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막혔던 정구 韓·日전' 그러나 최강은 코리아

한국 소프트테니스 남자 간판 김진웅이 27일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모습.(타이저우=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세계 최강 한국 소프트테니스(정구)가 세계선수권대회 남녀 단식에서 숙적 일본에 완승을 거두며 우승을 향해 순항했다.

대표팀은 27일 중국 타이저우 스포츠 센터 실내 코트에서 열린 제 16회 세계소프트테니스선수권대회 개인전 단식 예선에서 4명 출전 선수 중 3명이 4강에 진출했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남자 단식 챔피언 김진웅(수원시청)과 윤형욱(달성군청)이 나란히 4강에 올라 사실상 금메달을 확보했다. 여자팀 주장 송지연(문경시청)도 4강에 진출해 정상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무엇보다 대표팀은 라이벌 일본을 압도하며 기세를 올렸다. 대만까지 3강 구도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점을 다시금 입증했다.

먼저 김진웅은 일본의 후네미쯔 하야토와 운명의 8강전에 나섰다. 후네미쯔는 일본 소프트테니스 최고 스타로 주목받는 선수.

승부는 팽팽했다. 첫 두 게임을 주고 받은 가운데 김진웅이 세 번째 게임을 듀스 접전 끝에 따내며 게임 스코어 3 대 1로 앞섰다. 상대 백코트 쪽으로 짧게 떨어지는 절묘한 커트가 돋보였다. 그러나 후네미쯔도 파워 넘치는 스매싱 등으로 거세게 김진웅을 몰아붙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테니스의 타이브레이크에 해당하는 파이널 게임에서 승부가 갈렸다. 김진웅은 끈질긴 수비로 상대 스매싱 범실을 이끌어내며 2 대 0으로 앞섰다. 후네미쯔도 힘을 앞세워 김진웅의 실책을 유도하며 4 대 4로 맞섰다.

그러나 승자는 김진웅이었다. 김진웅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상대 백핸드 스트로크가 라인을 벗어나는 범실을 유도한 데 이어 이번에는 짧은 커트로 상대 백핸드가 네트에 걸리며 6 대 4 매치 포인트를 맞았다. 기세가 꺾인 상대는 다시 범실로 자멸하며 김진웅의 승리가 마무리됐다.

윤형욱은 우치모토 다카후미와 16강전이 고비였다. 역시 팽팽하게 두 게임씩을 따낸 가운데 5번째 게임이 분수령이었다. 듀스 접전 속에 우치모토의 포핸드가 오른쪽 라인을 벗어났지만 부심은 반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심이 아웃을 선언하고 2심 합의 끝에 윤형욱이 승리하며 완전히 승부가 기울어졌다. 기세가 오른 윤형욱은 우치모토를 4 대 2로 제압했고, 여세를 몰아 4강까지 진출했다.

한국 소프트테니스 여자 주장 송지연의 27일 세계선수권대회 경기 모습.(타이저우=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송지연도 한일전 승전보를 울렸다. 송지연은 오노우에 쿠루미와 8강전에서 특유의 커트 서브를 앞세운 정교한 기술로 게임 스코어 4 대 2 승리를 거뒀다.

다만 이민선(NH농협은행)은 아쉽게 16강전에서 탈락했다. 1회전을 가볍게 통과한 이민선은 일본 에이스 하야시다 리코와 접전 끝에 2 대 4 역전패를 안았다. 이민선은 첫 상대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기분좋게 출발했지만 2 대 2로 맞선 가운데 하야시다의 서비스 게임을 따내지 못했고, 다음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내줬다.

송지연은 28일 4강전에서 리코와 맞붙어 후배의 설욕전에 나선다. 김진웅과 윤형욱은 우정의 4강 대결을 펼치게 됐다.

메달 배분을 위해 강호들이 몰린 죽음의 조에서 선수들이 모두 4강에 올라 같은 날 열리는 결승에만 진출한다면 다소 약한 결승 상대를 만나 금메달이 유력하다. 한국은 2015년 대회에서 남자 단체전을 제외한 6개 종목을 석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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