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통합이나 쇄신이라는 과제를 묵혀둔 채 '인재영입' 카드부터 띄우다 감동은커녕 내부 엇박자만 드러낸 게 최근 일이다. 돌파구 마련에 고심이 깊은 모습이다.
◇ 계속되는 설화…황교안 "내부 총질 말라"
한국당 영입인재 발표계획에 따르면, 당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1차 명단에 이어 매주 한 차례씩 새로운 인물을 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2차 명단은 계획보다 늦게 공개될 가능성도 있다.
당 핵심관계자는 3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어려움도 겪고 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다시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1차 때 반발했던) 최고위원회와도 사전에 교감을 한다든지 여러 방법을 생각할 것 같다"고 밝혔다.
'공관병 갑질' 논란의 박찬주 전 육군 대장 영입이 최고위 등 안팎의 반발로 보류되면서 황교안 대표 리더십에도 타격을 입은 상황. 황 대표는 일단 "내부 총질을 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나(경남 창원 보고대회 강연)"라며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당사자인 박 전 대장마저 "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제가 굳이 나설 이유는 없다"며 한국당을 압박하고 있다. 박 전 대장은 4일 이런 내용을 담은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1차 명단에 포함됐던 다른 인사들을 둘러싼 설화가 계속되는 점도 부담이다. 백경훈 '청년이 여는 미래' 대표는 '영입 세습' 논란에 휩싸였고, 장수영 정원에스와이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썼던 글로 지지층 비판을 받는다.
다만 백 대표 부인을 비서로 둔 신보라 의원은 "사적 인연으로 인재 선정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황교안 대표는 "과거를 넘어서 미래로 나아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당내에서는 대상자에 대한 시비 외에 '영입 타이밍'이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보수통합이나 인적쇄신에 대한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인재영입부터 띄우니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방이 없었다(신상진 의원)"거나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좋았을 것(김세연 의원)"이라는 중진들의 우려 이후, 전략의 우선순위가 바뀌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재선 장제원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기 앞서 통합이 우선"이라며 특히 바른미래당 내 유승민 전 대표가 이끄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과의 통합을 우선적으로 이뤄야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수도권의 한 의원 또한 통화에서 "당이 공천 물갈이 등 혁신과 개혁을 제대로 하면서 국민 지지를 받은 뒤 영입을 하겠다고 하면 의미 있는 인재들이 많이 들어올 텐데 너무 서둘렀던 것 아닌가 좀 아쉽다"고 말했다.
다만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를 두고 "현역 위주의 사고일 뿐"이라며 "당사자들이 지역에서 활동하려면 최소한의 옷을 입혀줘야 한다. 영입은 빠를수록, 많을수록 좋다"고 반박했다.
최고위 등 내부 논의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명단이 외부에 공개된 게 문제지, 애초 '엇박자'로 해석하기는 무리라는 견해도 있다.
전희경 대변인은 "언론 리스트 같은 것에 대해 신경을 써야겠지만 그게 밀실에서 진행된 건 아니다"라며 "더 세심하고 꼼꼼하게, 국민 정서와 눈높이를 보면서 2차, 3차, 4차 발표 때 더 잘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당은 4일 박맹우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이진복 의원을 총괄팀장으로 하는 총선기획단 임명식을 연다. 기획단은 공천관리위원회 출범 전까지 20대 총선의 밑그림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