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성이 말하는 트레이드 "제 선택이 나비효과가 된 거죠"

KCC로 이적한 이대성. (사진=KBL 제공)
"제 선택이 나비효과가 된 거죠."

KCC 유니폼을 입은 이대성은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다. 갑작스러운 트레이드로 현대모비스를 떠나 KCC로 이적한 상황. 돈을 원한 것도, 자유로운 농구를 원한 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면서도 연봉 협상 때 자신의 선택으로 인한 트레이드라는 것도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다.


이대성은 12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DB전에 앞서 "아직 실감이 안 난다. 경기장에 도착해서도 라건아와 원정 라커룸으로 갔다"고 멋쩍게 웃었다.

이대성은 11일 트레이드를 통해 KCC 유니폼을 입었다. 라건아와 함께 KCC로 향하고, 리온 윌리엄스와 박지훈, 김국찬, 신인 김세창이 현대모비스로 둥지를 옮기는 대형 트레이드였다.

이대성은 "오전에는 정신이 없다가 저녁 때 많은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런 상황을 만든 것에 사람들은 모르는 나만의 논리가 있다. 팬들에게 했던 말을 바꿨다는 여론도 있는데 오히려 나는 그 말을 지키기 위해 행동했다. 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이대성은 연봉 협상에서 스스로 연봉을 적게 받는 선택을 했다. 1억9500만원에 도장을 찍으면서 시즌 종료 후 FA로 나올 때 보상 선수 없이 팀을 선택하는 상황이 됐다.

현대모비스도 리빌딩을 위해 이대성을 포기했다.

이대성은 "서운하기보다는 나로 인해 시작된 것이다. 물론 이렇게까지 될 줄 몰라 힘든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 "돈을 좇는 것도 아니다. 열정적인 선수라는 것도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선택을 했는데 이렇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돈도 아니고, 자유로운 농구를 바란 것도 아니다. 유재학 감독님은 아버지 같은 분이다. 감독님과 불화설도 아니다. 내가 공도 다 가지고 했고, 은인인데 불만이 있을 수 없다"면서 "내 선택이 나비효과가 됐다. 협상 과정 때문에 현대모비스도 선택을 한 것이다. 3억 이상이면 보상 선수가 생기니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팀 운영을 위한 선택이라 이해한다. 감사함을 잊은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양동근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이대성은 "돌이켜보니 감독님에게도 죄송하고, 특히 동근이 형에게 너무 죄송하다. 디테일하게 말은 못하지만, 욕심 많고 이기적인 나를 동근이 형은 6년을 안아줬다. 그래서 눈물이 많이 났다"면서 "그런 감사함을 당연시했던 것 같다. 양동근이라는 사람이 해준 것을 나라면 해줄 수 있을까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대성과 라건아, 그리고 찰스 로드의 합류로 KCC는 단숨에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이대성도 마지막에는 특유의 유쾌함을 보여줬다.

"우승해야죠.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관심이 들어올 때 우승해야죠."

자신감과 달리 아직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모습이었다. 이대성은 DB전에서 10개의 슛을 던져 하나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어시스트도 고작 1개. KCC도 77대81로 패하면서 4위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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