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은 이날 국정원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정원이 지난 10월 스톡홀름 실무협상 후 북한이 미국 측 설명에 대한 대안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서훈 국정원장은 "싱가포르 북미 회담 합의문에 담겨 있는 △북미 간의 양국관계 전환 △항구적 평화체제 정립 △비핵화 △유해발굴 등 여러 가지를 포함한 신뢰관계 구축 등 4가지를 골격으로 북미 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지난 스톡홀름 협상은 이들 각각의 항목에 대해 미국이 자국 입장을 포괄적으로 설명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서 원장은 "다만 미국이 자기들의 카드를 내놓지는 않았다"며 "북한이 미국 측 설명을 충분히 듣고 돌아갔으니 나름대로 자기들의 방안을 마련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이는 앞서 정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민기 의원이 "국정원이, 김 위원장이 12월로 북미 정상회담을 정해놓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한 것과는 정면으로 대치되는 내용이다.
김 의원은 "별 성과는 없었지만 지난 10월 스톡홀름에서 실무협상을 한 것을 보면 11월에 실무협상을 할 것"이라며 "12월로 북미회담을 정해놓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11월에 (실무회담이) 안 된다고 하면 12월에는 (실무회담을) 반드시 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이 위원장이 김 의원의 발언과 관련한 언론보도가 맞냐고 묻자 서 원장은 "절대 아니다"라고 답했따.
북한이 오는 12월을 북미 정상회담 확정시한으로 못 박은 것이 아니라 목표시한으로 잡고 있는 것뿐이더라도 이를 위한 실무회담이 이르면 11월, 늦어도 12월 초에는 열릴 것이라는 국정원의 추론에는 문제가 없게 된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 전에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서 원장은 "북미 실무회담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예상되는 3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이 중국과 협의를 할 필요성이 있다"며 "1차 싱가포르, 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전 방중한 전례 등으로 보아 김 위원장의 연내 방중 계획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위원장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이동식발사대(TEL)로 발사했는지 여부에 대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국방정보본부의 엇갈린 해명에 대해서는 "서로 모순되지 않는 얘기"라고 밝혔다.
정 실장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감에서 "ICBM을 TEL로 발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국방정보본부는 가능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서 원장이 최근 이동식 발사대에 기능 이상이 있어 이동식 발사대를 이동하는 데에만 쓰고, 이동 후에는 다른 거치대에 미사일을 올려놓고 쏜 적이 있다고 말했다"며 "그에 대해 정 실장은 사실을 말한 것이고, 국방정보본부는 해석을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한 보도가 와전됐다며 이를 정정하고자 했으나 해외 출장 일정으로 인해 그러지 못하고 출국하게 됐다고 서 원장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사일에 투입되는 연료의 고체화에 대해서는 이 위원장과 김 의원의 판단이 달랐다.
이 위원장은 이번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서 원장이 "우리 군의 요격을 회피할 능력이 향상돼 방어 능력에 상당히 부담이 된다는 점을 인정했다"며 어느 정도 고체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 의원은 "재발사까지 걸린 시간이 3분이라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걸린 것"이라며 "이를 고체화에 이르렀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서 원장은 오는 22일로 종료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에 대해서 "복구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서 원장이 이날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단독 대화를 근거로 이같은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