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문재인 VS 윤석열…대통령 조롱의 장이 된 유튜브

한국당, 문 대통령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희화화
보수 유튜버도 가세, 문 대통령 북한 출신 '재앙' 캐릭터로 만들어
"정치풍자 내세우지만 도 넘었다" 비판 지배적

자유한국당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챕처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조롱의 장이 된 모양새다.

논란이 된 영상은 지난 27일 자유한국당이 당 공식 유튜브 채널(오른소리)에 올린 애니메이션 '벌거벗은 임금님'.

영상에서 문 대통령은 간신들의 말에 속아 안보자켓, 경제바지, 인사 넥타이를 입은 줄 알고 속옷 차림으로 국민들 앞에 선다.

국민들은 발가벗은 채 즉위식에 등장한 문 대통령을 향해 "즉위하자마자 안보, 경제, 외교, 인사 다 망치더니 결국 스스로 옷을 벗었구먼" "나라가 어려워도 옷을 줄 모르는 멍청이를 임금으로 둘 수 없지. 차라리 부지런히 일하는 우리집 소가 낫겠어"라고 수군대며 비웃는다.

또한 화자 역할의 할아버지는 손주들에게 "이것이 바로 끊이지 않는 재앙, 문재앙이란다"라고 말한다. 문재앙은 소위 '일베(일간베스트)'에서 문 대통령을 조롱할 때 쓰는 표현이다.


한 보수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 'UFC 문재인 VS 윤석열' 영상. 배에 인공기 문신을 새긴 문재인 대통령 캐릭터가 가슴 부위에 검찰 로고 문신을 새긴 윤석열 총장 캐릭터에게 맞아 KO패당하는 장면.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보수 유튜버도 가세했다.

지난 27일 한 보수성향 유튜브 채널은 'UFC 문재인 VS 윤석열'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은 플레이스테이션4 격투게임 UFC 속 두 캐릭터에 각각 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얼굴을 커스터마이징했다.

선수 소개 장면에서 윤 총장은 가슴에 검찰 로고 문신, 문 대통령은 배에 인공기 문신을 새겼다. 자막에는 각각 한국 서울 출신 'YUN(윤)'과 북한 평양 출신 'DISASTER(재앙)'으로 나온다.

경기는 윤 총장의 KO승. 문 대통령은 경기 내내 거의 일방적으로 맞다가 넉다운을 당한다. 주저앉아 얼굴에 강펀치를 맞고 정신을 잃은 문 대통령과 두 팔을 치켜들고 포효하는 윤 총장의 모습이 대조적이다.

해당 채널에는 문 대통령 캐릭터가 전현직 UFC 파이터와 겨루는 영상이 총 5개 올라와 있다. 문 대통령이 '재앙'으로 소개되고, 피니시(KO패 또는 서브미션패)된다는 것이 영상들의 공통점이다.

◇ 정치풍자 내세우지만 "도 넘었다" 비판 지배적

'벌거벗은 임금님' 애니메이션이 논란이 되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28일 "동화를 잘못 읽었다고 처벌하면 되겠느냐"고 반박했다.

한국당에서는 정치풍자라고 강조하지만, 해당 애니메이션이 도를 넘어섰다는 의견이 적잖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재앙이라는 일베 용어를 차용했다. 이는 표현의 자유를 넘어서는 공당(公黨)으로서 부끄러운 행위"라고 비판했다.

2004년, 나경원, 심재철, 조호영 등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이 출연하고, 박근혜 대표가 직접 관람했던 연극 '환생경제'의 재판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환생경제는 정치풍자극을 표방했지만, 고 노무현 대통령을 향한 조롱과 욕설 대사가 난무해 여론의 질책이 따가웠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서 "한나라당이 고 노무현 대통령을 풍자한 연극을 만들어 얼마나 역풍을 맞았느냐"며 "아무리 험한 정치라도 최소한의 금도는 지켜야 한다. 일국의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발가벗기는 사람들은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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