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에 물 갈아줬다"…조국 딸이 논문저자 된 경위

"정경심이 참가할 수 있게 해달라 부탁해"…공소장에 적시
부산의 모 호텔 '인턴확인서' 아예 직접 만들어…딸도 '공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사모펀드 의혹 등에 관한 혐의로 청구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모 씨가 수초 접시에 물을 갈아주는 등 간단한 체험활동 등만 하다가 정경심 교수의 부탁으로 국제조류학회지 발표초록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정 교수 공소장에 따르면, 정 교수는 2008년 7월쯤 자신과 대학동창으로 친분이 있던 국립대학교 A교수를 찾아가 조씨의 대학진학을 위한 인턴경력을 부탁했다.


정 교수가 A교수를 만난 당시에 딸 조씨는 집에서 선인장 등을 키우면서 생육일기를 쓰거나 독후감을 작성해 A교수에게 보고하는 등의 활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09년 5월에서 7월쯤에는 한달에 1~2번 정도 A교수 대학 연구소에서 수초의 일종인 '홍초식물' 접시의 물을 갈아주는 등의 간단한 체험활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정 교수는 A교수에게 같은해 8월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조류학회에 조씨가 참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고, 조씨는 학회에서 발표되는 포스터 및 논문초록에 제3저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검찰에 따르면, 해당 포스터와 논문초록은 A교수의 대학 연구소 대학원생 등이 연구 및 실험해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연구나 실험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거나 논문 작성 등에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 교수가 적극적으로 딸의 '허위스펙'을 만들어낸 정황도 밝혀졌다.

정 교수 공소장을 보면, 정 교수가 조씨가 호텔경영 관련 학과 지원에 관심을 보이자 관련 경력을 허위로 만들어 내기로 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해당 공소장에 따르면 정 교수는 2009년 7월쯤 워드프로그램을 이용해 부산 소재의 모 호텔 대표이사 명의로 실습수료증과 인턴십 확인서를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해당 호텔 관계자를 통해 직접 날인받아 같은해 10월 허위 수료증 및 확인서를 만들었다.

심지어 정 교수는 조씨 인턴 활동 내역이 방학기간에 맞춰 생활기록부에 기재되도록 하기 위해 인턴 기간을 수정해 다시 수료증 및 확인서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결과 조씨는 해당 호텔에서 인턴활동을 한 사실이 없었다.

이와 함께 정 교수가 초등학교 동창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이모 박사에게 부탁해 조씨의 허위 인턴확인서를 조작한 사실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공소장에 따르면 정 교수는 KIST 연구센터장 이 박사에게 부탁해 조씨로 하여금 분자인식연구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했다. 이후 조씨는 면접을 본 뒤 2011년 7월 12일부터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나 같은달 21일까지 3~4일만 참여했고 3주간 인턴을 했다는 내용의 확인서 파일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해당 확인서에 조씨의 주민번호가 없고 학과명도 잘못 표기돼 있자, 정 교수는 직접 확인서를 만들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정 교수는 파일 내용 일부를 삭제한 뒤 KIST 기관 로고와 서명을 남긴 뒤 '3주간 주 40시간씩 인턴을 했다'는 내용의 문구를 넣어 허위 확인서를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해당 확인서를 활용했음에도 조씨가 모 의학전문대학원에 합격하지 못하자, 정 교수는 2013년 6월 파일 내용을 직접 수정해 '2011년 7월11일부터 29일까지 3주간(주 5일, 일 8시간 근무, 총 120시간)'라고 적는 등 내용을 부풀린 것으로도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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