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최근에는 급여와 복지 뿐만 아니라 '기업 문화' 때문에 중소기업을 피한다는 취업준비생들이 적지 않다.
지난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중소중견기업 취업박람회에서 만난 청년들 가운데 상당수가 '꼰대문화를 타파해야 중소기업에 사람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부모님이 중소기업을 운영한다는 취준생 A씨는 "꼰대 문화가 기피 대상"이라며 "중소기업의 경우 직원수가 작다 보니 어떨 때는 사생활에 간섭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이 급여 수준이 안되는 것은 누구나 다 알기 때문에 회사의 생각과 문화라도 바꿔야 한다"며 "대기업은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억지로라도 사내 문화를 바꾸는데 중소기업은 아직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취준생 B씨는 "중소기업에는 꼰대들이 더 많이 있을 것 같다"며 "기업문화가 좀 더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취준생 C씨는 "돈만 많이 주고 개처럼 부리거나 사람 취급하지 않는 회사는 별로 가고 싶지 않다"며 "내가 하는 일을 존중해 주고 직원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하는 회사에 입사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 6월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취업 후 가장 후회되는 회사' 1순위로 '꼰대가 많고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가진 회사'를 꼽았다. 야근과 주말출근이 많은 회사나 월급이 적은 회사는 각각 3위와 4위였다.
소위 '꼰대' '꼰대문화'는 달라진 시대환경을 읽지 못하고 예전의 경험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거나 재단해 남에게 강요하는 것을 말한다. 확장하면 '공사 구분 없이 직원의 모든 것을 지배하려는 행위' '남의 비판에는 날카롭지만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문화'도 꼰대 또는 꼰대문화로 치부된다.
한편 중소기업계가 요구하고 있는 '주 52시간 근로제 유예'에 대해서는 취준생들은 대체로 유예할 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취준생 D씨는 "중소기업이 주 52시간 근로제를 시행할 여건이 안되는데 무조건 맞추게 하면 성장할 기회가 없어진다"며 "기업 규모에 따라 근로시간을 유동적으로 단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취준생 E씨 역시 "주 52시간제가 시행되고 있는 대기업도 일할 시간이 부족해 집에서 잔무를 처리한다고 한다"며 "중소기업도 그럴 것이기 때문에 차라리 주 52시간제를 유예하고 돈으로 보상받는게 낫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소기업계가 요구하고 있는 '기업 규모별 최저임금 차등적용' 주장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대했다.
대부분의 취준생들은 "중소기업의 최저임금이 대기업 보다 낮아진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격차가 더 벌어져 중소기업을 더욱 기피할 것" "최저임금이 차등적용된다면 중소기업 취업 대신 아예 알바를 할 것" "똑같은 일을 하는데 임금은 적게 받는다면 열등감이 생길 것"이라며 반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