상황인식이 참 조심스럽다. 그런데 저도 청와대 근무를 오래해 봤잖아요. 해 봐서 아는데 지금 시장통에서 살던 분도 청와대 들어가면 한 석 달이 지나면 현실 앞에서 쭉 멀어집니다.

◇ 정관용> 철옹성에 갇히죠.

◆ 윤여준> 그럼 어떻게 되냐면 사람이 나빠서 그러는 게 아니라 메커니즘이 그래요. 그러니까 대통령은 밑에서 올라오는 보고를 통해서만 현실을 인식하게 된다고요. 그런데 대통령한테 올라가는 보고라는 게 그렇게 아주 합리적이거나 객관적이지 않거든요. 대통령이 보고서만 보고 보고만 듣고 현실을 인식하기 시작하면 현실 앞에서 굉장히 멀어집니다, 그것도 빠른 속도로. 그건 제가 여러 번 봤기 때문에 지금도 그런 짐작을 하는 거죠.

◇ 정관용> 게다가 한 1년 정도 임기가 또 지나는 그 사이가 되면 반드시 해외에 한 4~5번 갔다 오셔야 되고. 외교현장, 대통령이 되기까지는 솔직히 외교는 별로 그렇게 관심이 없기도 하거든요, 우리나라 정치에서 보면. 그런데 실제 대통령 자리 가고 나면 외교가 어마어마하게 중요한 일이 되거든요, 일정에 있어서.

◆ 윤여준> 지금은 더군다나 정상외교의 시대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 정관용> 그렇게 해외를 자주 나가시게 되고 다니게 되고 국제적인 감각과 또 해외 정상과의 이런 데 골몰하다 보면 어찌보면 정치적 국민 민심의 감각으로부터는 더 멀어지죠.

◆ 윤여준> 글쎄요, 경향이 없다고 하기는 그렇지만 그것 때문에 민심에 더 멀어진다? 저는 그건 썩.

◇ 정관용> 그래요? 그래서 어쨌든 그렇지만 지금이라도 더 다시 소통을 강화하고 이걸 해라, 그런 주문을 주고 계신데. 조금 현실적으로 보면 총선이 임박해 있기 때문에 결국은 총선 결과, 의회권력이 어떻게 다시 재편되는가를 보고서 뭔가.

◆ 윤여준> 지금이야 그렇겠죠. 선거가 임박해서는 야당도 공세를 세게 하는 기간이니까 지금은 우선 대화하기가 적절한 시기는 아닐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아무튼 총선 이후까지 집권 후반기 2년 반 전체를 놓고 보면 방향은 결국 그거다, 소통 강화.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유튜브 라이브 캡쳐)

◆ 윤여준> 그렇죠.

◇ 정관용> 여야 협치.

◆ 윤여준> 민주정치 원리를 충실하게 하는 게 대통령한테도 굉장히 유익한 길이고 국민도 편한 길이고 국정도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길이라는 거죠.

◇ 정관용> 조국 사태 한 두세 달 끌었잖아요.

◆ 윤여준> 두 달 남짓.

◇ 정관용> 그건 왜 그렇게 오래 끌게 됐다고 보세요?

◆ 윤여준> 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도대체 조국 사태에 대해서는 하도 모르겠는 게 많아가지고. 참 그 두 달 남짓해서 누구는 자유한국당이 그 덕을 많이 봤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면서도 어쨌든 그건 정말 국가적인 손실이랄까 엄청난 거죠.

◇ 정관용> 좀 현실적인 질문들. 이제 집권 전반부 지나갔고 후반부 다가오고 총선도 다가오고. 그러면 개각, 청와대 개편 그리고 당의 체제 정비 등등 소위 옛날식 표현으로 하면 당정청 전면 쇄신 이런 거 할 때 맞죠?

◆ 윤여준> 시기적으로 보면 그렇죠.

◇ 정관용> 이낙연 총리가 당으로 와서 총선 지휘하는 게 상식적으로 합리적이라고 보지 않으세요? 어떻게 보세요?

