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도, 음악 산업도 많이 변했죠. 리스크가 많은 분야인 만큼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가야 지지 않는 길을 갈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완벽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는 답을 찾은 뒤부터는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했고요"
최근 CBS노컷뉴스와 만나 인터뷰한 조PD의 말이다. "K팝 업계가 변화해야 하는 시기라는 강한 느낌을 받고 있다"는 조PD는 래퍼 조PD가 아닌 프로듀서 조PD로서 좀 더 많은 역할을 해내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근황을 밝혔다.
"SM이 20년 넘게 시장을 군림했죠. YG, JYP 등이 그 패러다임을 따랐고요. 하지만, 내부에서 모든 공정을 다 해내야 하는 기존의 시스템은 스타트업 회사들과는 맞지 않는다고 봐요. 그렇기에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하고요. 과도기 상태인 지금 빅히트가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는데 앞으로 본격적으로 변화가 일어난다면 K팝 시장이 더 재밌어 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 가운데 '다음은 무엇일까' 계속 고민하면서 계획을 짜는 중이고요"
조PD는 올 상반기 초코(ChoCo) 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의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으나 대대적으로 론칭을 알리진 않았다. 좀 더 내실을 다진 뒤 말이 아닌 결과물로 보여주기 위해서다.
"K팝이 미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만큼은 사실이지만, 주류 장르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선 또 다른 도약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라틴 음악처럼 빌보드 '핫100' 차트 상위권에 고정적으로 들어가 있지는 않은 상황이잖아요. K팝의 도약을 위해 누군가 숙제를 풀어야 한다면, 그 숙제를 푸는 사람이 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공부하고 있고요. 변화하고 있는 시대의 제작자로서 배움의 과정에 있다는 것이 그나마 제가 잘 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아닐까 해요. 앞으로 말보단 결과물로서 제가 찾아 낸 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조PD는 데뷔 이후 10년간 '친구여', '마이 스타일'(My style) 등의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화려한 나날을 보냈다. 인터뷰 당시 조PD의 표현에 따르자면 래퍼로서의 10년은 말 그대로 "꽉 찬 10년"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 10년간 주력한 제작자로서의 나날은 결코 순탄치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조PD는 더 이상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품고 다시 기지개를 켰다.
"솔직히 10년 전의 제작자 조PD는 좌충우돌이었죠. (미소). 제작자로서의 실무경험이 없었으니까요. 그게 래퍼 조PD의 명성을 갈아먹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지금은 그만큼의 수업료를 낸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 배움의 과정을 겪었으니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또, 한 가지 다행인 건 주변에 사람이 많아졌다는 거예요. 예전엔 전혀 경험이 없는 분야에서 무언가를 혼자 해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는데 지금은 주변에서 동기부여를 해주고 자극을 주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조PD는 "음악을 기본 베이스로 두고 여러 가지 일을 해보려고 한다", "인재를 선발할 땐 무조건 인성부터 보겠다" 정도만 언급하고 구체적인 향후 플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는데 "아직은 K팝 시장에서 제가 할 일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자신감만큼은 분명하게 드러냈다.
"만약 제작자로서 첫술에 잘 되었어도 경험치가 없었기에 핸들링을 잘 못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올해 여러 기획사들에서 문제가 많이 발생했었잖아요. 개인적으로는 그게 핸들링을 잘 못해서 일어난 일들이라고 보고 있어요. 그런 점에서 보면 10년 전과 비교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지금이 (제작자로서 활동하기에) 더 적절한 시기이지 않나 싶어요"
제작자로서 "꽉 찬" 나날을 보내기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조PD. 아쉽게도 현재로서는 자신의 새 앨범을 내놓을 계획은 없단다.
"플레이어로 나서는 건 좀 더 아껴두고 싶어요. 제가 지금의 시장이 요구하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 같지도 않고요. 물론 당장 앨범을 내고 활동할 계획은 없지만 음악을 아예 놓을 생각은 없어요. 제 음악을 기다려주시는 팬들에게는 '언젠가는 재밌는 스토리가 나올 때가 있을 것'이라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네요.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