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與 보고서' 내부 공유 논란에 "정치적 의도 없어"

'조국 수사 비판' 내용 포함돼 야권에서는 "정치경찰" 비판
경찰청 "형사사법 개혁 주제 소개가 보고서 주요 내용"
"경찰 개혁 추진 위해 공유한 것…의도 곡해 안타까워"

경찰청 CI.(사진=연합뉴스 제공)
경찰청에서 여당 싱크탱크에서 작성한 형사사법 개혁 관련 보고서가 소속 경찰관들에게 공유돼 논란이 일고 있다.

여당 보고서인 데다가, 검찰의 조국 전 법무부장관 관련 수사에 대한 비판적 견해가 담겼다는 점에서 야권에서는 "여당의 경찰이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경찰청은 해당 보고서에는 수사·기소 분리, 변호인 참여권 확대 등 다양한 개혁 주제들이 담겨 이해를 돕기 위한 차원에서 공유를 했다고 반박했다.

공유된 문건 가운데 논란의 중심에 놓인 건 '검찰·법원개혁 함께 추진할 제2사법개혁추진위원회 구성 논의 제안'이라는 제목의 민주연구원 보고서다.

보고서의 서두에는 '민주주의 위협하는 관료사법체제'라는 소제목 하에 "사냥처럼 시작된 검찰 조국 수사, 사법농단 수사 당시와 다른 법원의 이중성", "검찰의 압수수색 남발만 문제가 아니라 법원의 압수수색영장허가 남발은 더 심각한 문제"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 중반과 후반부는 검찰·경찰 권한 관련 주요 선진국의 형사사법 제도 내용과 수사·기소권 분리, 공수처 설치, 검사 작성 피의자 신문조서 증거능력 제한 등 형사사법 개혁방향 등이 적시됐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 11일 경찰청 간부 회의에서 "수사권 조정은 형사사법 개혁 전체와 연관돼 있는 만큼, 국·관 지휘부 정도는 우리 사회에서 사법개혁 방향성에 대한 논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해당 보고서에 대한 언론보도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수사구조개혁팀에서 해당 보고서 등을 본청 소속 직원들에게 공유했다고 경찰청은 25일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사냥처럼 시작된 조국 수사로 시작하는 집권여당 보고서를 경찰청 본청 직원 전원에게 읽도록 지시했다는 충격적 사실이 밝혀졌다"며 "경찰청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비판했다.

야당의 반발이 거세지자 경찰청은 이날 입장 자료를 내고 "해당 보고서의 방점은 '조국 수사 비판' 보다 '사법 개혁 방향 제시'에 찍혔다"며 "수사구조개혁단의 (보고서 공유) 활동이 정치적 의도로 곡해 받는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 한다"고 논란 차단에 나섰다.

이어 "해당 보고서는 국민참여재판 확대, 피해자 참여권 보장, 수사·기소 분리, 변호인 참여권 확대 등 다양한 국민중심 형사사법 개혁의 주제들을 소개한 보고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찰, 검찰개혁 등 형사사법 개혁의 국민적 요구가 높은 상황에서 다양한 논의를 살펴 경찰 개혁 추진에 반영하고자 해당 자료들을 정책 부서인 경찰청 직원들에게 공유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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