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 람 "경찰 지지" vs 한 경찰 "고위직 숨고 우린 방패"

람 장관, 홍콩 경찰의 시위 강경 대처 옹호
20년차 경찰 "'안정 유지를 위한 당국의 도구가 돼"

(사진=연합뉴스)
홍콩 경찰의 시위대와 취재진에 대한 강경 대처가 논란이 되고 있지만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홍콩 경찰의 폭력 행위 진압을 지지하고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일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30일 캐리람 장관이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극단주의 폭력 시위자들과 대화를 한 적이 없다"면서 "홍콩 경찰의 폭력 행위 진압을 결연히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에 따르면 람 장관은 "4개월여 간 홍콩은 엄중한 위험에 맞닥뜨렸고, 치안 상태는 매우 열악했다"면서 "홍콩 경찰은 시위대에 반대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대응했지만 일부 시위대는 핑계거리를 찾아 공격과 폭력 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시위대에 책임을 돌렸다.

람 장관은 이어 "대부분 경찰이 하루 10시간이 넘는 근무와 장시간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경찰에 감사를 표한 뒤 "홍콩 정부 각 부문은 폭력 행위와 혼란을 진정시킬 능력을 갖췄다. 모든 정부 부문이 마음을 합해 폭력행위를 근절할 것"이라고 결연한 입장을 밝혔다.


람 장관의 이런 입장은 지난 26일 열린 시민과의 대화에서 경찰의 강경진압 실태조사 요구가 빗발친 데 대한 답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홍콩 경찰 내부에서조차 강경한 시위 진압방식에 대한 불만이 차오르는 모습이다.

영국 가디언은 29일(현지시간) 경찰에 투신한지 20년 되는 한 경찰관의 인터뷰를 통해 과격해지는 시위 진압에 투입되면서도 언론의 비판 대상에 오르고 있는 홍콩 경찰의 고독한 심경을 전했다.

래리 영이라는 가명을 쓴 홍콩 경찰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경찰은 시민을 보호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안정 유지'를 위한 당국(홍콩 정부)의 도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래리 영은 그러면서 "고위 간부들은 뒤로 숨어버리고, 우리는 방패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 대다수의 경찰은 폭도(시위대)를 징벌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심지어 비폭력적인 시위대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한다면서 과격시위와 강경진압의 악순환 속에서 점점 거칠어지고 삭막해지는 경찰관들의 행태를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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