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25일 관보 등을 통해 인권보호수사규칙 수정안을 재입법 예고하고 오는 29일까지 관련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법무부는 조 전 장관의 퇴임 다음날인 지난 15일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발생가능한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검찰이 지켜야 할 의무를 규정한 제정안을 발표했지만 사전에 충분한 논의과정이 없었다는 이유로 일각에서 '졸속 추진'이란 비판이 일었다.
특히 논란이 됐던 피의자에 대한 '장시간 조사 금지' 조항과 주요 수사사건에 대한 '고등검찰청 검사장 보고·점검' 조항은 일부 내용이 수정되거나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장시간 조사 금지' 조항은 휴식과 대기, 조서 열람시간을 포함해 조사 1회에 소요되는 시간이 모두 12시간을 초과하는 것을 금지했다. 또 식사 및 휴식시간을 뺀 조사시간도 8시간을 넘어설 수 없도록 명시했다.
하지만 변경된 개정안은 '장시간 조사 금지'에서 '장시간 조사 제한'으로 명칭 자체를 바꾸고 총조사시간을 산정할 때 조서 열람시간은 제외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이는 법조계 안팎에서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검찰에 소환조사를 받으면서 실조사시간보다 조서열람에 긴 시간을 쏟았다는 비판이 나온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중요범죄 수사를 개시할 때 관할 고검장에 이를 보고토록 한 조항도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정안을 입법 강행할시 수사지휘권 주체를 검찰총장으로 규정한 검찰청법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무부는 기존에도 지휘라인상 고검장에게 보고는 하도록 돼있기 때문에 본질상 '대폭 수정'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부당한 별건수사·장기화금지' 조항은 '부당한 수사방식 제한'으로 바뀌면서 '별건'이라는 용어는 수정안에서 삭제됐다. 정식 법률용어가 아닌 '별건'이라는 용어가 일으킬 수 있는 별도수사의 범위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바뀐 개정안에는 '검사는 수사중인 사건의 범죄 혐의를 밝히기 위한 목적만으로 '관련없는 사건'을 수사하는 방식으로 부당하게 피의자를 압박해서는 안 된다'고 담겼다.
법무부 관계자는 행정절차법상 통상 40일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입법예고 기간을 종전과 같이 나흘로 둔 점에 대해 "이미 대검과 주요사안에 대한 협의를 마쳤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입법예고 기간이 끝나는 대로 법제처 심사 등에 착수해 30일이나 31일 중으로 법안을 공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