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金 2개' 황대헌, 위기의 韓 쇼트트랙 대들보

시즌 첫 월드컵 2관왕 질주

황대헌이 2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유타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9-202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500m 결승에서 질주하고 있다.(솔트레이크시티 AP=연합뉴스)
황대헌(20·한국체대)이 위기에 빠진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대들보로 우뚝 섰다. 올 시즌 첫 월드컵에 나선 대표팀에서 유일하게 금메달 2개를 따냈다.

황대헌은 3일(현지 시각)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19-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1000m 결승에서 1위를 차지했다. 1분23초948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1분24초124를 찍은 러시아의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지원(성남시청)이 1분24초228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황대헌은 전날 500m까지 대회 2관왕에 올랐다. 결승에서 황대헌은 39초729로 역시 빅토르 안(39초961)을 제치고 우승했다.

이번 대회 한국 대표팀의 유일한 금메달리스트다. 대표팀은 김동욱(스포츠토토)이 남자 1500m에서 은메달을, 남녀 혼성 계주 2000m에서 김아랑(고양시청), 김다겸(연세대), 박지우(성남시청), 서휘민(평촌고)이 동메달을 따냈다.

황대헌(가운데)이 2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유타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9-202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500m 결승에서 우승한 뒤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은 은메달을 획득한 빅토르 안(러시아·한국명 안현수), 오른쪽은 동메달을 차지한 샤오앙 류(헝가리).(솔트레이크시티 AP=연합뉴스)
하지만 그동안 강세였던 여자 대표팀은 부진했다. 1500m에서 김아랑이 4위에 머물렀고, 에이스 최민정(성남시청)은 파이널 B로 밀렸다. 500m에서도 김지유(성남시청)가 파이널 B로 밀린 뒤 2위에 올랐다.


1000m 결승에서는 서휘민이 페널티를 받아 실격했다. 3000m 계주에서도 최민정, 김아랑, 김지유, 노아람(전북도청)이 나섰지만 중국에 밀려 금메달이 무산됐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잇딴 악재에 휩싸였다. 여자팀 주장 심석희(한체대)가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에게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폭로하면서 파장이 커졌고, 최근에는 남자팀 에이스 임효준(고양시청)이 성추행으로 1년 자격 정지 징계를 당했다. 평창 2관왕 최민정은 부상 여파로 제 컨디션이 아니다.

주력 선수 3명이 빠지거나 정상이 아닌 상황이 이번 대회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에이스들이 없는 가운데 효자 종목인 1500m에서 금메달이 나오지 않았고, 계주에서도 우승을 놓쳤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황대헌이 쇼트트랙 강국 한국의 자존심을 지킨 것이다. 황대헌은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도 김동욱, 박지원, 박인욱(대전 일반) 등과 함께 나서 은메달을 합작했다.

이번에는 빅토르 안이 러시아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지난해 은퇴 의사를 밝혔던 빅토르 안은 빙판으로 돌아와 혼성 계주 우승까지 2관왕에 올라 건재를 과시했다.

무엇보다 황대헌은 임효준의 성추행 피해 당사자. 이런저런 부담을 극복하고 올 시즌 출발을 산뜻하게 해낸 황대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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