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31일 "고(故) 강한옥 여사 별세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30일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조의문을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조의문에서 강 여사 별세에 대해 깊은 추모와 애도의 뜻을 나타내고 문 대통령에게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조의문은 전날 오후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판문점에서 수령해 부산 빈소에 있는 문 대통령에게 전해졌다.
고인의 발인식이 열린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북측의 조의 표명은 기대하기 힘든 일로 여겨졌다.
고인이 남북관계 발전과 직접 관련된 인물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북측의 냉담함에 실망감이 역력했고, 남북관계가 그만큼 악화된 징표로도 해석됐다.
북측은 지난 6월 고 이희호 여사 별세 때만 해도 조의문과 조화를 보내왔다. 그러나 이후 남북관계가 계속 뒷걸음친 결과 최근에는 금강산 남측시설 철거를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김 위원장이 조의를 표명하고 예를 갖추면서 상황 반전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품게 됐다.
국가 지도자로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위로전을 보낸 것 외에 유일하다. 특히 김 위원장의 조의문은 친서 형식인 것으로 알려져 격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
당연한 예상이지만 문 대통령은 장례를 마치는 대로 김 위원장에 대한 답례 인사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판문점에서의 남북미 3자회동을 제외하면 지난해 9월 이후 1년 넘게 소통이 끊겼던 남북 정상이 대화를 재개할 자연스러운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조의문에 대한 의례적 감사 수준이 될 공산이 크지만, 때가 때이니 만큼 현 교착국면에 대한 모종의 메시지도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