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모든 노동자가 피해자"…'노조와해' 혐의에 징역형 구형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 등에 징역 1~5년 요청
삼성 노사문제 개입 정보경찰에는 징역 7년 구형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공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지난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의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건물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자회사의 노조를 와해한 혐의를 받는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사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임직원에 대해 검찰이 최대 5년의 징역형을 구형했다. 특히 삼성의 비노조 경영 정책은 삼성그룹 전체 노동자에게 피해를 준다며 엄중한 양형을 요청했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삼성그룹 옛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과 삼성전자 본사, 자회사 임직원 등 32명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삼성 2인자'로 불리는 이상훈 의장과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에 대해 각각 징역 4년을 구형했다. 노조와해 작업이 실제로 진행된 삼성전자서비스의 박상범 전 대표에게는 삼성 임원 중 가장 무거운 징역 5년형을 요청했다.

검찰은 "이번 노조와해 사건은 삼성그룹과 삼성전자, 삼성전자서비스로 이어지며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한 조직적인 범죄"라며 "삼성은 배후에서 활용 가능한 모든 세력을 동원해 집요하게 노조와해를 시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의 비노조 경영방침은 그룹 내 모든 근로자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피해가 협력사 근로자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며 "삼성의 모든 근로자가 간접적·잠재적 피해자일 수 있다는 점이 양형에서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 등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2013년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에 노조가 설립되자 그룹 차원에서 노조와해 전략을 수립하고 시행한 혐의를 받는다. 일명 '그린화 작업'으로 불린 노조와해 활동에서 삼성 임직원들은 노조원들의 민감한 정보를 빼돌려 표적감사를 실시하거나 노조원이 있는 협력사에 뒤로 지원금을 주고 '기획폐업'을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특히 이날 검찰은 삼성의 노사문제에 개입하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직 정보경찰 김모씨에 대해 징역 7년에 벌금 1억5000만원을 구형했다.

이외에 노조와해 전략 수립을 주도한 것으로 조사된 목장균 삼성전자 전무와 최평석 전 삼성전자 서비스 전무에게도 징역 4년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인사팀장을 지냈던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과 박용기 삼성전자 부사장, 정금용 삼성물산 대표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미전실에서 노사담당 임원으로 근무한 현직 삼성전자 임원 3명은 징역 1년~2년 6개월을, 본사의 노조와해 전략에 동조한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대표들은 징역 6개월~1년을 구형받았다.

재판부는 이르면 다음달 중순 1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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