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원회는 이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 청와대 비서실에 대해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 야, '조국 사태' 책임론 제기…노영민 사퇴 공세
우선, 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노 실장을 향해 "인사검증 실패에 대해 사과하라"면서 "책임지고 사퇴해여 한다"고 공세를 폈다.
이어 그는 "조국 사태와 관련한 청와대의 인사검증 실패 이후 약 두달 간 국가위기관리 실패가 야기됐다"며 서울역에서 광화문을 가득 메운 분노의 국민들을 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노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전반에 대해서 저를 비롯한 비서들은 무한책임을 느끼고 있고 언제든지 저희는 모든 것을 다할 생각"이라며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정말 엄중한 마음으로 저희가 들었고, 또 국민 사이에 많은 갈등이 야기된 부분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 사건은 보통의 장관의 낙마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노 실장이 책임지고 사퇴해야한다"고 노골적으로 사퇴 요구를 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아직까지 조 전 장관을 감싸는 이유로 여러 추측이 있다"며 "조 전 장관이 대통령의 많은 의혹을 알기에 못 버린다는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그는 "조국 전 민정수석 당시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던 윤모 총경의 부인이, 육경으로 통상 해경이 파견되는 주말레이시아 주재관으로 파견된 데에는 태국으로 간 대통령 딸을 살피기 위해서라는 의혹이 있다”고 언급했다.
노 실장을 향한 야당의 공세가 집중되자, 민주당은 한국당 나 원내대표의 딸 관련 입시특혜 의혹을 재차 꺼내 들며 반격을 가했다.
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나 원내대표의 각종 의혹에 대한 특검 요청이 있었다"며 "'부모 찬스' 등 불공정 행태에 국민이 분노하며 관련 청와대 청원에 36만5000명이 동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민단체가 고발한 야당 원내대표의 자녀 문제는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에 배당된 이후 감감 무소식"이라며 "(조 전 장관 사례와)형평을 맞추려면 나 원내대표의 딸과 관련해 성신여대 교무처를 압수수색하고, 당시 면접한 교수를 모두 불러 소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의 발언 도중 한국당 의원들이 격하게 항의하면서 여야 의원들 사이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당 정양석 의원은 "걸핏하면 야당 원내대표를 공격하는 것이 무슨 국감이냐"며 "상대 당 원내대표에 대한 예의를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재차 박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하며 회의가 잠시 중단되는 등 차질을 빚기도 했다.
◇ 촛불정국 '계엄령 문건' 두고 공방전도
민주당 임종성 의원은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을 향해 '해당 문건을 봤느냐'고 묻자 "최근 군인권센터에서 공개한 문건도 봤고 작년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 문건도 봤다"며 "(두 문건 사이) 내용에 차이가 있고 문건 진위에 대한 확신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정 실장은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조사에 대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국가안보실 차원에서 이런 의혹을 불식시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는지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한국당 정점식 의원도 'NSC에 문건이 보고됐다는 증거가 있나'고 질문했다. 만약 문건이 보고됐다면, 당시 권한대행이었던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계엄령 문건과 연루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노 실장은 해당 질문에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라든지, 핵심적 부분에 속했던 사람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인식이 일치했을 것이라는 심증을 갖고 있다"며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귀국해 검찰이 그에 대해 추호의 의혹도 남김없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노 실장은 이번 의혹과 관련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하며 전모에 대해 누가 최종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고, 누가 어디까지 보고받았을 것인가에 대해 나름대로 심증은 있다"면서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조 전 사령관으로부터 진술을 듣지 않고는 현실적으로 수사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 북한 미사일 도발, 경제성장률 저하 놓고 신경전
정 실장은 '한국이 압도적으로 경제력과 국방비 예산 규모가 높다면 안보 위협이나 안보 폭망은 근거 없는 것 아니냐'는 민주당 김정호 의원 질의에 "지금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미사일 능력은 우리 안보에 아주 위중한 위협이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정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상중인데 북한이 어제 신형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한 것은 예의가 없는 것 아니냐'는 김 의원 질의에 "어제 오후 장례 절차를 마치고 청와대로 사실상 복귀하시고 난 다음에 발사됐다"고 답했다.
정 실장은 북한의 도발 징후를 사전에 인지했는지에 대해서는 "북한에 대해서 늘 정밀하게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어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는 이미 예정돼 있었던 시간으로 그 직전에 북한이 발사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 정부의 대응과 관련, "상세하게 밝힐 수 없지만 북한 못지않게, 북한보다 적지 않게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고 있다"면서 "미사일 방어 및 요격 능력은 우리가 절대적 우세에 있습니다만 계속 발전시켜나갈 계획이고 현재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제재 문제에는 "아직 안보리에서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남북 9·19 군사합의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위반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당 송언석 의원은 청와대 경제수석을 향해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물었다. 이에 이호승 청와대경제수석은 정확한 기억인지 모르겠으나 2.6%인가"라고 말끝을 흐렸고, "자료를 보고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송 의원은 갑자기 고성과 반말을 내질렀다.
송 의원은 "아니 가장 간단하고 기적적인 것인데 대답을 안하세요"라며 "일본하고 경제 전쟁한다면서그런 정신을 가지고 어떻게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겠다고 경제수석에 앉아있고, 알고서도 답을 못하는거야 모르기 때문에 못하는거야"라고 반말로 물었다.
또 "우리 성장률과 해외성장률 차이를 보면 과거 정부 때는 세계 성장보다 한국의 성장률이 높았는데 현 정부에선 더 적게 가고 있다"며 "이게 현재 우리나라 경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경제수석은 "의원님께서 정책하실 때(박근혜 정부)도 그랬다"며 "세계 경제성장과 우리 경제성장을 비교하실 때 그 성장률 추세가 떨어지는 과정"이라고 답하며 신경전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