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수사 관계자는 12일 기자간담회에서 "CJ ENM 고위 관계자를 포함해 현재까지 10여명을 입건했다"며 "(투표수 조작 과정에) 고위 관계자가 개입했는지 여부를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입건된 피의자들 중에는 앞서 구속영장이 신청된 안준영 PD와 김모 CP 등 제작진과 김모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부사장 등 연예기획사 관계자들도 포함돼 있다고 전해졌다.
안 PD와 김 CP는 지난 5일 구속됐다. 경찰은 안 PD가 연예기획사들로부터 접대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배임수재 혐의를 적용했다. 접대는 지난해부터 한번에 수백만원씩 40차례 넘게 이뤄졌고, 총액은 1억원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경찰은 구속 기간이 끝나는 오는 14일 이전에 안 PD와 김 CP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미 안 PD는 경찰 조사에서 시즌4인 '프듀X'뿐만 아니라 지난해 방송된 '프로듀스48'의 투표수 조작 혐의도 인정했다고 전해졌다.
향후 경찰 수사는 이같은 투표수 조작에 CJ ENM 고위 관계자의 직·간접적인 개입이 있었는지 밝히는데 집중될 전망이다.
시청자가 지켜보는 공개 오디션인데다 유료문자 투표까지 받는 대형 프로그램을 실무 제작진 일부의 결정으로 조작하기는 어려웠을 거라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경찰 관계자는 "공정사회를 실현하는 차원에서라도 이번 투표수 조작 의혹은 면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시청자들은 '프듀X' 마지막 생방송 경연에서 유료문자 투표 결과, 유력한 연습생들이 탈락하고 의외의 인물들이 데뷔조에 포함되면서 투표수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수사당국과 업계 등에 따르면, 경찰은 '프듀X' 데뷔조로 선발된 11명 가운데 일부 연습생의 최종 득표수가 실제로는 탈락군에 속했던 사실을 파악했다. 탈락군에서 데뷔조로 순위가 뒤바뀐 연습생은 2~3명 정도로 전해졌다.
투표수 조작 의혹은 현재 '프로듀스' 전체 시즌을 넘어 엠넷의 또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이돌학교'로까지 번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