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는 7일 펴낸 '11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KDI가 '경기 부진'이란 진단을 내놓은 건 지난 4월 이후 8개월째다. KDI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5개월 연속 '경기 둔화'란 표현을 써오다가 지난 4월부터 '경기 부진'으로 우려 수위를 한층 높인 상태다.
KDI는 다만 소매판매액의 증가세가 유지된 가운데 소비자심리지수도 소폭 개선되면서, 소비 부진은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서비스업생산의 증가폭은 축소됐지만, 소매판매액이 내구재를 중심으로 양호한 증가세를 나타낸 덕분이다. 실제로 9월 소매판매액은 한 달전의 4.1%에 이어 3.3%의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내구재는 승용차(21.4%)를 중심으로 10.2% 증가했고, 준내구재와 비내구재는 각각 –3.5%와 3.0%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자동차(-3.2%)와 전자부품(-7.5%) 등이 감소했지만, 반도체(9.7%)와 기계장비(3.2%) 등이 증가했다. 서비스업생산은 도소매업이 1.6%→-0.1%로 감소하고, 금융 및 보험업은 5.9%→2.7%,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은 5.0%→4.6% 등으로 둔화돼 1.0%에 그쳤다.
제조업 출하가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재고율은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내수출하는 -3.7%→-2.6%, 수출출하는 0.3%→0.8%에 그쳐 -1.2%에 머물렀다. 제조업 재고율은 석유정제를 중심으로 증가해 전월(112.9%)과 비슷한 113.7%였다.
다만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과 비슷한 99.5를 기록했지만, 앞으로의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4→98.5로 소폭 상승했다.
KDI는 "제조업가동률이 소폭 상승하고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횡보하는 모습은 경기 수축이 심화되지는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수출과 투자의 부진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0월 수출은 단가 하락 영향에 반도체와 석유류 부진이 이어지면서 -14.7%의 감소 폭을 나타냈다.
자동차가 -2.3%의 감소세로 전환한 가운데 반도체는 -32.1%, 석유제품 -26.2%, 석유화학 -22.6% 등 부진이 두드러졌다. 지역별로도 중국 -16.9%, 미국 -8.4% 등 대부분 지역에서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감소폭이 축소된 반면, 건설투자가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9월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모두 감소폭이 축소되면서 전월의 -2.9%보다 높은 –1.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9월 건설기성(불변)은 토목 부분이 7.4%의 개선 추세를 나타냈음에도 건축 부문이 -12.0%를 기록해 전월과 같은 -7.4%에 머물렀다. 다만 건설수주(경상)는 토목 부문이 신안산선 복선전철사업 등 대규모 민자 철도사업 수주 영향으로 53.4% 증가한 덕분에 24.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