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미군기지 환경오염 서울시 조례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고영호 기자) 서울 용산 미군기지의 환경오염을 제도적으로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용산 미군기지 환경오염 정화비용 청구 운동본부 / 불평등한 한미SOFA개정 국민연대'는 30일 오전 11시 30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군기지 반환을 앞두고 환경오염 문제해결을 위해 서울시 조례 제정을 촉구했다.
제안한 조례안은 주한미군관련 조약·SOFA 규정 및 국내법령 준수를 기본원칙으로 16조로 구성했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오인환 민중당 서울시당 위원장(사진=고영호 기자) 특히 제5조는 '서울특별시장의 책무'로 ▲시장이 미군기지 환경오염을 예방, 시민의 인권·생존권·환경권 보호 ▲주민 건강 및 환경에 영향 미치는 문제에 적절한 정보를 미군과 상호교환 위해 노력 ▲구청장이 미군과 비상 연락체계를 구축하도록 하고 미군기지 등 환경관련 정보의 공유, 환경오염·사고의 예방 및 사고 발생에 따른 통보, 조사, 치유 조치 등에 관한 계획을 수립·시행 ▲환경관련 SOFA 규정에서 정한 지자체의 권한과 의무를 적극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노력 ▲서울시가 용산공원의 관리주체로서 시민들의 다양한 의사와 참여를 통해 평화·생태공원 조성의 중장기적 로드맵을 마련하고 이를 실현하도록 지휘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제10조는 '현장조사 및 방제활동'으로, 시장이 환경사고 발생 시 서울시 공무원이 주한미군기지 등에 출입해 사고현장에 접근, 조사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제14조는 '피해 회복 지원'으로, 시장이 미군기지 등에서 환경사고 피해가 발생해 주민들의 생명, 안전, 재산, 자연환경의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주민이 입은 피해 회복을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각각 못박았다.
이같은 조례안은 권수정 서울시의원을 중심으로 준비해 내년 2월쯤 열리는 서울시의회에 의원 발의로 제출할 방침이다.
'용산 미군기지 환경오염 정화비용 청구 운동본부'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서울시의회에 조례안 취지를 담은 청원서도 제출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용산 미군기지 인근 지하수 관측용 우물(관측정) 62곳의 오염도를 검사한 결과, 27곳에서 정화기준을 초과한 지하수가 검출되고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이 녹사평역 주변 41곳 가운데 16곳의 지하수 관측정에서 지하수법에서 정한 정화기준(0.015㎎/L)의 최대 1170배(17.557㎎/L)가 검출되는 등 기지 주변이 심각하게 오염된 사실을 상기시켰다.
김종곤 용산 녹색당 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사진=고영호 기자) 권명숙 서울진보연대 집행위원장(용산 미군기지 환경오염 정화비용 청구 운동본부 상황실장)은 "2016년과 2017년 경기도 평택시와 부산 남구가 미군기지 환경사고에 대한 조례를 제정해 기지 환경문제에 지방정부가 먼저 나서, SOFA 환경조항을 적극적으로 해석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서울시도 조례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