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동국대, 학적정보 유출에도 사과 없어…총장 고발당해

지난 6월 조교 '면직'처리했지만 조교·학교의 공식사과는 없어
피해자 지원 나선 시민단체는 윤성이 총장 검찰에 고발해
피해 당사자, 조만간 강남경찰서에 해당조교 고소 예정
동국대 "조교들 정보접근 차단...두 사람 만남 주선해볼 것"

동국대학교가 동문의 학적사항 등 개인정보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유출한 조교를 면직처리한 후 해당학교를 수료한 피해자에 대한 공식사과 등 적절한 사후조치를 취하지 않아 물의를 빚고 있다. 한 시민단체는 이와 관련해 동국대 윤성이 총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26일 CBS노컷뉴스 취재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몰 '치유의 옷장'을 운영하는 손루미 대표는 지난 4월 인스타그램에 자신을 대상으로 삼는 '까판'(유명인들의 치부를 폭로한다는 의미의 '깐다'와 '판'이 합쳐진 은어) 계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특히 지난 6월 손 대표는 자신이 동국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지 못하고 '수료'했다는 사실을 대학원 소속 조교가 직접 이 계정에 제보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해당 조교는 정보 접근권한을 이용해 손 대표의 소속 학부와 학번, 생년월일 등이 담긴 학내 시스템 화면을 그대로 캡처해 계정 운영자에게 제공했고 이는 고스란히 접속자들에게 노출됐다.

손 대표는 즉시 대학당국에 이같은 사실을 알렸고 동국대는 해당조교를 면직 처분했다. 그러나 손 대표에 대한 학교의 '공식 사과'와 관계자 문책, 가해자인 조교의 진심어린 사과 등 피해자가 원했던 사후조치는 없었다.

다만 동국대는 이후 비슷한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을 대비해 대학원 조교들의 학적정보 접근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의 피해사실을 접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민생위)는 지난 18일 이 사건에 대한 관리·감독의 책임을 물어 윤 총장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민생위 측은 "손 대표의 상황을 알게 된 후 동국대 측에 공문을 보내 윤 총장으로부터 직접 사과와 재발 방지의 약속을 받고 가해자인 조교로부터 사과를 듣고자 했지만 학교 측은 정보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음에도 '꼬리 자르기'에 급급했다"며 취지를 밝혔다.

또 손 대표는 다음 주 자신의 정보를 유출한 조교를 강남경찰서에 같은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손 대표의 정보가 누출된 계정은 한때 팔로워가 수만명에 달했을 만큼 활동이 활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게시물들에는 '#학력위조, #동국대가짜졸업, #청담사기꾼' 등으로 손 대표를 지칭하는 태그들이 달렸고 '유흥업소에서 일하느라 졸업을 못했다', '입만 열면 거짓말이다' 등 인신공격성 허위발언들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손 대표는 신원미상의 계정 운영자를 지난 6월 강남경찰서에 고소했지만 해당 건은 검찰에 송치된 후 이달 초 기소중지된 것으로 파악됐다.

손 대표는 "내가 정치인도 아닌데 정보유출로 인한 악의적 공격을 왜 계속 받아야 하나"라며 "학부 수료란 사실을 부끄러워하거나 거짓말을 한 적도, 대단한 이익을 취한 적도 없는데 받은 피해를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동국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학교 내규에 조교 등이 개인정보를 유출할시 어떻게 징계한다는 구체적 내용은 없다"면서도 "대학원 조교들이 학적 등 학생들의 정보를 조회하는 권한을 없앴지만 온라인상 이미 퍼진 정보라 피해자의 피해가 복구되지 못하고 있는 게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조교가 손 대표를 만나 직접 사과할 수 있도록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해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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