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김덕기 앵커
■ 코너 : 김수영 기자의 <왓츠뉴(What's New)>
◆ 김수영 > 공상과학 영화에서 주인공이 주문하는 대로 로봇이 음식일 조리해서 갖다 주는 장면, 한번쯤 보신 적 있으실 텐데요. 음식 주문부터, 조리, 배달을 하는 로봇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 오늘은 이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 김덕기 > 최근 몇 년 사이에 상당히 많은 점포에서 키오스크가 점원을 대신해 주문을 받고 있는데 음식 조리와 서빙은 물론 배달까지 하는 로봇이 나오고 있군요.
◆ 김수영 > 네 그렇습니다. 배달 어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지난 7월 주문부터 서빙까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봇이 담당하는 미래형 식당을 '쇼룸(show room)' 개념으로 운영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일하던 서빙로봇 '딜리'가 풀무원이 운영하는 식당에 진출했다고 해서 제가 서빙로봇을 만나고 왔습니다.
◆ 김수영 > 서빙로봇이 할 수 있는 업무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고객을 응대하는 직원 수가 달라지지는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다만 직원들이 기존에 하던 육체노동 강도는 한결 낮아졌다고 하네요.
서빙로봇은 4단 선반에 바퀴가 달린 형태인데요. 주문받은 음식의 조리가 끝나면 직원이 음식을 로봇 위에 올려놓고 테이블 번호를 입력하고요. 이후 서빙로봇이 테이블로 이동해서 음식을 전달하게 됩니다. 다만 테이블까지 전달된 음식을 테이블로 옮기는 작업은 사람이 해야 합니다.
"고객님 주문하신 메뉴가 도착했습니다. 메뉴를 꺼내신 후 '확인(버튼)'을 꼭 눌러주세요"(딜리)
◇ 김덕기 > 직원들은 통로에 장애물이 있으면 피해서 지나가잖아요. 서빙로봇은 어떻게 가나요?
◆ 김수영 > 서빙로봇도 사람처럼 장애물을 피해서 움직이고, 지나가야 하는 길에 사람이 서있으면 '비켜달라'고 양해를 구하기도 하더라고요.
"죄송합니다. 길 좀 비켜주시겠어요? 죄송합니다. 길 좀 비켜주시겠어요?"(딜리)
◇ 김덕기 > 방금 로봇이 길을 비켜달라고 한 거죠? (그렇죠) 어떻게 이렇게 움직일 수 있는 거예요?
◆ 김수영 > 서빙로봇은 실내 자율주행로봇의 하나로 봐야하는데요. 실내에는 GPS가 없기 때문에 스스로 공간을 학습해 지도를 그리는 매핑(mapping) 기술과 센서 등을 활용해 위치와 장애물 등을 인식해서 이동을 합니다.
다만 로봇에서 테이블로 음식을 옮기는 것을 고객이 직접 했던 것처럼 고객이 비우고간 그릇을 치우는 것은 여전히 '인간 직원'의 업무로 남아 있습니다.
◇ 김덕기 > 아직은 음식을 이동하는 단순 업무만 로봇이 하고 있군요.
◆ 김수영 > 그렇죠. 그래도 많은 고객들이 낯설어하기보다는 신기해하고 반기더라고요.
"로봇이 서빙해주니까 더 맛있는 것 같아요. 너무 신기하고 웃는 모습이 귀여운 것 같아요"(표수림‧26살‧회사원)
◇ 김덕기 > 서빙로봇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배달로봇도 궁금해지네요.
◆ 김수영 > 아까 서빙로봇이 실내 주행로봇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한정된 공간을 움직이는 실내 주행로봇과 달리 날씨와 보행자, 차, 장애물 등 많은 돌발변수에 대응해야 하는 실외 배달로봇은 국내에서 아직 상용화 단계로 보기어렵고요.
KT도 비슷한 기능의 '어메니티로봇'을 선보였는데요. 호텔방에서 고객이 물이나 수건 같은 어메니티를 요청하면 물품담당 직원이 배달로봇에 어메니티를 넣고 호텔방 번호를 입력하면 배달로봇이 배달하게 됩니다. KT AI로봇사업 담당자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Building)과 내비게이션 기술을 활용해서 직접 스스로 경로를 찾고 엘베 스스로 승하차하며 객실 앞까지 자율주행으로 이동합니다"
◇ 김덕기 > 한 공간에서 움직이는 서빙로봇과 달리 배달로봇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한다는 거잖아요. (그렇죠) 로봇이 어떻게 엘리베이터를 호출하고, 자기가 올라가야하는 층을 누르는 건가요?
◇ 김덕기 > 외식업은 사람이 응대하는 대표적인 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산업에 로봇이 활발하게 도입되는 이유가 있을까요?
◆ 김수영 > 단순 업무를 로봇이 도와주면 사람을 응대하는 본질적인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빙로봇과 배달로봇 모두 인간이 하는 업무 중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을 도와주면 인간이 하는 업무의 효율, 서비스의 질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는 거죠.
◇ 김덕기 > 그런데 로봇 가격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나요?
◆ 김수영 > 조리로봇과 서빙로봇, 배달로봇의 대당 가격은 적게는 수천만 원, 많게는 1억 원을 넘습니다. 인건비 절감 등 당장의 수익성 향상이 눈에 보인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하지만 지금도 렌탈 형태로 이용할 수 있는 로봇들이 있고 기술 개발과 대량 주문 등이 이뤄지면 로봇의 가격은 더 낮아질 수 있겠죠.
또 아직은 초기단계이지만 로봇에 도움을 받은 직원들의 서비스 질이 높아질 경우 로봇 도입을 고민하는 분들이 더 많아질 것이고요.
로봇의 활용으로 생산성이 향상되는 것은 환영할 만 하지만 단순 업무 일자리 감소에 대한 고민도 시작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김덕기 >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