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코네티컷대 역사학과 교수인 알렉시스 더든 교수는 지난달 23일 뉴욕타임스 오피니언에서 ‘America’s Dirty Secret in East Asia(동아시아에서 미국의 더러운 비밀)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수십 년 지속된 백악관의 편애 때문에 현재 한일관계가 악화일로에 있다"고 주장했다.
더든 교수는 “지난 몇 달 동안 미국의 동아시아 주요 동맹국인 일본과 한국은 서로 싸우고 있다”며 “일본의 한반도 지배 시기 강제노동, 영토문제, 성노예와 같은 일본 기록에 대한 상반된 해석을 두고 양국 간 불화가 수십 년 지속되다가 1965년 한일 양국이 국교를 정상화한 이후, 이 다툼은 양국 관계를 최저점에 이르게 했다. 이러한 논쟁들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여서 이 일은 아직도 한일 양국에 민족주의적 충동을 뜨겁게 불러 일으킨다"고 그 배경을 지적했다.
더든 교수는 나아가 "이 충돌의 지점이 된 1965년 한일 간에 맺어진 조약은 백악관이 중재했던 것으로, 일본 정부는 1965년 조약이 강제 노동에 대한 배상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최종적이고 완전히 해결했다고 주장하지만 한국인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의 파문은 2018년 말 대법원이, 강제노역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11명의 한국인 남녀에게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에 배상을 요구하도록 허락하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촉발됐다"고 역사적 배경과 전개과정을 짚었다.
특히 더든 교수는 "한일 간에 싸우고 있는 역사적 사건이 본질적으로 미국의 개입에 의해 만들어졌다. 1965년 조약으로 도움을 주었다고 미국이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자국의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편의상 한 동맹국을 다른 동맹국보다 선호했다"며 사실상 미국이 일본의 입장에 서서 이 조약을 추진했다고 봤다.
더든 교수는 이에 대한 증거로 미국의 일본 점령시기에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의 수석 정치고문 역할을 한 윌리엄 J. 세발드에 주목했다.
더든 교수는 “세발드는 일본의 유력 정치 인사들과 개인적인 친분관계를 형성해 왔으며, 그러한 유대 관계들이 세발드로 하여금 한국에 대한 일본 정치인들의 입장을 수용하도록 한 듯하다고 분석하며 특히 세발드의 회고록은 한국인들에 대한 노골적인 경멸을 쏟아내고 있다"고 짚었다.
세발드의 이 같은 편견은 일본이 20세기 전반의 대부분 동안 한반도를 지배했고, 그것도 잔인하게 지배했으며, 일본에 있는 한국인들이 강제 노역에 징집되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고, 또한 그는 일본 식민통치가 어떻게 독립운동과 항일항쟁 등으로 한국 사회의 분열을 조장했는지, 혹은 그러한 사회 분열이 1945년 미국의 자의적인 한반도 분단과 한국전쟁을 종식시킨 1953년 휴전을 거치며 어떻게 굳어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고려하지 않았다고 분석한 뒤 세발드의 견해는 핵심부에서 일하던 미국 외교관들의 견해와 서로 맞물려 1965년 일본과 한국 사이의 협상을 중재한 배경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더든 교수는 미국이 신속한 해결을 바란 나머지 미국은 한국인들이 강제 노동에 대한 배상을 요구할 수 있는지와 같은 가장 중요한 문제들 중 일부를 배제시켰다며 한일 갈등의 불씨를 미국이 던져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어찌된 일인지 미국은 그러한 불만이 지속되도록 하는 데에 미국이 해냈던 역할에 대해 비난을 받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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