◆ 윤여준> 지금 같으면 국민적 신망이 높은 사람이니까 선거에는 굉장히 도움이 되겠죠. 아마 그런데 총리를 그만두는 게 만만치 않아 보이는데요, 국회 사정 때문에.

◇ 정관용> 후임 총리 인사청문 때문에?

◆ 윤여준> 아니요, 이낙연 총리도 총리를 그만두기가 국회가 지금 저게 패스스트랙 안건이 걸려 있잖아요.

◇ 정관용> 패스트트랙하고 예산안까지 아직 남아 있어서. 결국 그러니까 12월 중순 이후 아닐까요?

◆ 윤여준> 그 이후가 되겠죠. 그런 걸 당이 선거체제를 갖추면 선대위가 구성이 되거나 그러면 선대위의 공동위원장 이런 직책으로 가게 될 거라고 예상하는 거 아닌가?

◇ 정관용> 그렇죠. 그렇게 되면 이제 그다음 총리와 내각의 진용은 어떤 식이었으면 제일 바람직하다고 보세요?

◆ 윤여준> 그런데 제 생각에는.

◇ 정관용> 아니, 노골적으로 훈수를 둬보세요.

◆ 윤여준> 훈수 둘 정도의 식견 있는 사람은 아닌데요. 어쨌든 지금은 문 대통령이, 이 정부의 가장 시급한 당면과제가 경제잖아요. 그러니까 우선 당장은 지금 이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데 필요한 인재를 찾는 게 저는 가장 핵심이라고 보고. 그래서 경제 전문성도 있고 또 정책적 전문성만이 아니라 국정을 수행을 해 봐서 경험 있는, 국정의 경험 있는. 그래야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섬세하게 할 수 있으니까. 또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랄까 그런 것도 있어야 되고. 이런 총리를 찾아서 쓰면서 전권을 줘야 된다는 거죠. 경제각료의 팀을 짜는 것도 본인에 전권을 주고 정책도 경제정책은 본인이 전적으로 책임지고 하도록 하고.

◇ 정관용> 경제전문가면서 국정 경험도 있고 뭔가 이렇게 추진력과 소신도 있고 거기까지 쭉 말씀하시는 거 보니까 누구 염두에 둔 분이 있군요.

◆ 윤여준> 그런 분 찾아보면 한두 분 안 계시겠습니까?

◇ 정관용> 지금 그동안 거론된 걸 보면 경제통이면서 다선 의원이고 경제부총리, 교육부총리 다 지낸 김진표 의원?

◆ 윤여준> 신문에 보니까 그분 제일 많이 오르내리고. 또 몇 분 계시더라고요. 아무튼 훌륭한 분들이라고 생각하는데. 다만 지금 위기극복이라는 걸 전제로만 얘기하면 너무 원만한 분들 아니냐.

◇ 정관용> 그렇기는 또 그러네요. 위기극복까지 해낼 수 있는 그런.

◆ 윤여준> 말하자면 흔히 말하는 돌파력. 그러면 너무 거창한 표현인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위기를 뚫고 나가는 역량이랄까 용기가 있어야 되니까.

◇ 정관용> 누구죠?

◆ 윤여준> 찾아보십시오.

◇ 정관용> 있다 이거죠?

◆ 윤여준> 있겠죠, 뭐. 찾아보면.

◇ 정관용> 그리고 그분한테 경제분야에 대한 거의 조각권까지도 줘라?

◆ 윤여준> 전권을 다 맡기라는 거죠. 그러고 나서 책임을 물으면 되잖아요.

◇ 정관용> 내각은 그렇게 하고. 당은 이낙연 총리 복귀, 공동선대위원장 등등으로 총선 치르고. 총선 후에는 당이 민심을 수렴하는 그런 본연의 기능을 다시 하도록 하고.

◆ 윤여준> 그러니까 대통령만 계속 추종하는 것 같은 모양새를 보이면 국민이 여당으로 평가를 안 한다는 말이죠. 그러니까 힘을 실어주어서 웬만한 건 여당이 알아서 하도록. 그래야 야당도 여당하고 뭘 국정을 의논하려고 그러죠. 대통령이 여당의 힘을 빼버리니까 야당이 대통령하고 상대하려고 그런다고요. 그럼 대통령이 정치적 부담이 오는 거거든요.

