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인재영입'에 힘을 쏟으며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것과 달리 민주당은 '인적 쇄신'에 먼저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현역 국회의원 최종평가에서 하위 20%를 계산할 때 전체 모수에서 총선 불출마자를 제외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불출마자를 제외한 민주당 의원 중에서 하위 20%를 계산하는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맞다"며 "평가를 시작할 때부터 출마 여부를 알려달라고 통지했고, 여러 의원들이 응답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불출마 여부가 담긴) 문서는 팩스로 제출했다"며 "이해찬 대표도 불출마를 한다는 문서를 냈다"고 덧붙였다.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들을 현역 의원평가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의미는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의원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까지 공식.비공식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한 사람이 12~13명쯤인 것으로 알려진 것을 감안할 때 이들이 전체 평가 대상에서 제외한 것과 포함한 것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불출마자를 13명으로 가정하고 이들을 민주당 현역 의원 130명(무소속 문희상 국회의장, 손혜원 의원 포함)에서 제외한 뒤 하위 20%를 계산하면 23.4명, 약 24명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불출마자들을 포함한 물갈이 폭이 37명이다.
반면 출마 여부와 상관없이 130명 모두에서 하위 20%를 계산하면 26명이다. 불출마자들이 하위 20%에 포함될 확률이 적지 않기 때문에 물갈이 폭은 26명보다 조금 많은 수준일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방식은 지난 2016년 민주당 현역 의원평가 때 불출마자들을 포함해 하위 20%를 '컷오프'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 층 더 '물갈이' 작업에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거세진 '물갈이'의 배경은 당 안팎에 조성된 '중진 용퇴' 분위기와 연관돼 있다.
당은 공식적으로 '물갈이' 작업을 부인하지만, 당 지도부 주변에서는 끊임 없이 중진들을 겨냥한 '물갈이'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하위 20%에 들어가게 되면 자연스럽게 불출마의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인위적인 물갈이는 안 되지만, 자연스럽게 '용퇴'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물갈이' 작업의 배경으로는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인재영입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물갈이를 통해 새로운 인재가 수혈될 공간을 마련한 뒤 향후 필요한 영입인재들에게 해당 지역의 공천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천은 물론 경선이 원칙이지만, 당의 전략이나 필요에 따라서는 단수 공천 혹은 전략 공천도 가능하다는 게 당의 입장이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1일 "정기국회가 끝나고 12월 10일쯤 총선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선거를 준비하도록 하겠다"며 "인재영입위원회도 같은 시기에 공식적인 활동에 들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미 이번주부터 본격 가동되는 총선기획단에 윤호중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임명한 상태고, 조만간 총선기획단 위원 인선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