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장 전창진과 승장 이상범의 이구동성 "정신력의 차이"

국가대표 라인업의 데뷔전에서 패배를 당한 KCC. (사진=KBL 제공)
"오늘 아주 잘 진 것 같습니다."


KCC 전창진 감독은 씁쓸하게 웃었다. 11일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라건아, 이대성을 영입하면서 기존 이정현, 송교창으로 이어지는 국가대표 라인업을 꾸렸다. 여기에 찰스 로드도 합류시켰다. 12일 DB전이 국가대표 라인업의 데뷔전이었다.

걱정도 앞섰다. 라건아와 이대성은 11일 오후에야 팀에 합류했다. 패턴을 익힐 시간도 부족했다. 로드 역시 몸 상태를 제대로 확인할 시간도 없었다.

더 큰 문제는 선수들의 정신력이었다.

전창진 감독은 DB전에서 77대81로 패한 뒤 "오늘 아주 잘 진 것 같다"면서 "전부 다 경기 전부터 이겨있더라. 벤치에서 들어가는 선수나, 경기에 뛰는 선수나 이미 이겨있었다. 자기 역할을 못하고, 희생할 수 있는 선수가 없었다. 마음적으로 이겨있는데 스포츠가 그렇지 않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이기는데 체육관에 오기 전부터 이겼다는 생각을 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기존 리온 윌리엄스와 조이 도시를 보내고 라건아, 로드의 영입으로 외국인 선수가 한층 강해졌다. 대신 예전에 보여줬던 농구가 사라졌다. KCC의 DB전 어시스트는 11개. 시즌 평균 19개에 한참 못 미쳤다.

전창진 감독은 "그동안 열심히 뛰어서 움직임을 통해 찬스를 만드는 농구를 하다가 편해진 것이다. 그게 앞으로 숙제"라면서 "상대가 경기를 잘했고, 정신적 무장도 잘 됐다. 이기려는 집념도 강했다. 전부 편하게 농구하려는 부분이 잘못됐다. 오늘 잘 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전창진 감독은 실수도 인정했다. 바로 이대성에 대한 부분. 이대성은 27분12초를 뛰는 동안 10개(3점 8개)의 슛을 하나도 성공하지 못했다.

전창진 감독은 "몸도 안 좋고, 체력이 달리는 상황을 간파했는데 못 뺀 것이 내 실책"이라고 말했다.

승장 이상범 감독도 같은 생각이었다. 정신력의 차이다.

이상범 감독은 "3연패 중이었는데 오늘 선수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한 발씩 더 뛰었다. 선수들이 만들어준 1승"이라면서 "연패를 끊어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김민구가 승부처에서 해결사로 나섰다. 허웅도 11점과 함께 수비에서 돋보였다. 김태술의 리딩은 여전했고, 유성호는 김종규가 빠진 사이 공백을 잘 메웠다. 그 힘이 바로 이기려는 열정이었다.

이상범 감독은 "허웅이 수비를 잘해줬다. 궂은 일도 해줬다. 김민구가 결정적 순간 터졌지만, 그 전에 김태술과 허웅이 끌고 갔다. 김종규 공백 메우는 것도 유성호가 잘해줬다"면서 "수비적인 부분에서 잘해주고, 이겨야 한다는 마음과 열정이 상대보다 더 있었다"고 강조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