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은 여전히 단호했다. 축구 명가 브라질과 평가전이 관심사지만, 벤투 감독의 눈은 레바논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4차전 원정 경기에 향해있었다. 레바논전 후 브라질전을 생각하겠다는 복안이다.
벤투 감독은 4일 11월 A매치(14일 레바논, 19일 브라질)에 나설 23명 명단을 발표한 뒤 "레바논이 어떤 특징이 있는지 잘 분석했다. 레바논 원정이 어렵다는 것도 잘 안다. 다만 상대를 볼 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 연연하기보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상대 장단점을 잘 파악해 우리 스타일과 철학을 감안해서 전략을 세운다. 상대 약점을 공략하고 강점을 봉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면서 "잘 준비해 좋은 결과를 얻으려고 한다. 승점 3점을 따기 위해 잘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브라질전에 대해 지금 말하기는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면서 "더 중요한 레바논전 후 경기를 분석하고, 브라질전을 어떻게 준비할지 생각하는 게 맞다. 당장 레바논전을 잘 치르는 것에 대해 고민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레바논은 FIFA 랭킹 91위. 39위 한국보다 전력상 한 수 아래다. 상대 전적도 9승2무1패 압도적 우위. 하지만 레바논 원정은 늘 어려웠다.
한국은 4번 레바논 원정 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2승2무1패. 가장 최근 원정이었던 2015년 9월(2018년 러시아 월드컵 2차예선)에서 3대0 승리를 거뒀지만, 2011년 11월(2014년 브라질 월드컵 3차예선)에서는 1대2로 패했다. 베이루트 참사라는 이름으로 조광래 감독이 경질된 결정적 사유가 되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항상 같은 자세로 홈, 원정을 준비한다. 같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려고 한다. 물론 홈이냐, 원정이냐, 또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전략을 다르게 가져갈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준비하는 과정은 다르지 않다"면서 "원정은 여러 변수가 있다. 그런 부분을 잘 컨트롤해서 경기를 준비하려 한다. 장소가 어디든 최대한 신경을 안 쓰고,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벤투 감독은 11월 A매치 명단을 23명으로 꾸렸다. 평소 25명 정도 선수들을 발탁했던 것과 조금은 다른 행보다. 10월 A매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던 선수는 주세종(서울)이 유일하다.
벤투 감독은 "특별한 이유는 없다. 상황마다 조금씩 다르다. 소집 직전 K리그 경기도 없고, 이런 부분을 감안해 23명을 소집해도 괜찮다 생각했다"면서 "3명(백승호, 이재익, 이동경)은 전술적 옵션으로 제외했다. 2명은 판단을 내린 후 부상이 확인됐다. 주세종은 백승호 대신 전술적 옵션으로 결정했다. 더 중요한 레바논전을 염두에 두고 필요하다 생각했다. 최근 소집에 오지 않았지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