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에 막힌 韓' 16년 만에 세계 최강 양보

'아쉽지만 잘 싸웠다' 한국 소프트테니스 남자 대표팀이 31일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결승에서 일본에 석패한 뒤 서로 악수를 나누고 있다.(타이저우=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 소프트테니스가 세계선수권에서 16년 만에 종주국 일본에 종합 우승을 내줬다. 5회 연속 종합 우승이 무산되면서 남녀 대표팀 모두 세대 교체라는 과제를 안았다.


남녀 대표팀은 31일 중국 타이저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제 16회 세계소프트테니스선수권대회 단체전 결승에서 모두 일본에 졌다. 동반 은메달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남자 대표팀은 이날 결승에서 일본에 1 대 2로 아쉽게 우승컵을 내줬다. 첫 번째 복식에서 이수열(37)-김종윤(35·이상 달성군청)이 후네미쯔 하야토-나카모토 게이야에 3 대 5 역전패를 안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게임 스코어 3 대 1로 앞서다 내리 4게임을 내줬다.

심기일전한 대표팀은 사상 첫 세계선수권 단식 2연패를 달성한 김진웅(29·수원시청)이 완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바꿨다. 우치모토 다카후미를 4 대 0으로 손쉽게 제압했다.

하지만 마지막 세 번째 복식에서 박규철(38)-이현수(35·이상 달성군청)가 고비를 넘지 못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복식 금메달리스트 나가에 고이치와 스즈키 다쿠미에 3 대 5로 졌다.

2 대 2로 맞선 가운데 내준 5번째 게임이 아쉬웠다. 이현수는 3 대 4로 뒤진 8번째 게임을 앞두고 무릎 통증으로 메디컬 타임을 부른 뒤 출전하는 투혼을 펼쳤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홍정현 남자 대표팀 감독(순창군청)은 "복식에서 발리가 일본에 뒤졌던 부분이 아쉽다"면서 "체력적으로 상대에 밀린 것 같다"고 패인을 짚었다. 이어 "단식에서는 김진웅이라는 에이스가 있지만 복식에서는 젊은 선수들이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서 "세대 교체를 위해서는 먼저 실력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소프트테니스 여자 대표팀이 31일 세계선수권대회 일본과 단체전 결승에서 진 뒤 아쉬운 표정으로 코트를 빠져나오고 있다.(타이저우=협회)
앞서 열린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도 대표팀은 아쉽게 일본의 벽을 넘지 못했다. 0 대 2로 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첫 복식에서 문혜경(22·NH농협은행)-고은지(24·옥천군청)가 이번 대회 여자 복식 우승을 이룬 다카하시 노아-한가이 미사키에 1 대 5로 지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둘은 개인 복식 4강전에서도 다카하시-한가이를 넘지 못했다.

주장 송지연(25·문경시청)이 나선 단식도 아쉬웠다. 송지연은 게임 스코어 1 대 1로 맞선 가운데 세 번째 게임을 3 대 1까지 앞섰지만 잇따라 실책을 범하며 듀스를 허용, 리드할 기회를 잃었다. 결국 2 대 4로 져 개인 단식에 이어 단체전까지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여자 대표팀은 이번 대회 은메달 2개(단식, 단체전)와 동메달 1개(복식)를 수확했다. 단식과 복식, 단체전까지 전관왕을 달성한 지난 2015년 인도 뉴델리 대회와 달리 노 골드에 그쳤다. 15회 대회 때는 단식 김지연(대구은행)을 비롯해 복식 김애경-주옥(이상 은퇴) 콤비가 팀을 이끌었다.

주정홍 여자 대표팀 감독(옥천군청)은 "지난해 아시안게임 때도 나온 얘기지만 대표팀이 세대 교체가 된 상황에서 경험이 아직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문혜경이 차세대 에이스로 꼽히지만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서 "이번 대회 결과를 토대로 부족한 부분에 대해 집중 훈련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대표팀은 노 골드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 대표팀은 김진웅의 남자 단식과 박규철-문혜경의 혼합 복식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일본이 남녀 단체전을 휩쓸고, 여자 복식 금메달을 따내며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2003년 일본 히로시마, 2011년 경북 문경 대회 때 금메달 5개, 2007년 경기도 안성, 뉴델리 대회 때 금메달 6개를 수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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