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은 성공적인 항공사 운영 경험을 가진 반면 현대산업개발은 두둑한 현금을 보유한 것이 장점이다.
결국 금호산업과 채권단이 어떤 점에 무게를 두고 평가할지가 인수전의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PE 컨소시엄 등 3곳이 전날 마감된 아시아나항공 본입찰에 참여했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이 재무적 투자자(SI)의 단독 인수를 불허했기 때문에 KCGI 컨소시엄이 대기업을 전략적 투자자로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SK와 GS, 신세계, 호텔신라 등이 그 대상으로 거론됐지만 모두 불발돼 KCGI 컨소시엄은 중견기업을 전략적 투자자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애경그룹 컨소시엄과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1위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은 항공업에 대한 운영 노하우를 가진 유일한 입찰자다.
특히 항공업계 전반이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2위인 아시아나항공과 3위인 제주항공의 인수합병을 통해 체급을 키우면,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통해 노선 최적화와 사업역량 고도화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여기에 재무적 투자자인 스톤브릿지도 단기수익률을 추구하는 사모펀드가 아니라 항공산업의 성격을 이해하고 항공업의 장기적 전망을 공유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게 애경의 입장이다.
반면 현대산업개발의 강점은 자금력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9조 7000억원 규모에 달하기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은 현금성 자산만 1조 5000억원을 보유했고, 재무적 투자자인 미래에셋대우도 자기자본을 9조원 이상 가져 증권업계의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항공 산업의 특성상 현대산업개발이 현재 하고 있는 면세점 사업, 호텔‧리조트 사업 등과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항공사 운영 경험이 없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KCGI는 대한항공의 지주사인 한진칼의 사실상 최대주주다. 우리나라 대형항공사(FSC)를 모두 거머쥐고 항공업계의 경쟁을 완화하는 동시에 노선 효율화로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자금 동원력에 의문부호가 붙은 상황에서 무게감 있는 전략적 투자자를 찾지 못한 탓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본입찰 참가자들이 낸 인수 가격과 운영 역량 등을 평가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따라서 각 컨소시엄이 낸 인수 가격이 핵심인 동시에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전략도 승패를 좌우할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한편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본입찰 참가자들에 대한 평가와 국토교통부의 인수 적격성 심사 등을 거쳐 이르면 다음주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매각을 연내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만약 유찰이 되거나 연말까지 매각이 성공하지 못하면, 채권단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처분할 수 있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