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 ''꽃밭에서'' ''님은 먼 곳에''… . 가수 조관우(43)의 노래와 목소리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조관우의 얼굴은 언뜻 떠오르지가 않는다. 그만큼 방송이나 언론을 통해 자신을 홍보하는데 인색했다.
그랬던 조관우가 2년 만에 디지털 싱글 앨범 ''코스모스''을 내면서 180도 태도를 바꿨다. 적극적으로 인터뷰에 나서고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한다.
"94년에 데뷔해서 이번 앨범 활동하기 전까지 15년 동안 방송 출연을 한 15번 했나 싶어요. 그만큼 방송에 안 나갔죠. 그런데 이번엔 많이 나갈 생각입니다. 공백도 길었고 시대도 바뀌어서 내 고집을 꺾었죠. 열심히 부딪치고 있습니다."
그가 태도를 바꾼 데에는 이번 앨범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는 열정도 한 몫을 했다. 사무실 문제 등 때문에 제대로 된 음반을 한동안 못 내다가 오랜만에 낸 앨범이라 애착이 강하다.
앨범은 아이비의 ''바본가봐'' 조성모의 ''''불멸의 사랑'''' 등 수많은 히트곡을 작곡한 양정승이 프로듀싱을 맡았다. 타이틀곡은 1967년 가수 김상희가 부른 노래를 리메이크한 ''코스모스''. 조관우 특유의 고음과 왈츠 리듬의 현악 반주가 어우러져 색다른 느낌을 준다. 이 밖에도 앨범에는 양정승이 작사·작곡한 ''날 버려요'' 등 3곡의 신곡이 실렸다.
"사람들이 늘 마음속에 담고 있는 노래라 생각하고 ''''코스모스''''를 리메이크 하기로 했어요. 젊은 날에는 화려한 것이 좋은 줄만 알았는데 이제는 작고 소박한 것에서도 아름다움을 느껴요. 화려한 장미보다 길가에 핀 코스모스를 더욱 사랑하게 됐죠."
그간의 근황을 묻는 말에 조관우는 "보도가 되지 않아서 그렇지 많은 일을 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도 공연을 했고 독일, 일본 등지에서도 공연을 했죠. 소리소문 없이 공연을 많이 했어요. 해외 기자들과 인터뷰도 많이 했고요."
"전처, 나보다 노래 잘해…잘 됐으면 하는 마음"
조관우는 일본에서 인기가 꽤 많다. 아무런 홍보도 하지 않았는데 음악만으로 팬들이 생겼다. 작년에는 일본 요코하마에서 콘서트도 했다. 이번 앨범 발매를 기념하기 위해 12월에는 일본에서 쇼케이스도 열 계획이다.
"딱히 홍보를 하지도 않았는데 노래 멜로디와 제 목소리만을 듣고 팬이 됐다고들 하시더라고요. 저도 너무 신기했어요. 제 음악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찾는대요. 팬 중이 암 환자가 한 분 있었어요. 그 분이 제 노래를 들으면서 고통을 덜었다고 하더라고요. 작년에 일본에 갈 때에는 하네다 공항에 팬 100여 명이 나와 있어서 깜짝 놀랐죠. 이 분들이 가끔 한국을 찾기도 하세요."
조관우는 데뷔곡 ''''늪''''이 수록된 1집 130만장, 2집 300만장, 3집 130만장 팔아치우며 90년대 높은 인기를 누렸다. ''''국창''''으로 알려진 외할머니 박초월 명창과 판소리 대가인 아버지 조통달씨의 피를 이어 받은 뛰어난 실력은 따라올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조관우는 인기와 함께 불미스러운 일에도 휘말렸다. 당시에는 엉뚱하게 기사를 쓰는 언론에 대해 원망도 많이 했다는 그다. 그러나 세월이 약이려니 하는 생각으로 버텼다.
시련을 털어낸 조관우는 한층 여유로워졌고 편안해졌다. 2003년 이혼 후 일산에서 홀로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조관우는 2006년 가수로 데뷔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한 전처에 대해서 "원래 나보다 노래를 잘 했어요. 멀리서나마 잘 되길 바랍니다"라고 편안한 마음으로 말을 한다.
지나치다싶을 정도로 솔직하게 그간의 일을 담담하게 털어놓는 조관우. 여유를 덧입은 미성의 가수는 "일산에서 꼭 술 한 잔 하자"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