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세 제인 폰다, 감방에서 하룻밤 보낸 사연

(사진=연합뉴스)
1970~80년대를 풍미한 할리우드 스타 제인 폰다가 82세의 나이에 미국 워싱턴DC의 감방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풀려났다고 미국 언론들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초겨울에 유치장에서 하루 동안 구금생활을 하게 된 것은 그녀가 전날 워싱턴의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후변화에 무신경한 미국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인 때문.

AP통신 등에 따르면, 제인 폰다는 이날 시위에서 체포된 40여명 가운데 한 명으로, 상원 의사당의 중앙홀에서 연좌 시위 도중에 체포됐다.

기후변화 반대 시위인 '파이어 드릴 프라이데이(Fire Drill Fridays)'의 아이라 알룩 대변인은 이날 체포된 사람들 가운데 감방에서 밤을 보낸 사람은 제인 폰다가 유일하고 전했다.

'파이어 드릴 프라이데이'는 제인 폰다 자신이 조직한 시위로, 기후변화에 대한 행동을 촉구하는 시위로 매주 금요일마다 의사당 앞에서 열리고 있다.

이 시위를 주동해 오던 제인 폰다가 실제로 유치장에 수감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회 참여 활동에 적극적인 제인 폰다는 50년 전에도 두 차례나 유치장에 수감된 전력이 있다.

그녀는 뉴욕 바사르 여대 재학시절부터 전투적 학생조직의 핵심 멤버였고 흑인 인권운동, 여성운동과 베트남전쟁 반전운동에 적극 활동했었다.

그러다 1969년에 베트남전쟁 반대시위를 벌이다 구속당한 적이 있다.

이듬해인 1970년에도 클리브랜드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수감당한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는 마약 밀수범으로 오인 체포된 것으로 밝혀져 경찰이 베트남전을 반대하는 유명 인사를 겨냥한 보복 수사를 벌였다는 후폭풍에 직면했었다.

체포당시 제인폰다는 클리브랜드 경찰에서 머그샷을 찍었는데, 단발 머리에 왼쪽 주먹을 불끈 쥔 채로 찍힌 해당 사진은 이후 여성 저항운동의 상징이 됐고 단발머리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그렇다면 50년만의 유치장 수감에 대한 그녀의 소감은 어땠을까?

그녀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클리브랜드 유치장의 벽은 온통 흰색이었는데, 워싱턴DC의 유치장 색깔은 온통 검정색"이라며 "이 유치장이 짐 크로우(니그로의 또다른 이름)라고 불리고 있는 현실이 슬프다"고 말했다.

흑인들이 백인들보다 더 많이 감금되고 있는 미국의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특히 그녀는 이날 수감 중에 간수로부터 매트리스를 유일하게 제공받지 못했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빨간 코트를 깔고 잠을 청해야했다고 털어놓으며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유치장에서 같이 하룻밤을 보낸 어떤 분이 '당신의 주장을 알리는 보다 좋은 방식이 있을 거니까 다시는 이런 곳에 오지 말라'고 하더군요. 맞는 말입니다. 제 82년 된 뼈들이 아주 아프군요"

제인 폰다는 배우 보다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위해 더 많은 열정을 쏟은 사람으로 추앙받고 있다.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활동을 보면서 기후변화와의 '전쟁'에 참여하기 위해 최근 워싱턴DC로 이주했다는 그녀는 내년 1월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후변화 대응책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1964년 데뷔한 그녀는 1971년 '클루트'에서 매춘부 역할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1978년 반전영화 '귀향'으로 두번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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