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구단은 6일 장정석 전 감독과의 결별 사유에 대한 보도자료를 냈다. 구단은 "손혁 신임 감독과 계약 발표 당시 장 전 감독과 재계약하지 못한 사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이로 인해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부득이하게 장 전 감독과 재계약하지 못한 사유를 공개하게 됐다"고 보도자료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가장 큰 원인은 장 전 감독의 재계약과 관련해 이 전 대표의 입김이 있었다는 것이다. 키움은 "감사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 이 전 대표가 장 전 감독의 재계약을 지시했다는 경영진 간 대화 녹취록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장 전 감독이 수감 중인 이 전 대표를 직접 접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장 전 감독의 재계약 무산이 늦어진 데 대해서도 해명했다. 키움은 "감사위원회는 해당 녹취파일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라 사실 여부를 조사하고자 했다"면서 "다만 진행 중인 포스트시즌이 종료된 이후 조사를 진행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구단에 따르면 당초 구단은 장 전 감독과 재계약을 추진했다. 올해 한국시리즈 진출 등 지난 3년 동안 장 전 감독의 성과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 29일 하송 구단 대표의 주선으로 허민 구단 이사회 의장과 장 전 감독이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 날 이 전 대표의 옥중 경영 이슈가 터지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구단은 "장 전 감독과 재계약을 진행할 경우 해당 녹취록까지 공개되고 사실 여부를 떠나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또한 사실로 확인될 경우 중도 사임 가능성까지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부득이하게 장 전 감독과 재계약을 진행하지 않고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는 것으로 변경했고, 이것이 장 전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못한 사유"라고 강조했다.
구단은 이런 상황을 지난 4일 장 전 감독과 면담에서 설명했다고 밝혔다. "재계약 대신 그동안 구단에 헌신한 점을 인정해 연봉 1억2000만 원 규모로 2년 고문 계약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키움 구단은 "히어로즈를 사랑해 주시는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옥중 경영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한 감사를 통해 사실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며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감사 결과를 제출해 조치를 겸허히 수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이날 CBS 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일각에서 구단 경영권을 놓고 벌이는 헤게모니 갈등이라고 하는데 잘못된 점을 바로잡는 움직임으로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횡령, 배임죄로 지난해 9월 2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KBO 류대환 사무총장은 "아직 키움 측에서 감사 결과를 받지 못했다"면서 "오는 8일이 제출 기한인데 보고서를 받은 뒤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이 전 대표는 KBO로부터 영구 실격된 바 있다"면서 "박준상 전 구단 대표도 사임한 상황에서 자격 정지 등 징계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