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에서 돌아와 다시 벤치에 앉은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목표는 거창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분명한 목표였다.
인천은 27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하나원큐 K리그1 2019 파이널B 35라운드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명준재의 극적인 동점골로 1대1 무승부를 거뒀다.
패배 위기에서 터진 극적인 골 덕에 인천은 올 시즌도 강등 탈출을 위한 귀중한 승점 1점을 얻었다. 6승12무17패(승점30)가 된 인천은 11위 경남(5승14무16패.승점29)과 최하위 제주(4승12무19패.승점24)를 제치고 1부리그 잔류 경쟁에서 가장 앞섰다.
이 경기를 앞두고 만난 유상철 감독은 “구단에서는 몸을 추스르라고 했는데 중요한 시기인 만큼 우겨서 나왔다. 병원보다 현장에서 회복이 빠르다”고 활짝 웃었다. 실제로 지난 성남전을 마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던 유 감독은 훨씬 안색이 밝아졌다.
사실 유상철 감독이 수원전을 앞두고 벤치로 돌아온 것은 선수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유 감독은 “지난 성남전이 끝나고 라커룸에서 ‘빨리 회복해서 운동장에서 너희와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돌아와서 선수들에게 ‘나는 약속을 지켰으니 이제 너희들이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활짝 웃었다.
그래서였을까. 인천 선수들은 마치 유상철 감독과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처럼 경기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도 쉴 새 없이 경기장을 뛰어다녔다. 전반 22분 수원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인천은 결국 후반 추가시간에 짜릿한 동점골을 넣었다.
선수들의 노력을 두 눈에 모두 담은 유상철 감독은 극적으로 승점을 가져온 선수들에게 특히 더 고마운 모습이었다.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줘서 승점 3점 같은 1점을 얻었다”고 평가한 유 감독은 “선수들이 서로 믿고 의지하고, 배려하며 끝까지 싸워준 덕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 우리 팀이 단단해지고 있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수원전을 앞두고 구단의 만류에도 벤치로 돌아온 유상철 감독은 선수들의 노력을 끝까지 지켜본다는 계획이다. 현재 병원의 검진 결과를 기다리는 중인 유 감독은 “선수들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 마지막 경기까지 선수들과 마무리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