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 '공무원은 봉인가?'…어느 인천시의원의 갑질

박남춘 인천시장 (사진=인천시 제공)
인천시의회 기획위원회 손민호(민주, 계양 효성1·2동) 의원은 7일 열린 시 대변인실을 상대로 한 행정감사에서 작정하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대변인, 대답 잘 하세요. 이런 식으로 하면 내가 대변인실 예산 다 삭감할 겁니다."

"그럴거면 조직 명칭을 대변인실이라고 하지 말고 그냥 공보실로 바꾸세요. 혼선을 주잖아요."

"'소통기획담당관실 소관인데 왜 나한테 묻느냐' 지금 그 말이잖아요."

이날 손 의원 주장의 핵심을 요약하면 이렇다. 왜 대변인실이 직접 유튜브 대응과 이미지·영상 광고물 제작까지 직접 담당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위에서 언급한 거친 언사들이 나왔다.

김은경 시 대변인은 "유튜브와 이미지·영상 광고물 제작업무는 소통기획담당관실 소관이며 대변인실의 업무는 신문과 방송매체 지원 등 언론에 국한돼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박남춘 인천시장은 취임 후 조직개편을 통해 시의 공보와 홍보 기능은 두 부서에서 담당하도록 했다. 대변인실이 언론을 상대로 한 공보를 맡고 소통기획담당관실이 유튜브 대응과 홍보를 담당하도록 한 것이다.

시 대변인실 인력과 예산 상황을 살펴볼 때 '왜 이 두가지 업무를 대변인실이 직접 하지 않느냐'고 따지는 것은 공허해 보인다. 현실을 도외시한 주장이기 때문이다.

인천시보다 예산과 인력이 훨씬 많은 서울시와 경기도도 업무의 효울성을 높이기 위해 공보와 홍보를 담당하는 부서는 각기 달리하고 있다.

또 인천시정과 관련한 유튜브 채널의 다양한 주장에 대해서 대변인실이 왜 적극 대응하지 않느냐는 질타도 납득하기 어렵다.

이는 '마치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온라인 기사 댓글 하나하나에 대해 적극 대응하라'는 것처럼 무모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손 의원은 왜 이렇게 무리한 주장을 펼친 것일까. 답은 아래 그의 발언에 녹아 있었다.

"인천시 홍보영상과 이미지 광고 가운데 부평과 계양, 미추홀구와 관련된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모두 공항과 항만, 송도신도시만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원도시 주민들에 대해서도 비젼을 줘야 합니다."

결국 손 의원이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었다. '내 지역구와 관련된 홍보영상과 이미지 광고도 적극 제작하라'는 말이다.

그의 말대로 인천의 원도심도 각종 개발로 점차 활기를 찾아가는 시점인만큼 시 행정부가 충분히 귀를 기울일만한 대목이다.

하지만, 손 의원의 이런 좋은 제언도 문제 제기 방식의 투박함으로 빛을 잃고 말았다.

조직 개편과 대변인실 업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없는 또 하나의 '갑질'로 비춰졌을 뿐이다.

※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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