◇ 정관용> 그러면 특히 내각에서는 총리 중심 경제팀에 힘을 왕창 실어줘야 되고 당에 힘을 실어주면 자동으로 청와대는 힘을 빼야 되는군요.

◆ 윤여준> 청와대 비서실은 그렇겠죠. 그러나 대통령의 권위는 더 올라간다고 봐야죠. 대통령이 못 되면 모든 걸 다 책임집니까? 탁탁 막히면. 저는 그 위에서 큰 것만 정말 중요한 것만. 또 총리나 이런 사람들이 독단적으로 뭘 하겠습니까? 대통령하고 의논해서 결정 하겠죠. 그러면 대통령은 사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내서 정말 중요한 국사에 전념할 수 있고 대통령의 권위도 더 올라가는 거거든요. 그런데 대통령들이 이걸 자꾸 어떻게 받아들이냐면 자기 힘이 약해질 거라고 겁을 내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거든요. 대통령의 권력은 나눠줄수록 커진다는 말이 있잖아요.

◇ 정관용> 그걸 제대로 실천한 대통령 보신 적 있으세요?

◆ 윤여준> 거의 없죠.

◇ 정관용> 내각과 당에 힘을 나눠줄수록 대통령의 권위는 더 올라간다. 이 변증법. 그걸 실천해야. 대통령 비서실 사람들이 그걸 싫어해서 그렇게 못하는 거 아니에요?

◆ 윤여준>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니고요. 비서실을 더 방대하게 만들어놓으면 어느 조직이나 방대한 조직이 생기면 일을 해야 된다고요.

◇ 정관용> 일하는 척이라도 해야 되니까.

◆ 윤여준> 그러니까 자꾸 간섭하게 되고 그런 거죠. 그런데 어떻게 보면 대통령 책임제 하에서는 당연한 것일 수도 있는 거죠. 그런데 우리는 이게 총리제라는 게 내각제와 대통령제가 혼합된 거잖아요. 기형적인 형태인 거죠.

◇ 정관용> 그리고 여야 관계, 대야 관계는 어떻게 풀어가는 게 좋다고 보세요, 앞으로? 그것도 물론 총선 이후가 됩니다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삭발을 마치고 나경원 원내대표, 당 지도부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윤창원기자)

◆ 윤여준> 여당이 중심에 서서.

◇ 정관용> 여당이, 대통령이 아니라.

◆ 윤여준> 그럼요. 여당 대표가 원내대표 중심에 서서 야당하고 계속 협상할 거 하고. 국회라는 게 말로 싸우는 데 아닙니까?

◇ 정관용> 그러니까 민주정치의 본연으로 돌아가라는 얘기군요, 한마디로.

◆ 윤여준> 그게 왜 교수님 아시다시피 우리보다 훨씬 민주주의의 역사가 긴 나라의 학자들이 민주적인 과정이다 그러잖아요. 그래서 민주주의라는 게 결국 국민이라는 집단의사를 결정하는 과정이 민주정치의 과정이잖아요. 왜냐하면 그 의사에 따라 국정을 펴야 되니까. 그럼 그 과정을 충실하게 밟으면 이게 협치가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고 국민통합이 달성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 원리를 안 지키면서 자꾸 협치를 얘기하고 통합을 얘기하는 것은 저는 정직하지 못한 태도라 이렇게 얘기하는 거죠. 뭐가 따로 있는 것처럼 얘기하지 말라는 거예요.

◇ 정관용> 교과서에 있는 민주주의에 충실하면.

◆ 윤여준>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인데. 그걸 안 하면서 자꾸 따로 뭐가 있는 것처럼 말을 한다.

◇ 정관용> 교과서에 있는 민주주의의 기본원칙. 사실 상호 존중이 기본이니까. 고집과 독선 이거랑은 정반대여야 되죠?

◆ 윤여준> 그럼요, 그럼요.

