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새 재판부 "사회적 참사에 대한 성찰 필요"

'재판부 기피신청' 이후 기존 재판부 요청으로 변경
"매주 화요일마다 재판...내년 상반기 넘기지 않을 것"

지난 8월 27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사회적참사 특별위원회가 진행한 2019 가습기살균제 진상규명 청문회가 관련 기업 대표 등이 출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새로 맡게 된 재판부가 "진지한 성찰을 바탕으로 공방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12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와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 등 13명에 대한 공판에서 공판갱신 절차를 마친 뒤 이같이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뿐 아니라 전국민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본인들의 억울한 사정을 이야기할 기회는 충분히 드리겠다"면서도 "이 재판에서 지나치게 법기술적으로 접근한다는 인상을 준다면 국민들이 눈살을 찌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사회적 참사가 일어난 것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바탕에 깔린 상태에서 법리적·사실적 공방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안 전 대표 등은 재판부의 말에 공감하면서도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다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사회적 참사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한다"면서도 "검찰은 (애경산업을) 공동제조자로 기소했으나 애경산업은 판매자로서 제조업체인 SK케미칼을 전적으로 신뢰했을 뿐 판매자로서 필요한 주의의무는 다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 사건은 중요사건으로 지정돼있다"며 "앞으로 매주 화요일 재판을 진행하고 내년 상반기 중에는 (심리를) 끝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애초 이 사건은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가 맡아 왔지만 지난달 7일 13차 공판 이후 형사합의23부로 재배당됐다. 이날 공판은 재판부가 변경된 이후 처음 열렸다.

앞서 안 전 대표 등 피고인 6명은 기존 재판부를 이끌던 정 부장판사의 남편인 황필규 변호사가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비상임위원인 점을 지적하며 "공정한 재판을 받기 어렵다"고 재판부 기피신청을 냈다.

법원은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정 부장판사의 요청에 따라 형사합의23부로 사건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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