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희망이…” 이임생 감독은 세 번 울었다

이임생 수원 감독은 동갑내기 친구인 유상철 인천 감독의 투병 소식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유상철 감독에게 마지막까지 희망이 있었으면 좋겠다”

동갑내기 친구의 이름만 들어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리고는 결국 뜨거운 눈물이 두 뺨을 타고 흘렀다. 친구를 생각하는 이의 깊은 마음 씀씀이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임생 수원 삼성 감독은 27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세 번이나 눈물을 보였다. 경기를 앞두고 친구와 만나 한 번, 그리고 이 이야기를 하다가 또 한 번, 그리고 경기 후 다시 한번 친구를 떠올리며 세 번째 눈물을 흘렸다.

세 번이나 이임생 감독을 울게 한 이는 바로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다. 이임생 감독은 1971년생 동갑내기 친구 유상철 감독의 생각만 해도 울컥하는 모습이었다.

둘은 유상철 감독이 처음 국가대표팀에 소집된 1993년부터, 이임생 감독이 마지막으로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던 2002년까지 대표팀에서 함께 활약한 동료였다. 국가대표팀에 먼저 온 것은 이임생 감독이었고, 더 늦게까지 활약한 것은 유상철 감독이지만 둘은 끈끈한 우정을 이어왔다.


이후 지도자로 변신해 각자의 경력을 쌓던 이들은 2019년 K리그1에서 적으로 만났다. 이임생 감독이 수원을, 유상철 감독이 인천을 이끌고 친구끼리 승점 3점을 두고 맞서 싸우는 형국이 됐다.

이임생 수원 감독은 최근 투병 사실이 공개된 유상철 인천 감독과 만나 눈물로 쾌유를 응원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런 상황에서 이임생 감독은 유상철 감독의 투병 소식에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27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임생 감독은 “라커룸에서 둘이 만나 잠시 울었다. 충격이 컸다”고 힘겹게 말을 꺼냈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도 이 감독의 두 눈은 붉게 눈물이 차올랐다.

이임생 감독은 친구를 위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한다는 점을 선수들에게 분명하게 주문했다. “프로니까 운동장에서는 선수 각자가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주장을 통해 (세리머니는) 절제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수원 선수들은 전반 22분 타가트의 선제골이 터졌지만 별다른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내주고 아쉬운 1대1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뒤에도 이임생 감독은 또 한 번 눈물을 보였다. “유상철 감독에게 마지막까지 희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친구를 위한 이임생 감독의 응원이었다.

이임생 감독은 현역시절 거친 인상으로 많은 팬에게 기억되지만 유상철 감독의 기억은 달랐다.

“(이)임생이가 감수성이 남다른 친구다. 덩치는 큰 데 여린 부분이 있다”고 소개한 유상철 감독은 “친구를 걱정해주는 감정이 많다 보니까 (눈물을 보인 것 같다). 그러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걱정해 주니 고맙다”고 자신을 걱정해 준 친구에게 함박웃음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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