◇ 정관용> 그렇죠? 우선 권력을 쥔 쪽이 자기 권력을 일단 내려놓으라는 얘기잖아요.

◆ 윤여준> 야당이 권력을 다 내려놓으라고 요구한 야당이 있습니까? 좀 나눠달라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집권을 하면 자기 권력 일정부분은 나눠줘라.

◆ 윤여준> 그래야해요

◇ 정관용> 야당에게?

◆ 윤여준> 그런다고 대통령 권력이 약해지는 게 아니라 더 세진다니까요.

◇ 정관용> 그런데 처음에 윤여준 전 장관께서 광장의 정치 얘기하신 그것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 방송을 들으시는 많은 시청자 가운데 지금 약간 분통을 터뜨리면서.

◆ 윤여준> 왜요?

◇ 정관용> 저 야당이 무슨 당도 아닌데 분노하시는 분들.

◆ 윤여준> 당도 아니라도 거기 소속한 국회의원 백열몇 명인가요? 다 국민의 대표입니다. 제도적으로 국민의 대표예요. 정통성이 있어요. 그걸 어떻게 부정할 건데요. 그걸 부정하면 민주주의 못하는 거죠. 그럼 인정하라는 거예요. 아무리 우습게 보여도.

◇ 정관용> 그러니까 교과서적으로 맞는 말씀인데 잘 인정을 못하시는 분들이 많다.

◆ 윤여준> 그러니까 가능한 한 그걸 참고 인내 없이는 민주주의 못 하죠.

◇ 정관용> 좋습니다. 당장 패스스트랙 법안들은 잘 될까요?

◆ 윤여준> 잘 모르겠습니다. 글쎄요. 누구도 자신 있게 얘기 못하는 것 같던데요.

◇ 정관용> 그렇죠?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건 잘.

◆ 윤여준> 야당이 대대적인 필리버스터를 하겠다고 지금 그런다는 거죠.

◇ 정관용> 의원직 총사퇴까지.

◆ 윤여준> 그것까지 얘기하더만요. 모르겠습니다. 임기가 얼마 안 남았으니까 결행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자유한국당이 의원직 총사퇴한다는 건 어쩐지 신뢰가 안 가기는 하는데요.

◇ 정관용> 그런데 그것보다 그전에 자유한국당 뺀 나머지 당끼리라도 의견조율을 100% 해낼 수 있느냐도 지금으로써는 낙관하기 어려워요.

◆ 윤여준> 그렇죠. 공수처도 걸려 있고.

◇ 정관용> 우선 선거법. 지역구 대폭 줄이는 문제 이런 등등 말이죠. 패스트트랙하고 100명이 넘는 국회의원이 고소 고발돼 있고 이런 소위 난리에 난리를 쳤는데 결국 아무것도 안 될 수도.

◆ 윤여준> 아무것도 안 됐죠.

◇ 정관용> 마지막까지도 아무것도 안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 윤여준> 그럴 수도 있겠죠, 최악의 경우에는. 선진화법이라는 게 그런 사태를 막자고 만든 법인데 그것도 지금 자유한국당이 여당일 때 만든 거 아닙니까? 왜 지금 와서 잘못됐다고 고치자고 하니까 자기모순이기도 하고. 그러니까 제도라는 건 어떤 제도도 완벽한 제도라는 건 없죠. 그러니까 운영하는 사람에 달린 거죠.

◇ 정관용> 아무튼 당면한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해서는 정말 누구도 말 못 하겠다. 조금 더 한 템포를 지어서 총선은 지금의 구도라면 어느 쪽이 더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보십니까?

◆ 윤여준> 그건 민주당이죠, 여당이죠.

◇ 정관용> 그 이유는? 지금 계속 여당을 비판해 오셨는데 잘못했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 윤여준> 상대적으로 보면 생각하더라고요. 그러니까 나가서 이렇게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면 민주당 신랄하게 비판을 해요. 그러고 나서는 자유한국당 얘기를 꺼내면 그건 더 싫다는 거예요. 더 나쁘다든가 이런 식이더라고요. 그래서 그 혐오감을 씻기가 정말 쉽지 않아 보여요.

