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소방관·새신랑' 헬기 추락사고 안타까운 사연

사고 해역을 수색 중인 해경 경비정(CBS 자료사진)
지난 31일 밤 독도 앞바다에 추락한 소방헬기의 위치가 확인된 가운데 실종자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하나 둘 알려지고 있다.

사고 당시 헬기에는 환자 윤모(50)씨 등 민간인 2명과 소방대원 5명 등 모두 7명이 타고 있었다.

유일한 여성 탑승자인 구조대원 박모(23)씨는 새내기 소방관이다. 소방관이라는 위험한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무척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원의 외삼촌은 상황실이 설치된 포항남부소방서에서 "1년 전에 그토록 바라던 소방관이 됐다며 무척 기뻐하던 조카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구조작업에 나선 모두가 힘든 것은 잘 알지만 우리 조카를 꼭 좀 구조해달라"고 호소했다.

구조대원 배모(31)씨는 결혼한 지 5개월 밖에 안 된 새 신랑이다. 7년 전 소방 공무원이 된 후 매일 구조 현장을 누비며 올해 백년가약을 맺었지만 안타까운 사고를 당했다.

사고 소식을 들은 배 대원의 가족들은 1일 오전 포항에서 배를 타고 울릉도에 도착한 뒤 사고 해역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락사고가 발생한 프랑스 유로콥타사(현 에어버스헬리콥터스)의 EC-225 기종. (사진=자료사진)
헬기 기장 서모(46)씨는 공군과 산림청을 거친 베테랑이다.

현재 교육 문제로 아내와 두 아들이 말레이시아에서 생활하고 있음에도 혼자 충남 천안에 있는 처가에 들르는 등 부모와 처가 식구 모두에게 자상한 자식이자 사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위의 실종 소식을 듣고 포항까지 한달음에 달려온 서 기장의 장모는 넋을 놓은 채 눈물만 흘려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1일 오전 울릉도에 들어간 실종자 가족은 28명이고, 포항에 대기 중인 가족은 15명이다.

울릉도에 간 가족들은 배를 타고 사고해역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파도가 높아 해경이 마련한 헬기를 번갈아 이용해 사고 현장을 돌아봤다.

동료 소방공무원들은 "실종자 모두 가장 훌륭한 동료이자 성실한 소방관이었다"면서 "반드시 살아서 돌아오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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