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보인 손흥민, 어떤 심리치료가 필요할까

토트넘은 지난 에버턴전에서 상대 선수의 부상에 정신적으로 큰 충격에 빠진 손흥민을 위한 심리치료를 지원하는 등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EPA=연합뉴스)
‘트라우마(trauma. 정신적 외상)’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핫스퍼에서 활약하는 한국 국가대표 공격수 손흥민은 지난 주말 상당한 트라우마를 겪었다.

에버턴과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출전했던 손흥민은 후반 33분 상대 미드필더 안드레 고메스를 향해 백태클을 시도했다. 태클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그 이후 고메스가 토트넘 수비수 세르지 오리에와 충돌했고, 발을 딛는 과정에서 발목이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고메스의 부상 정도를 살핀 손흥민은 곧바로 큰 충격을 받은 듯 머리를 두 손으로 움켜쥐고 눈물을 쏟았다. 토트넘 동료는 물론, 에버턴 선수들도 손흥민을 위로했을 정도로 충격이 상당한 모습이었다.

결국 토트넘은 손흥민이 정신적인 충격에서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심리치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과연 손흥민에게 필요한 심리치료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스포츠 심리치료 전문가 윤영길 한국체대 교수에게 조언을 들었다.


윤 교수는 2015 캐나다 여자 월드컵에 출전한 대표팀의 심리코치를 맡아 사상 첫 16강 진출에 기여하는 등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다수의 K리그 팀에서 선수들의 심리상태 개선에 큰 도움을 준 국내 최고 전문가다.

6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윤영길 교수는 “손흥민은 대표팀에서도 경기 끝나고 눈물을 보이는 등 정서표현이 풍부한 선수”라며 “(지난 에버턴전의 상황도) 경기의 일부로 봤다. 대중이 생각하는 만큼 큰 충격은 받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축구선수에게 부상은 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내가 다칠 수도, 내가 다치게 할 수도 있다”면서 “상대에게 미안한 감정은 갖지만 경기에 뛸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위험은 아니다. 단 몇 경기 정도는 조심하는 모습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손흥민을 가해자로, 고메스를 피해자로 보는 대중의 시선, 그리고 운동선수가 아닌 일반인의 시각으로 이번 사고를 판단하는 기준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손흥민에게 가해자 프레임을 씌워서 ‘그렇게 해서는 안 됐다’고 하는 2차 가해는 피해야 한다”는 윤 교수는 “축구선수에게 부상은 늘 일어날 수 있는 일인 만큼 균형감 있게 대응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반응이다. 손흥민 역시 마음의 짐을 덜어주는 수준의 심리치료라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윤영길 교수는 “태클 후 상대 선수를 도발하는 행동을 했다면 오히려 손흥민에게 적극적인 심리치료가 필요했다”면서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사건 이후의 흐름은 손흥민이라는 선수가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을 만큼의 수준으로 이번 사건이 마무리됐다”고 견해를 밝혔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