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프로듀스' 시리즈를 둘러싼 조작 논란에 대한 경찰 수사가 한창인 가운데 프로그램을 이끈 안준영 PD가 조사 과정에서 시즌3와 시즌4에 대한 순위 조작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아이즈원과 엑스원을 향한 음악 팬들의 신뢰는 완전히 깨진 분위기다.
이에 엠넷은 11일로 예정돼 있던 아이즈원의 새 앨범 발매를 무기한 연기하고 컴백 쇼를 없던 일로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각 방송사는 아이즈원을 사실상 '출연 불가' 대상으로 지정, 멤버들이 컴백을 앞두고 촬영해둔 예능 프로그램들의 방송을 줄줄이 취소했다.
엑스원의 경우 아직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진 않았다. 이들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브이라이브 어워즈'에 참석할 예정인데 일정에 변동사항이 없는 상태다. 꿋꿋이 활동을 강행해보겠다는 것인데,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점점 거세지고 있어 계획대로 일이 풀릴지는 지켜볼 일이다.
이런 가운데 아이즈원과 엑스원 멤버들의 원 소속사들은 입장 발표 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아이즈원과 엑스원은 CJ ENM 산하 레이블 소속이지만, 애초 멤버들의 원 소속사는 따로 있다.
앞서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안 PD가 지난해부터 연예기획사들로부터 여러 차례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으며 접대 총액이 수천만 원대라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 속 '우리 기획사는 조작 논란과 무관합니다'라는 식의 입장문을 낸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공식적인 수사 결과가 발표되길 기다리며 업계 '공룡'인 CJ ENM과의 관계를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는데, 이처럼 입을 꾹 닫고 있는 소속사들의 대한 팬들의 비판 여론 또한 거세지는 중이다. 이 사달이 난 건 제작진과 소속사들의 잘못된 선택 때문인데 '총알받이'가 된 게 아이즈원과 엑스원 멤버들이 된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또, 조작 논란과는 무관할 수도 있는 멤버들까지 함께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기이에 각 소속사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시한부 활동을 펼친 뒤 해산하는 구조인 아이즈원과 엑스원이 데뷔 당시 CJ ENM 측과 약속한 활동기간은 각각 2년 6개월과 5년인데, 활동의 길이 꽉 막혀가고 있는 이들이 그 기간을 온전히 채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연예기획사 고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팬들의 비난이 거세지는 가운데 아직 그룹의 존폐여부와 관련해 CJ ENM 측으로부터 전달받은 입장이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