◇ 정관용> 자유한국당이?

◆ 윤여준> 어쨌든 긴 혐오감을 그렇게까지 심어주는 데는 어떤 과정이 있었잖아요.

◇ 정관용> 역사성이 있는 거니까.

◆ 윤여준> 이걸 바꾸려면 더 긴 시간과 노력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 정관용> 큰 어떤 돌발변수가 있지 않는 한 지금으로서는 많이 못했어도 민주당이 총선에 이길 가능성이 크다라고 보신 거 아닙니까?


◆ 윤여준> 더군다나 대통령, 문 대통령 지지도가 지금 40%에 있잖아요, 넘잖아요. 내려갔다 올라갔다 하지만. 그게 상당히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거거든요. 왜냐하면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은 민주당 찍을 테니까. 그런데 지금 자유한국당이나 황교안 대표 지지도를 보면 굉장히 현저하게 많은 차이가 나잖아요.
문재인 대통령 임기 후반부 (PG)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많이 차이 있죠. 알겠습니다. 그런 후에 집권 후반부의 과제로 권력 분산형 개헌을 해내라라고 어디선가 주장하셨던데. 해낼 수 있을까요?

◆ 윤여준> 개헌이라는 게 들어서는 대통령은 안 해요.

◇ 정관용> 그런데 하겠다고 개헌안까지 내기도 했어요, 문재인 대통령이.

◆ 윤여준> 절대 안 해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으니까 안 한다고 하는데.

◇ 정관용> 제스처지 의지는 없었다?

◆ 윤여준> 그러니까 나가는 대통령이 해 주고 나가면 저는 솔직히 문 대통령이 지금 여러 가지 비판을 많이 받고 심지어 제가 낙제점이라는 얘기까지 했잖아요. 그렇지만 문 대통령이 개헌을 하고 퇴임한다 그러면 저는 설사 과오가 있더라도 상당부분이 저는 상쇄되고 나중에 굉장히 중요한 업적으로 남을 거라고 봐요.

◇ 정관용> 저도 지난 대통령이 개헌안 내고 등등 할 때 우리 방송에서도 이제야말로 뭔가 결론을 내야 되지 않느냐, 개헌에 대해서. 그런데 이번 20대 국회가 영 수용이 안 됐거든요. 그럼 새로 구성될 21대 국회라도 다시 한 번 개헌의 불씨를 갖다 지펴봅시다,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거든요, 방송에서도.

◆ 윤여준> 그래야 됩니다. 우선 대통령이 나서고 국민들도 이미 개헌의 필요성은 다 인정하고 있는 거잖아요. 그리고 심지어 시민사회에서는 지난 여러 해 동안 굉장히 많은 개헌에 관한 논의가 있었어요. 사실 많은 의견이 이렇게 모여 있거든요. 그러니까 대통령이 한번 개헌을 논의를 시작하자 하면 굉장히 빠른 시일 안에.

◇ 정관용> 그리고 만약에 전망하신 대로 지금의 여당이 국민의 지지를 받아서 상대적 지지를 받아서 총선에서 승리를 한다면 그 승리한 당이 또 나서서 권력분산형 개헌을 외치면 그럼 더 박수 받겠죠.

◆ 윤여준> 참으로 설득력이 있죠.

◇ 정관용> 더 박수 받겠죠. 기대해 봅시다.

◆ 윤여준> 배신하지 않는 기대는 없다는데 하여간 그래도 해 봐야죠.

◇ 정관용> 어디엔가는 희망을 자꾸 걸고 살아야죠.

◆ 윤여준> 그렇죠, 맞습니다.

◇ 정관용> 다음 총선 끝나고 다음 국회, 그리고 대통령 집권 후반부에 스스로 권력분산의 모습도 보여라. 그리고 권력 분산형 개헌까지 마무리를 지어라.

◆ 윤여준> 원래 또 그게 약속한 일이기도 해요.

◇ 정관용> 공약이죠?

◆ 윤여준> 공약입니다.

◇ 정관용> 여기까지, 윤여준 전 장관님 고맙습니다.

◆ 윤여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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